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란-파키스탄 동상이몽 속 평화협정 서명 시점 두고 진실공방 격화
호르무즈 해협 재개방·동결자산 해제 조건…핵 프로그램은 추후 협상
이스라엘 "협정 당사자 아니다" 철수 거부…레바논 분쟁 불씨는 여전
호르무즈 해협 재개방·동결자산 해제 조건…핵 프로그램은 추후 협상
이스라엘 "협정 당사자 아니다" 철수 거부…레바논 분쟁 불씨는 여전
이미지 확대보기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중재국인 파키스탄은 즉각적인 서명을 예고하며 분위기를 띄웠으나, 이란 측이 이를 공식 부인하면서 막판 조율에 진통을 겪는 모양새다.
13일(현지시각) 로이터 통신에 따르면 셰바즈 샤리프 파키스탄 총리는 양측이 평화 협정의 기본 틀에 합의했다고 발표했다. 샤리프 총리는 "이슬라마바드에서 일요일(14일) 전자 서명을 진행하기 위한 준비를 마쳤으며, 다음 주부터 실무급 회담이 이어질 것"이라며 "우리는 그 어느 때보다 평화 협정에 가까워졌다"고 밝혔다.
트럼프 대통령 역시 소셜미디어를 통해 일요일 서명 계획을 공식화했다. 특히 트럼프 대통령은 합의안이 서명되는 즉시 이란이 봉쇄해 온 세계 석유 공급의 핵심 요충지, 호르무즈 해협이 모두에게 개방될 것이라며 구체적인 성과를 강조했다.
반면 이란은 미국과 파키스탄의 조기 서명 주장을 정면으로 반박했다. 에스마일 바가에이 이란 외무부 대변인은 국영 언론을 통해 "양해각서(MOU) 서명의 정확한 날짜는 좀 더 지켜봐야 하겠지만, 내일(14일)은 절대 아니다"라며 상대방의 주저하는 태도를 고려해 성급한 언급을 자제해 달라고 당부했다.
호르무즈 해협 재개방 vs 동결자산 해제…핵심 조건은?
로이터 통신이 입수한 초안 내용에 따르면, 이번 잠정 합의의 핵심은 이란의 호르무즈 해협 재개방과 미국의 해상 봉쇄 해제다. 미국은 해협 개방과 지뢰 제거를 필수 조건으로 내세웠으며, 이에 상응하는 조치로 수십억 달러 규모의 이란 동결 자산을 해제하고 석유 수출 제재를 완화할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세부 조항을 두고 양국의 계산은 복잡하다. 이란은 동결 자산 해제 외에도 호르무즈 해협 통행 서비스에 대한 요금 부과와 역내 외국 군사 기지 철수를 요구하고 있다.
최대 쟁점인 이란의 핵 프로그램 문제는 향후 60일간의 회담 기간 동안 본격적으로 다뤄질 예정이다. 미국 측은 이번 합의가 궁극적으로 고농축 우라늄 비축량 파괴를 포함한 핵 프로그램 해체로 이어져야 한다는 입장이지만, 이란은 희석된 형태의 우라늄 보유를 고수하며 맞서고 있다. 테헤란에 대한 전쟁 배상금 지급 여부와 미사일 프로그램 제한 조항을 두고도 양측의 주장이 엇갈린다.
이스라엘 "우리는 당사자 아니다"…레바논 철수 거부로 불씨 잔존
이번 초기 합의안이 극적으로 타결되더라도 중동 지역의 완전한 평화 정착까지는 첩첩산중이다. 전쟁의 한 축인 이스라엘이 이번 양해각서 참여를 거부했기 때문이다.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는 미국이 이란과의 합의를 위해 레바논 내 군사 행동 자제를 요구한 것에 대해 트럼프 대통령과 심각한 갈등을 빚어온 것으로 알려졌다. 아바스 아라크치 이란 외무장관은 이번 합의가 이스라엘군의 점령지 철수와 레바논 전쟁 종식을 의미한다고 주장했으나, 이스라엘 국방장관은 철수 가능성을 단칼에 일축했다. 이스라엘 고위 관계자 역시 안보 위협에 대응할 독자적인 군사적 자유를 유지할 것이라고 못 박았다.
지난 2월 28일 미국과 이스라엘의 이란 공습으로 촉발된 이번 전쟁은 이란과 레바논 등지에서 수천 명의 사망자를 낳았고, 글로벌 에너지 가격을 폭등시키며 세계 경제를 흔들었다. 전쟁 첫날 공습으로 사망한 이란 최고 지도자 아야톨라 알리 하메네이의 장례식은 오는 7월 4일 테헤란에서 엄수될 예정이다.
이인수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tjlee@g-enews.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