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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마트폰 15년 흥망…애플·삼성 남고 중국 3사 부상

노키아·블랙베리·HTC 톱5서 퇴장…샤오미·비보·오포가 3~5위 차지
2010년과 2025년의 세계 스마트폰 시장 상위 업체 비교. 사진=IDC이미지 확대보기
2010년과 2025년의 세계 스마트폰 시장 상위 업체 비교. 사진=IDC

15년이면 스마트폰 시장의 절대강자가 순위 밖으로 밀려나고, 당시 존재감조차 없던 기업들이 세계 3~5위를 차지하기에 충분한 시간이었다.

지난 2010년 세계 스마트폰 시장을 지배한 이름은 노키아와 블랙베리였다. 애플과 삼성전자는 그 뒤를 쫓고 있었다.

2025년에는 상황이 완전히 뒤집혔다. 애플과 삼성전자가 1·2위를 차지했고 중국의 샤오미, 비보, 오포가 3~5위를 휩쓸었다. 반면 노키아, 블랙베리, HTC는 세계 5대 스마트폰 업체 명단에서 아예 사라졌다.

15년 전과 현재 모두 세계 5위 안에 이름을 올린 기업은 애플과 삼성전자 단 두 곳뿐이다.

6일(현지시각) 미국의 시장정보 조사업체 비주얼캐피털리스트에 따르면 이 업체가 시장조사업체 IDC의 ‘세계 분기별 휴대전화 추적조사’ 자료를 토대로 2010년과 2025년 세계 스마트폰 출하량을 비교한 결과 스마트폰 산업의 권력 지도가 이처럼 크게 바뀐 것으로 나타났다. 2025년 수치는 잠정치다.

◇33% 노키아 어디로…블랙베리·HTC도 톱5서 퇴장

2010년 세계 최대 스마트폰 업체는 핀란드 노키아였다.

노키아는 그해 스마트폰 1억20만대를 출하해 세계 시장의 33.1%를 차지했다. 스마트폰 세 대 가운데 한 대가 노키아 제품이었던 셈이다.

2위는 블랙베리로 알려진 캐나다 리서치인모션(RIM)이었다. 출하량 4870만대, 시장점유율 16.1%를 기록했다.

두 회사만 합쳐도 세계 스마트폰 시장의 절반에 가까운 49.2%를 차지했다.

대만 HTC도 당시에는 세계 5대 스마트폰 업체였다. 출하량 2150만대, 점유율 7.1%로 5위에 올랐다.

그러나 15년 뒤인 2025년 노키아, 블랙베리, HTC는 모두 세계 5위권에서 자취를 감췄다.

특히 노키아의 변화가 가장 극적이다. 2010년 시장점유율 33.1%로 압도적인 세계 1위였지만 2025년에는 5위 안에도 들지 못했다.

15년 사이 세계 스마트폰 시장의 중심축 자체가 완전히 이동했음을 상징적으로 보여주는 대목이다.

◇애플 3위→1위, 삼성 4위→2위…유일하게 살아남은 두 강자

반대로 15년 동안 세계 최상위권에서 자리를 지킨 기업도 있다.

애플과 삼성전자다.

애플은 2010년 4750만대를 출하해 점유율 15.7%로 세계 3위였다.

2025년 출하량은 2억4780만대로 2010년의 5배를 넘어섰다. 시장점유율도 19.7%로 높아지며 세계 1위에 올랐다.

삼성전자의 상승폭은 더 크다.

2010년 삼성전자의 스마트폰 출하량은 2300만대로 점유율 7.6%, 세계 4위에 그쳤다.

그러나 2025년에는 출하량이 2억4120만대로 10배 이상 늘었다. 점유율은 19.1%로 높아져 애플에 이어 세계 2위를 차지했다.

2010년 상위 5개 업체 가운데 2025년에도 살아남은 곳은 애플과 삼성전자뿐이다.

더욱이 두 회사 모두 단순히 순위를 유지하는 데 그치지 않고 각각 3위에서 1위, 4위에서 2위로 올라섰다.

스마트폰 시장의 주도권이 노키아와 블랙베리에서 애플과 삼성으로 이동한 15년이었다고 볼 수 있다.

◇2010년엔 ‘0’이던 중국, 이제 세계 3~5위 싹쓸이

또 하나의 극적인 변화는 중국 업체들의 부상이다.

2010년 세계 5대 스마트폰 업체 가운데 중국 기업은 단 한 곳도 없었다.

2025년에는 샤오미, 비보, 오포 등 중국 업체 3곳이 나란히 3~5위를 차지했다.

샤오미는 1억6530만대를 출하해 점유율 13.1%로 세계 3위에 올랐다.

비보는 1억390만대, 점유율 8.2%로 4위를 기록했고 오포는 1억200만대, 8.1%로 뒤를 이었다.

세 중국 업체의 시장점유율을 합하면 29.4%다.

세계 스마트폰 시장의 약 30%를 중국 3개 업체가 차지한 셈이다.

샤오미의 부상은 특히 눈에 띈다는 지적이다.

샤오미는 비교 기준의 첫해인 2010년에 설립됐고 첫 스마트폰은 이듬해인 2011년 출시했다. 스마트폰을 한 대도 판매하지 않았던 시점에서 불과 15년 만에 세계 3위 업체로 성장한 것이다.

2010년 스마트폰 시장을 핀란드·캐나다·미국·한국·대만 업체들이 나눠 가졌다면 2025년 톱5는 미국 1곳, 한국 1곳, 중국 3곳으로 재편됐다.

스마트폰 산업에서 중국의 존재감이 15년 사이 얼마나 커졌는지를 단적으로 보여준다.

◇시장 4배 커졌지만 톱5 지배력은 오히려 약화

시장 자체도 크게 성장했다.

세계 스마트폰 출하량은 2010년 3억260만대에서 2025년 12억6000만대로 증가했다. 15년 만에 약 4배 규모로 커졌다.

흥미로운 점은 시장이 커지는 동안 상위 업체들의 집중도는 오히려 낮아졌다는 것이다.

2010년 세계 5대 업체가 전체 출하량에서 차지한 비중은 79.6%였다.

2025년에는 68.2%로 11.4%포인트 떨어졌다.

반대로 5위 밖 업체들의 비중은 2010년 20.4%에서 2025년 31.7%로 높아졌다. 이들의 출하량도 6170만대에서 4억대로 크게 늘었다.

시장 규모가 네 배 이상 확대되는 과정에서 새로운 제조업체들이 성장하면서 상위 5개 업체가 시장을 독점하는 정도는 낮아진 것이다.

◇15년이 바꾼 세 가지…왕좌 교체·두 강자의 생존·중국의 등장

2010년과 2025년의 순위표를 나란히 놓으면 스마트폰 산업의 15년 변화는 세 가지로 압축된다.

첫째는 기존 강자의 몰락이다.

2010년 1·2위였던 노키아와 블랙베리는 물론 HTC까지 세계 톱5에서 밀려났다. 특히 세계 시장의 3분의 1을 차지했던 노키아의 부재는 스마트폰 산업에서 과거의 시장 지배력이 장기적인 생존을 보장하지 않는다는 사실을 보여준다.

둘째는 애플과 삼성전자의 장기 생존이다.

15년 전에도 톱5였고 지금도 톱5인 기업은 이 두 곳뿐이다. 두 회사는 오히려 순위를 끌어올려 현재 세계 1·2위를 차지하고 있다.

셋째는 중국 업체들의 급부상이다.

2010년 톱5에 한 곳도 없던 중국 기업은 2025년 3곳으로 늘었다. 샤오미, 비보, 오포가 애플과 삼성 바로 뒤를 차지하면서 세계 스마트폰 시장은 사실상 미·한 양강과 중국 업체들이 경쟁하는 구도로 바뀌었다.

15년 전 스마트폰 시장의 얼굴이었던 노키아와 블랙베리는 물러났고 당시 추격자였던 애플과 삼성은 정상에 남았다. 그 사이 중국 업체들은 새로운 도전자로 올라섰다.

2025년의 순위표는 스마트폰 시장에서 15년이라는 시간이 기존 왕좌를 무너뜨리고 새로운 세력을 세계 최상위권으로 끌어올리기에 충분했다는 사실을 보여준다.


김현철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rock@g-e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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