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럭 운임 1년 새 29%↑…해상·철도·택배비도 일제히 상승
경유값 77% 급등에 운전자 부족 겹쳐…기업들 비용 전가 확대
경유값 77% 급등에 운전자 부족 겹쳐…기업들 비용 전가 확대
이미지 확대보기미국에서 트럭과 철도, 해운, 택배 등 거의 모든 운송수단의 비용이 동시에 오르면서 기업과 소비자의 부담이 빠르게 커지고 있다.
경유 가격 급등에 운전자 부족, 해상운임 상승까지 겹치면서 물류비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사태 당시 일어났던 전례 없는 공급망 혼란 이후 가장 높은 수준으로 올라 미국의 인플레이션 압력을 다시 키우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미국의 트럭 운송비가 코로나19 이후 최고 수준으로 상승했으며 경유 가격은 지난 1년간 77% 뛰었다고 월스트리트저널(WSJ)이 26일(현지시각) 보도했다.
미국철도회사들도 유류할증료를 올리고 있으며 최대 수입항인 로스앤젤레스(LA)항의 물동량은 역대 최고 수준을 기록하고 있다.
WSJ는 “기업들이 높아진 운송비를 피할 방법이 거의 없어 비용의 상당 부분을 소비자에게 넘기고 있다”고 분석했다.
◇트럭 계약운임 29%↑…코로나 이후 최고
WSJ에 따르면 미국 화주들이 지난달 기준 트럭으로 화물을 운송하기 위해 지불한 평균 계약운임은 마일당 3.11달러(약 4240원)로 전년 동기보다 29% 상승했다.
이는 2022년 8월 이후 가장 높은 수준이다.
운임에는 기본 계약가격에 추가되는 유류할증료도 포함된다.
운송비 상승의 가장 큰 원인 가운데 하나는 경유 가격이다. 미국자동차협회(AAA)에 따르면 미국 경유 가격은 22일 갤런당 6.53달러(약 8900원)로 사상 최고치를 기록했다.
DAT 프레이트앤드애널리틱스는 하루 500마일씩 주 6일 운행하는 트럭 운전사의 경우 이란 전쟁이 시작된 이후 경유 비용을 1만5000달러(약 2043만원) 더 부담했을 것으로 추산했다.
운송업체들은 일반적으로 늘어난 연료비를 유류할증료 형태로 고객에게 전가한다.
◇운전자 부족도 운임 상승 부채질
경유값만 오른 것이 아니다.
운송업체들은 트럭 운전자 부족도 운임 상승의 주요 배경으로 꼽고 있다.
WSJ는 “트럼프 행정부가 상업용 운전면허 자격 요건에 대한 단속을 강화하면서 장거리 운송을 맡던 일부 이민자 운전사들이 자격을 잃었고 기업들이 운전자 확보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고 전했다.
미 교통부에 따르면 지난해 초 이후 영어능력시험 기준을 충족하지 못해 도로 운행에서 제외된 트럭 운전자는 2만8000명을 넘었다.
또 각 주 정부에는 외국인 운전자에게 부적절하게 발급된 것으로 판단된 상업운전면허 3만건 이상을 취소하도록 요구했다. 자격 요건을 충족하지 못한 운전 교육기관 8000여곳도 연방 등록망에서 제외됐다.
미국에는 약 350만명의 트럭 운전사가 있다.
대형 운송업체 JB헌트트랜스포트서비스는 신규 운전자를 확보하기 위해 채용을 확대하고 있다.
브래드 델코 JB헌트 최고재무책임자(CFO)는 “채용 광고와 입사 절차, 교육, 입사 보너스 등에 들어가는 비용이 3분기에 2분기보다 약 2500만달러(약 341억원) 늘어날 것”이라고 밝혔다.
경유 가격 급등으로 인한 추가 부담도 전 분기보다 최소 1000만달러(약 136억원)에 달할 것으로 예상했다.
◇철도·해상운임도 동반 상승
트럭을 피해 철도로 화물을 돌리는 기업도 있지만 철도 운송비 역시 오르고 있다.
미국 철도회사들은 디젤-전기 기관차를 주로 사용하기 때문에 경유 가격 상승에 따라 고객에게 부과하는 유류할증료를 높이고 있다.
미 농무부에 따르면 이달 현재 중순 농민들이 곡물을 철도로 운송할 때 부담한 유류할증료는 화차 한 대당 마일당 48센트(약 654원)로 1년 전 19센트(약 259원)보다 두 배 이상으로 뛰었다.
해상운임 역시 높은 수준이다.
프레이토스 발틱지수에 따르면 18일 기준 상하이에서 LA까지 컨테이너 하나를 보내는 현물운임은 8102달러(약 1103만원)까지 상승했다.
이는 코로나19 당시 공급망 혼란이 이어지던 2022년 중반 이후 가장 높은 수준이다.
이란 전쟁이 장기화하면서 아시아에서 유럽으로 향하는 일부 선박이 홍해와 수에즈운하 대신 아프리카 남단을 돌아 운항하면서 운항기간이 최소 10일 늘어난 점도 운임 상승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
◇LA항 3개월 물동량 역대 최대
항만의 물동량 증가도 물류망에 부담을 더하고 있다.
LA항은 6~8월 3개월간 290만개의 컨테이너를 처리해 3개월 기준 사상 최대를 기록했다.
수입업체들이 7월 말 미국의 새로운 관세 적용을 앞두고 상품 반입을 서둘렀기 때문이다.
진 세로카 LA항만청장은 기업들이 앞으로 관세가 더 높아질 가능성을 우려해 개학용품과 가을 의류 등을 미리 수입했다고 설명했다.
소포 배송비도 오르고 있다.
AFS로지스틱스에 따르면 미국 지상 소포 배송료는 3분기 전년 동기보다 평균 5.2% 상승했다.
UPS와 페덱스는 모두 유류할증료를 높였으며 미 우정청도 올해 처음으로 소포에 연료·운송 할증료를 부과했다.
◇식품·의류 등 소비자가격 압박
운송비 상승의 영향은 식료품과 의류, 건축자재 등 미국 경제 전반으로 확산할 가능성이 있다.
특히 냉장·냉동 식품과 신선식품은 배송을 미룰 수 없어 운송비 상승 영향을 다른 상품보다 빠르게 받는다.
클로락스, 콘스텔레이션브랜즈, 프리모브랜즈 등 미국 소비재기업들의 CFO들도 최근 투자자들에게 트럭 운송비 상승이 수익성을 압박하고 있다고 밝혔다.
WSJ는 기업들이 디젤 가격과 운송비, 관세 변화로 인해 늘어난 비용을 소비자에게 전가하는 데 이전보다 적극적인 모습을 보이고 있다고 분석했다.
조지프 피린시엘리 OEC그룹뉴욕 영업책임자는 “식료품점이나 백화점에 진열되는 상품 대부분이 트럭을 거쳐 운송된다”며 “”결국 일상적인 소비자에게 영향이 미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경유값과 인력난, 해상운임, 철도와 택배 요금까지 동시에 상승하면서 미국 물류비가 광범위한 물가 상승 압력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
김현철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rock@g-enews.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