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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폐패널·터빈·배터리 싹 긁어모은다"… 中, '핵심 광물 국가 재활용 체계' 출범

폐기물서 고순도 리튬·희토류 회수 법제화… 은·실리콘·네오디뮴 회수율 95% 이상 의무화
전국 발전소·풍력단지 폐설비 공인센터 인도 의무… 2030년 배터리 원자재 15% '도시 광산'서 조달
1차 채굴 의존 탈피해 자원 무기화 방어막… 美·EU 공급망 디리스킹에 맞선 '순환형 안보' 구축

퇴역 재생에너지 설비와 배터리에서 핵심 광물을 회수하는 국가 재활용 공급망을 공식 출범시킨 중국. 사진=로이터이미지 확대보기
퇴역 재생에너지 설비와 배터리에서 핵심 광물을 회수하는 국가 재활용 공급망을 공식 출범시킨 중국. 사진=로이터


세계 최대의 재생에너지 설비와 전기차(EV) 보급국인 중국이 수명이 다해 쏟아져 나오는 폐태양광 패널, 풍력 발전기 터빈 블레이드, 전기차 폐배터리에서 리튬, 코발트, 영구자석 희토류를 국가 주도로 전량 회수하는 '공식 친환경 광물 재활용 공급망 체계'를 출범시켰다.

대규모 친환경 설비의 퇴역 주기가 본격 도래함에 따라 방치될 경우 막대한 환경오염을 유발할 수 있는 산업 폐기물을 전략적 '도시 광산'으로 전환해 자원화하겠다는 포석이다.
중국 정부는 이를 법제화해 은, 실리콘, 네오디뮴 자석, 리튬 등 핵심 전략 자원의 회수율을 95% 이상으로 끌어올리는 한편, 오는 2030년까지 신규 배터리 및 발전설비 제조에 투입되는 원자재의 15% 이상을 자체 재활용 광물로 자급한다는 구체적인 목표를 제시했다.

9월 27일(현지시각) 글로벌 재생에너지 전문 브리핑 리뉴어뉴스(RenewaNews) 보도에 따르면, 중국 생태환경부(MEE)는 퇴역 재생에너지 설비 및 사용 후 배터리에서 전략 광물을 회수하기 위한 '국가 친환경 광물 재활용 공급망 규정'을 공식 공표하고 2026년 하반기부터 전국 단위의 강제 시행에 돌입한다고 발표했다.

폐설비 공인센터 인도 의무화… 희토류·리튬 회수율 95% 정조준


이번 생태환경부 지침의 핵심은 재생에너지 발전 사업자들의 폐설비 임의 폐기 및 무단 매립을 원천 차단하고 국가 공인 유통망으로 일원화한 점이다.

규정에 따라 2026년 하반기부터 중국 전역의 태양광 발전소와 풍력단지 운영 기업들은 사용 연한이 만료되었거나 발전 효율 저하로 교체되는 태양광 모듈 및 영구자석 발전기를 정부가 인증한 친환경 정제·재활용 센터로 전량 의무 인도해야 한다.

정부는 공인 재활용 기지에 고도화된 물리·화학적 습식 분리 공정을 도입해 ▲태양광 모듈 내 고순도 은(Ag)과 폴리실리콘 ▲풍력 발전기 영구자석 터빈 내 핵심 희토류인 네오디뮴(NdFeB) 및 디스프로슘 ▲전기차 배터리 내 리튬, 니켈, 코발트의 자원 회수율을 95% 이상으로 끌어올리도록 규정했다.

단순 파쇄 수준에 머물렀던 과거 재활용 방식에서 벗어나, 2차 전지 및 첨단 전장 부품에 즉각 재투입할 수 있는 배터리급·반도체급 순도로 정제하도록 기술 표준을 법제화한 것이다.

2030년 배터리 원자재 15% '자체 충당'… 글로벌 시세 변동 방어


중국 지도부가 재생에너지 재활용을 국가급 전략으로 격상한 배경에는 '원자재 가격 변동성 통제'와 '자원 무기화 역량 강화'가 맞물려 있다.
그동안 중국은 아프리카와 남미 등 해외 광산 지분을 인수하며 1차 광물 채굴을 주도해 왔으나, 지정학적 리스크와 국제 원자재 시세 급등락에 따른 배터리 제조 마진 훼손에 지속적으로 노출되어 왔다.

그러나 자국 내에 설치된 수억 킬로와트(kW)급의 태양광 패널과 수천만 대의 전기차 폐배터리를 순환 자원으로 회수할 경우, 해외 수입에 의존하지 않고도 안정적인 저원가 원자재를 대량 확보할 수 있게 된다.

중국 정부는 이번 순환경제 공급망 구축을 통해 오는 2030년까지 자국 내 신규 배터리와 전력망 설비 생산에 들어가는 핵심 광물 소요량의 15% 이상을 순수 재활용 광물로 대체한다는 구상이다.

이는 글로벌 리튬·니켈 공급망이 외부 충격을 받더라도 중국 제조업 생태계가 흔들림 없이 가동될 수 있는 강력한 완충 장치가 될 전망이다.

서방 '디리스킹' 맞선 자원 요새화… 글로벌 순환경제 규범 선점


국제 통상 전문가들은 중국의 이번 조치가 미국과 유럽연합(EU)의 공급망 탈(脫)중국화 압박에 대응한 '자원 블록 요새화' 전략의 일환이라고 분석한다.

EU의 '핵심원자재법(CRMA)' 및 '신 배터리 규정'이 2030년대부터 일정 비율 이상의 재활용 원자재 사용을 강제하고 있는 상황에서, 중국이 세계 최대의 재생에너지 설비 설치량을 바탕으로 글로벌 재활용 광물 공급망의 규모의 경제와 기술 표준을 먼저 장악하겠다는 의도가 깔려 있다.

광산 채굴 과정에서의 환경오염(ESG) 논란을 불식시키는 동시에, 서방 국가들이 추진하는 공급망 디리스킹(위험 제거)을 '폐기물 기반의 초저가 재생 광물'로 무력화하겠다는 포석이다.

중국 생태환경부의 핵심 광물 국가 재활용 체계 출범은 탄소중립을 위해 설치된 수많은 친환경 설비들이 대규모 쓰레기로 변하는 '재생에너지 폐기물 역설'을 해결하는 동시에 글로벌 핵심 광물 패권의 축을 1차 채굴에서 '도시 광산 순환 생태계'로 빠르게 전환시키는 결정적 이정표로 평가된다.

아울러 중국의 국가 단위 원자재 회수망 본격 가동은 자체적인 광물 자원이 빈약한 한국과 일본 등 주변국 배터리·소재 기업들에게도 체계적인 폐자원 회수 공급망 구축과 재활용 기술 자립이라는 시급한 통상 과제를 던져주고 있다.


신경원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shincm@g-e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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