테슬라·스페이스X·인텔 손잡고 20조원 이상 투자…제조 경험 부족 인정하며 장기 개발 시사
이미지 확대보기일론 머스크 테슬라·스페이스X 최고경영자(CEO)가 직접 추진하는 초대형 반도체 공장 '테라팹'을 통해 세계 최고 수준의 반도체를 생산할 수 있을 것이라는 자신감을 드러냈다.
반도체 제조 분야의 경험이 부족하다는 사실을 인정하면서도 테슬라와 스페이스X가 축적한 맞춤형 장비 개발 역량을 활용하면 기존 반도체 기업들을 능가하는 제조 기술을 확보할 수 있다는 주장이다.
블룸버그통신은 머스크 CEO가 10일(이하 현지시각) 미국 텍사스주 오스틴에서 열린 'X 테이크오버(X Takeover)' 행사에서 이같이 밝혔다고 11일 보도했다.
X 테이크오버는 테슬라와 스페이스X, 인공지능(AI) 등 일론 머스크가 추진하는 사업과 첨단 기술에 관심이 있는 팬들이 모이는 민간 행사다.
머스크 CEO는 이 행사를 위해 오스틴의 테슬라 기가팩토리5 외부에 모인 고객과 투자자들을 대상으로 한 연설에서 "현재 마이크로칩을 만드는 방법을 전혀 모르지만 결국 방법을 찾아낼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반도체 제조가 세계에서 가장 어려운 일 가운데 하나라고 인정하면서도 장기적으로는 다른 기업보다 뛰어난 반도체를 생산할 수 있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반도체 제조 가장 어려운 기술 중 하나"…수년 걸릴 가능성 인정
머스크 CEO는 경쟁업체들의 반도체 생산시설을 둘러본 경험을 소개하면서 기존 공장에서는 맞춤형 장비가 많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반면 테슬라와 스페이스X는 다양한 사업을 추진하면서 독자적인 생산 장비를 개발하고 운영하는 데 상당한 경험을 쌓았다고 강조했다.
그는 이 같은 경험이 반도체 제조 공정을 개선하는 데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했다.
머스크 CEO는 "반도체 제조가 세계에서 가장 어려운 일 가운데 하나라는 말은 정확하다고 생각한다"면서 “"자만하거나 당연하게 생각하고 싶지는 않지만 아마도 우리가 누구보다 반도체를 잘 만드는 방법을 찾아낼 것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다만 이러한 목표를 달성하는 데 얼마나 많은 시간이 필요한지는 알 수 없다고 인정했다. 그는 "얼마나 오래 걸릴지는 모르겠다. 상당히 여러 해가 걸릴 수도 있다"고 설명했다.
이는 기존 반도체 생산업체들을 단기간에 따라잡겠다는 확정적인 계획보다는 자체 생산 기술을 장기적으로 개발하겠다는 구상에 가깝다는 분석이다.
◇텍사스에 20조원 이상 투자…3000명 고용 기대
머스크 CEO는 테슬라와 스페이스X, 인텔이 협력하는 테라팹 프로젝트를 통해 반도체 자체 생산체제를 구축하고 있다.
공장 건설 예정지는 미국 텍사스주 그라임스카운티로 초기 투자액만 150억달러(약 20조1600억원)를 넘을 것으로 예상된다.
테라팹은 인공지능(AI)과 첨단 반도체 생산을 위한 대규모 제조시설을 구축하는 사업이다.
블룸버그에 따르면 완공 이후 약 3000개의 일자리가 창출될 것으로 기대된다.
텍사스주는 이 사업을 지원하기 위해 텍사스기업기금을 통해 3000만달러(약 403억원)의 보조금을 제공할 예정이다.
공장 전체 면적은 약 1억제곱피트(약 929만㎡)로 계획돼 있다.
약 3000에이커(약 1214만㎡)의 부지에 단계적으로 시설을 건설하며 스페이스X는 현재 1만3000에이커(약 5261만㎡)가 넘는 토지를 통제하고 있다.
머스크는 자체 반도체 생산시설을 통해 테슬라와 스페이스X의 첨단 기술 개발에 필요한 반도체를 확보할 계획이다.
◇스페이스X·테슬라 대규모 투자 확대…반도체 확보 중요성 부각
테라팹 프로젝트는 머스크가 이끄는 기업들의 사업 확장과 맞물려 추진되고 있다.
블룸버그에 따르면 스페이스X는 지난 6월 기업공개(IPO)를 통해 증시에 상장했다.
최근 주가는 공모가인 135달러(약 18만원)를 다시 넘어섰으며 이에 따라 머스크는 세계 최초로 자산 1조달러(약 1344조원)를 보유한 인물이 됐다.
스페이스X는 위성인터넷 사업을 넘어 기존 이동통신사들과 경쟁할 수 있는 통신사업으로의 확장도 추진하고 있다.
미국 투자회사 그레인 매니지먼트와 이동통신사업에 필요한 주파수 확보를 위한 거래를 진행하고 있다.
이 거래가 성사되면 스페이스X는 T모바일, 버라이즌, AT&T 등 미국 주요 이동통신사들과 직접 경쟁할 수 있는 기반을 강화하게 된다.
테슬라도 전기차 판매와 로보택시 사업 확대에 대규모 자금을 투입하고 있다.
테슬라는 지난 9일 발표한 3분기 실적에서 전 세계 차량 인도량이 48만6532대를 기록했다고 밝혔다.
이는 블룸버그가 집계한 시장 예상치 46만3761대를 웃도는 수준이다.
테슬라는 올해 공장 운영 확대와 로보택시 사업 구축에 250억달러(약 33조6000억원) 이상을 투입할 계획이다.
성장을 뒷받침하기 위해 300억달러(약 40조3200억원) 규모의 신규 대출과 신용한도도 확보했다.
블룸버그는 머스크가 이끄는 기업들이 사업 규모를 확대하는 가운데 반도체 제조 역량 확보에도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다고 보도했다.
다만 테라팹이 실제로 세계 최고 수준의 제조 기술을 확보할 수 있을지, 머스크가 제시한 목표를 언제 달성할 수 있을지는 아직 불확실하다는 관측이 나온다.
김현철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rock@g-enews.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