클락슨 리서치 분석… 중국 야드, 2026년 글로벌 신조선 계약 점유율 75% 기록하며 사상 최대 지배력
헝리중공업 등 신흥 조선사, 계약 전 고난도 LNG선 먼저 짓는 '선건조 후매각(Build-before-sale)' 전략 확산
韓 조선사, LNG선 59%·LPG선 65%로 가스선 기술 방어… 中의 무차별 도크 슬롯 공세에 위협 고조
헝리중공업 등 신흥 조선사, 계약 전 고난도 LNG선 먼저 짓는 '선건조 후매각(Build-before-sale)' 전략 확산
韓 조선사, LNG선 59%·LPG선 65%로 가스선 기술 방어… 中의 무차별 도크 슬롯 공세에 위협 고조
이미지 확대보기글로벌 친환경 선박 교체와 해상 물동량 증가에 힘입은 전 세계 신조선 발주 호황 속에서 중국 조선업계가 올해 전 세계 신규 선박 발주 물량의 75%를 장악하며 역사상 가장 강력한 시장 독점 체제를 구축한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컨테이너선과 건화물선(벌커) 등 범용 선종의 수주를 사실상 90% 이상 독점한 데 이어, 최근에는 기술적 진입 장벽이 가장 높은 대형 액화천연가스(LNG) 운반선 분야에서조차 선주와의 정식 발주 계약을 체결하기 전에 도크에서 선박을 먼저 건조하기 시작하는 '선건조 후매각(Build-before-sale)'이라는 파격적인 공격 전략까지 구사하고 있다.
한국 조선사들이 LNG선과 액화석유가스(LPG)선 등 고부가가치 가스선 시장에서 기술적 신뢰성을 무기로 우위를 지켜내고 있으나, 막대한 자본과 유휴 도크 슬롯을 앞세운 중국 조선소들의 무차별적인 공세가 글로벌 해사 공급망의 판도를 거세게 뒤흔들고 있다.
9월 27일(현지시각) 글로벌 해사 전문 데이터 및 네바(NEVA) 인터내셔널의 '글로벌 해사 다이제스트(Global Maritime Digest)'가 인용한 영국 조선·해운 시황 분석기관 클락슨 리서치(Clarksons Research)의 최신 데이터에 따르면, 2026년 들어 체결된 전 세계 신조선 수주 계약 용량(DWT/CGT 기준 종합)의 약 75%를 중국 조선 야드들이 독식한 것으로 집계됐다.
컨테이너선 91%·벌커 90% 싹쓸이… 범용 선종 사실상 '독점'
중국 조선업의 물량 공세는 주요 주력 선종 전반에서 압도적인 수치로 확인됐다.
글로벌 선사들의 대형 컨테이너선 신조 발주량 중 무려 91%가 중국 조선소로 향했으며, 철광석과 곡물 등을 나르는 건화물선(벌커) 시장 역시 전체 계약의 90%를 중국이 수주했다.
과거 한국과 일본이 분점했던 상선 시장의 핵심 파이를 중국이 사실상 독식 구조로 재편한 것이다.
중국 야드들은 자국 철강 산업의 저가 후판 공급과 정부 차원의 금융 지원(환급보증·RG 발급 우대), 그리고 풍부한 현장 용접·건조 인력을 바탕으로 원가와 납기 경쟁력에서 서방 및 아시아 경쟁국들을 압도하고 있다.
글로벌 선주사들 역시 조기 인도 슬롯을 선점하기 위해 중국 조선소로 대거 발길을 돌리고 있는 실정이다.
헝리중공업發 '선건조 후매각' 충격… LNG선 도크 선점 승부수
가장 충격적인 대목은 대형 LNG 운반선 시장에서 나타난 사업 방식의 변화다.
화물창 극저온 단열 시스템(GTT 멤브레인 라이선스)과 고난도 정밀 시공 역량이 요구되는 대형 LNG선은 통상 1척당 2억 6,000만 달러(약 3,500억 원)를 웃도는 초고가 선박으로, 장기 용선 계약이 확정된 선주의 발주 없이는 건조에 착수하지 않는 것이 조선업계의 철칙이었다.
그러나 STX다롄 야드를 전격 인수해 부활한 헝리중공업(Hengli Heavy Industries)을 필두로 한 중국 신흥 대형 조선사들은 선주와의 최종 건조 계약을 맺기도 전에 자체 자금력과 계열사 역량을 동원해 도크에서 표준형 대형 LNG선을 먼저 건조에 착수하는 '선건조 후매각' 전략을 본격화했다.
이는 카타르 에너지, 모잠비크 등 대규모 LNG 액화 터미널 프로젝트의 본격 가동을 앞두고 2027~2028년 인도 가능한 도크 슬롯이 전 세계적으로 전멸하자, "선박을 일단 짓기 시작하면 슬롯이 급한 글로벌 오일 메이저나 독립 선주들이 웃돈(프리미엄)을 얹어서라도 배를 사 갈 수밖에 없다"는 극단적인 계산이 깔린 공격적 베팅이다.
중국 민간 석유화학 거물인 헝리그룹의 막대한 자금력과 강철 조달 역량이 뒷받침되었기에 가능한 도크 운용 방식이다.
韓, LNG선 59%·LPG선 65%로 기술 방어… "슬롯 격차 대응 시급"
한국 대형 조선 3사(HD한국조선해양·삼성중공업·한화오션)는 여전히 첨단 가스선 시장에서 확고한 품질 경쟁력을 유지하고 있다.
클락슨 데이터에 따르면 한국 조선소들은 글로벌 LNG선 수주 시장에서 59%, 초대형 암모니아·LPG 운반선(VLAC·VLGC) 시장에서 65%의 점유율을 기록하며 가스선 기술 리더십의 방어선을 굳건히 지키고 있다.
화물창 누설 사고를 극도로 경계하는 메이저 선주사들이 여전히 최고 수준의 납기 준수율과 트랙레코드(건조 실적)를 갖춘 한국 야드를 최우선 협상 대상으로 선호하기 때문이다.
그러나 한국 야드들의 건조 슬롯이 2028년까지 꽉 들어차 더 이상의 신규 수주 여력이 제한적인 상황에서, 중국의 신흥 야드들이 대형 도크를 잇따라 확장하고 가스선 건조 라이선스를 취득하며 한국의 텃밭을 턱밑까지 추격하고 있다.
조선·해운 전문가들은 "중국 조선업이 과거의 저부가가치 벌커·탱커 중심에서 벗어나 초대형 컨테이너선과 LNG선까지 전방위로 영역을 확장하고 있다"며 "한국 조선업계는 스마트 야드 전환을 통한 생산성 혁신과 암모니아·수소·액화이산화탄소(LCO2) 등 차세대 친환경 선박의 원천 기술을 조기에 초격차 수준으로 벌려야 중국의 거대한 도크 물량 공세를 방어할 수 있을 것"이라고 제언하고 있다.
신경원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shincm@g-enews.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