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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땅 팔아 성장하던 시대 끝"… 中, '토지 금융' 폐기하고 '소비세 지방 이양' 단행

주택 선분양제 사실상 전면 금지… 공정 골조 완성 후 허가제로 전환해 건설사 레버리지 차단
1994년 분세제 이후 32년 만의 과세권 재조정… 중앙 전유물이던 소비세, 지방정부에 넘긴다
유령도시 건설 대신 '상권 활성화·임금 보장' 인센티브 전환… 부동산 붕괴 딛고 내수 전환 시동
2025년 10월 베이징에서 건설 중인 주거용 건물들. 사진=로이터이미지 확대보기
2025년 10월 베이징에서 건설 중인 주거용 건물들. 사진=로이터
중국 정부가 지난 30년간 초고속 도시화와 경제 성장을 견인해 온 핵심 엔진인 '토지 매각 기반 지방재정 모델'을 공식 폐기하고, 소비와 상업 활동에 연동된 세원을 지방정부에 넘겨주는 역사적인 재정 대개혁에 착수했다.
1994년 '분세제(分稅制)' 개혁 이후 32년 만에 처음으로 중앙정부의 전유물이었던 소비세(개별소비세 성격)를 지방정부로 이양하고, 징수 시점을 기존 공장 생산 단계에서 '최종 판매 단계'로 전환하기로 한 것이다.

이와 함께 부동산 개발업체들이 아파트 착공 전 입주자들의 선분양 대금으로 다음 프로젝트 땅을 사들이던 '선분양제(프리세일)'의 금융 레버리지 고리를 차단하기 위해 건물의 주요 구조물이 완공된 이후에만 분양 허가를 내주도록 규제를 전면 뜯어고쳤다.

부동산 거품 붕괴로 최부유 도시인 상하이마저 1분기 재정 적자를 기록하고, 천문학적인 단기 유동성 투입이 '임시 진통제'에 그치고 있다는 비판이 고조되자, 시진핑 지도부가 마침내 지방 공무원들의 경제적 인센티브를 '토지 개발'에서 '민간 소비 진작'으로 완전히 재설계하는 근본적 수술에 나섰다는 분석이다.
10월 5일(현지시각) 일본 종합 경제 미디어 닛케이 아시아(Nikkei Asia)에 게재된 듀크대학교 법학전문대학원 명예교수이자 중국 금융 법제 권위자인 차오시통(Sitong Qiao)의 기고 분석에 따르면, 이번 개혁은 중국 경제가 일회성 토지 투기에서 지속 가능한 실물 상업으로 이행하는 중대한 구조적 변곡점을 알리고 있다.

'선분양제 레버리지' 원천 봉쇄… 미완공 '란웨이러우' 재발 차단


개혁의 첫 번째 축은 부동산 개발업체와 지방정부를 지탱해 온 과도한 금융 레버리지의 연결고리를 끊어내는 것이다.

1990년대 중반 이후 중국 지방정부는 외곽 농촌 토지를 헐값에 수용해 개발권을 민간 건설사에 매각하고, 건설사는 건물이 지어지기도 전에 입주자들의 선분양금과 주택담보대출을 끌어모아 또다시 지방정부의 토지를 사들이는 '다단계 회전 모델'을 굴려왔다.

이 시스템은 수억 명의 농촌 인구를 현대식 아파트로 이주시켰고, 지방정부의 자체 재정을 채워 세계 최고 수준의 고속철도와 지하철망, 전기차·태양광 산업단지를 건설하는 밑천이 됐다.

그러나 2021년 헝다(에버그랜드) 사태 이후 집값이 폭락하면서 이 기계는 완전히 고장 났다.

선분양 대금이 다른 사업장으로 유용되면서 전국에 골조만 남은 미완공 아파트인 '란웨이러우(爛尾樓)'가 속출했고, 가계 자산의 70%가 묶인 부동산이 붕괴하자 청년 실업률 급등과 내수 침체가 고착화됐다. 현재 중국 전체 노동력의 약 44%가 임금이나 고용 계약이 불안정한 '유연 고용(긱 워커)'에 내몰려 있다.

새로운 규정은 주택 완공 전 무분별한 선분양을 강력히 차단한다. 개발업체가 사전 판매 허가를 신청하기 전에 반드시 건물의 핵심 골조 공사를 끝내도록 강제함으로써, 건설사가 빚더미 위에서 땅을 늘리던 과거의 투기 경로를 법적으로 봉쇄했다.

32년 만의 과세권 재편… "생산지 아닌 판매지서 소비세 징수"

두 번째 핵심 축은 지방정부의 밥줄을 '토지 판매'에서 '지역 소비'로 강제 전환하는 세제 개편이다.

지난 8월 말 중국 국무원은 전국인민대표대회(전인대) 상무위원회에 소비세 수익을 지방정부로 이관하고, 세금 징수 단계를 공장 출하(생산) 시점에서 '소매 판매 시점'으로 전환하는 입법 방침을 공식 보고했다.

1994년 분세제 도입 이후 중국의 소비세는 중앙정부 국고로 전액 귀속되어 왔다.

이로 인해 지방정부는 지역 주민들의 소비를 늘리기보다, 공장을 무리하게 유치해 생산세를 걷거나 토지를 팔아 비(非)세금성 토지출양금(토지 매각 대금)을 챙기는 데만 매달렸다. 사람이 살지 않는 '유령 도시'와 과잉 생산 공장이 난립했던 구조적 이유다.

소비세가 지방정부 금고로 직결되고 징수 시점이 '돈이 실제로 쓰이는 판매지'로 바뀌면 지방 공무원들의 행동 양식은 180도 달라진다.

이제 시청과 구청은 토지 개발업자를 쫓아다니는 대신, 지역 소매 상권을 살리고, 양질의 일자리를 창출해 주민들의 가처분소득과 임금을 높여 지갑을 열게 만들어야만 재정을 확충할 수 있게 된다.

부채·고령화 난제는 여전… "수출 과잉 밀어내기 완화 기대"


물론 이번 개혁이 수십 년간 누적된 지방정부의 막대한 숨은 부채(LGFV)나 인구 고령화라는 거대한 인구통계학적 위기를 단번에 해결해 주지는 못한다.

또한, 소비세 수입만으로는 과거 부동산 호황기 시절 토지 매각이 안겨주었던 천문학적인 재정 수입을 완전히 대체하기 어려운 만큼, 당국이 중산층 반발을 우려해 보류해 둔 '전국 재산세(보유세)' 도입 카드가 완전히 사라진 것은 아니라는 평가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번 조치는 지방 관료들에게 과거의 '토지-인프라 레버리지 잔치'가 완전히 끝났다는 최고 지도부의 가장 명확한 제도적 최후통첩으로 해석된다.

토지 매각을 통한 보조금 살포가 중단되면 중국 공장들이 적자를 보면서도 해외로 밀어내던 '저가 과잉 생산' 유인이 줄어들어, 미국 및 유럽과의 무역 마찰을 다소 완화하는 완충 작용을 할 수 있다.

아시아 최대 경제 대국인 중국이 시청 책상에서부터 시작된 재정 규칙의 대전환을 통해 부동산 중독을 끊어내고 지속 가능한 내수 주도 경제로 안착할 수 있을지 전 세계 금융 시장의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신경원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shincm@g-e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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