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얼월드, 엔비디아와 'DexBench' 공동 개발…총 600억 투자 유치
로봇 손 성능 측정 기준 공백 메운다…빅테크 생태계 핵심 파트너 인정
RLDX-2 개발 착수·동아시아 표준 글로벌 확장 목표
로봇 손 성능 측정 기준 공백 메운다…빅테크 생태계 핵심 파트너 인정
RLDX-2 개발 착수·동아시아 표준 글로벌 확장 목표
이미지 확대보기생성형 AI가 디지털 노동을 바꿨다면, 이제 산업계의 다음 승부처는 로봇 손이 공장과 물류 현장을 바꾸는 '피지컬 AI(Physical AI)'로 이동하고 있다. 그 중심에 한국 스타트업이 섰다.
피지컬 AI 기업 리얼월드(RLWRLD·대표 류중희)가 엔비디아(NVIDIA)와 손잡고 전 세계에 존재하지 않던 휴머노이드 로봇 손 동작 평가 국제 표준을 만든다.
리얼월드는 지난 9일(현지시각) 보도자료를 통해 '덱스벤치(DexBench)' 개발을 포함해 정밀 조작 학습 데이터 표준 수립, 엔비디아 아이작 랩(Isaac Lab)·아이작 랩-아레나(Isaac Lab-Arena) 프레임워크와의 연동 등 세 축을 중심으로 협력한다고 밝혔다.
이어 지난 10일 서울 강남구 라움아트센터에서 열린 글로벌 투어 피날레 행사에는 SK텔레콤·LG전자·CJ대한통운·롯데·AWS·엔비디아 관계자 약 350명이 집결했다.
로봇 손의 '공통 언어' 없었다…DexBench, 18개 산업 과제로 공백 채운다
조립·분류·포장처럼 손가락의 세밀한 움직임을 요구하는 정밀 조작 기술은 현재 휴머노이드 AI의 최전선 과제다. 그러나 각 기업이 자체 지표로 성능을 발표하는 탓에 객관적 비교가 불가능했고, 대규모 학습에 쓸 수 있는 공유 데이터 표준도 없어 기술 발전과 상용화가 함께 발이 묶여 있었다.
류중희 리얼월드 대표는 "로봇 손의 정밀한 움직임을 측정하고 재현하는 공통 언어 없이는 덱스터리티 AI 상용화에 한계가 있다"며 "엔비디아와 표준을 세움으로써 단순한 모델 개발을 넘어 산업 전체의 인프라를 설계하는 역할을 맡겠다"고 말했다.
리얼월드가 개발하는 덱스벤치는 실제 산업 현장의 정밀 조작 과제에서 뽑아낸 파지 다양성, 공간 정밀도, 시간 정밀도, 접촉 정밀도, 상황 인식 등 5개 평가 영역 아래 18개 핵심 원자 과제로 구성된다.
시뮬레이션과 실제 환경을 동시에 검증하는 이중 구조로 엔비디아 아이작 랩-아레나에 통합되며, 로봇 제조사와 연구기관이 이 기준을 채택하면 벤치마크 성능에서 실제 상용 배포까지 연결되는 경로가 처음으로 열리게 된다.
엔비디아 로보틱스 생태계 총괄 아밋 고엘(Amit Goel)은 "측정 가능하고 재현 가능한 정밀 조작 기술이 산업 현장에서 로봇 보급을 확대하는 데 필수"라며 "덱스벤치와 엔비디아 아이작 플랫폼의 결합은 업계에 개발 가속화에 필요한 표준 지표와 데이터 인프라를 제공하게 된다"고 밝혔다.
리얼월드의 기반 모델 RLDX-1은 이미 로보카사 키친(RoboCasa Kitchen) 벤치마크에서 70.6점을 기록해 엔비디아 GR00T N1.6(66.2점)을 앞섰으며, 8개 글로벌 공개 벤치마크 전반에서 최고 수준을 넘어섰다. 특히 Isaac GR00T N1.5 학습에 쓴 컴퓨팅 자원의 약 20% 수준으로 이 성과를 냈다.
서울 피날레에 350명 집결…RLDX-2 개발 착수·총 투자 600억
첫 번째 패널 세션 '피지컬 AI 티핑 포인트—왜 지금, 왜 한국인가'에는 구성용 CJ대한통운 TES물류기술연구소 상무, 김재환 롯데호텔 상무, 박동욱 LG이노텍 상무, 김기완 AWS 총괄 디렉터, 이경한 엔비디아 이사가 패널로 올랐다.
구성용 CJ대한통운 상무는 "95년 이상 축적된 물류 운영 노하우를 데이터화하고 모델화할 수 있다면 한국의 물류 경쟁력을 전 세계로 수출할 수 있다"고 말했다. 이경한 엔비디아 이사는 "한국은 반도체·디스플레이·배터리 제조 기술을 가진 나라로, 로봇과 피지컬 AI 중심 국가들과 함께 비즈니스를 펼칠 수 있는 특수한 환경"이라고 평가했다.
류중희 대표는 이날 "한국 공장 자동화율이 75% 수준에 머물러 있고 나머지 25%는 여전히 사람 손에 달려 있다"고 지적한 뒤 "RLDX-1 상용화를 산업 전반으로 확대하는 동시에 차기 모델 RLDX-2 개발에도 착수했다"며 "한국·대만·일본을 중심으로 한 동아시아 피지컬 AI 생태계를 엔비디아·AWS·마이크로소프트 등 미국 빅테크와 협업해 글로벌 표준으로 넓혀가겠다"고 밝혔다.
2024년 7월 설립된 리얼월드는 2013년 국내 스타트업 최초로 인텔에 인수된 올라웍스 창업자이자 스타트업 육성기관 퓨처플레이 대표를 지낸 류중희 대표가 세운 회사다.
SK텔레콤·LG전자·CJ대한통운·롯데 등의 투자를 유치해 시드2 라운드까지 총 600억 원을 모았으며, 지난 2~6일(현지시각) 개최된 대만 컴퓨텍스 2026(COMPUTEX 2026) 내 '이노벡스 피치 콘테스트 2026(InnoVEX Pitch Contest 2026)'에서 대상을 수상해 글로벌 기술력을 공인받았다.
로봇 업계에서는 덱스벤치가 개방형 표준으로 굳어질 경우 제조사와 연구기관의 플랫폼 선택 기준 자체를 바꿔놓을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단일 기업의 자체 지표가 아니라 엔비디아 생태계와 결합한 공개 표준으로 제시된다는 점에서 채택 가능성이 크다는 이유에서다.
진형근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jinwook@g-enews.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