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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K주가 5배 뛰었는데 재산분할 9440억…법원이 ‘2024년 주가’ 택한 이유

재산가액 기준일 2024년 4월 16일…최근 주가 급등분은 분할비율에 반영
노소영 몫 3분의 1 인정…확정 뒤 미지급 땐 하루 이자만 1억3000만원
최태원 SK그룹 회장(왼쪽)과 노소영 아트센터 나비 관장이 지난달 15일 서울 서초구 서울고등법원에서 열린 재산분할 소송 조정기일에 출석하고 있다. 법원은 24일 최 회장이 노 관장에게 재산분할금 9440억원을 지급하라고 판결했다. 사진=연합뉴스이미지 확대보기
최태원 SK그룹 회장(왼쪽)과 노소영 아트센터 나비 관장이 지난달 15일 서울 서초구 서울고등법원에서 열린 재산분할 소송 조정기일에 출석하고 있다. 법원은 24일 최 회장이 노 관장에게 재산분할금 9440억원을 지급하라고 판결했다. 사진=연합뉴스
최태원 SK그룹 회장이 노소영 아트센터 나비 관장에게 지급해야 할 재산분할금이 9440억원으로 정해진 배경에는 ‘SK 주식을 언제 가격으로 계산할 것인가’라는 핵심 쟁점이 있었다. 최근 SK 주가가 5배 넘게 뛰었지만 법원은 현재 주가가 아닌 2024년 4월 가격을 기준으로 재산을 평가했다. 대신 이후 주가 상승은 노 관장의 재산분할 비율을 정할 때 반영했다.
서울고법 가사1부는 24일 최 회장과 노 관장의 재산분할 파기환송심에서 최 회장이 노 관장에게 현금 9440억원을 지급하라고 판결했다. 재산분할 비율은 최 회장 3분의 2, 노 관장 3분의 1로 정했다.

판결의 핵심은 최 회장이 보유한 SK 주식의 가치 산정 시점이었다.

노 관장 측은 파기환송심 변론이 끝난 지난달 26일을 기준으로 주식 가치를 계산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환송 전 항소심 변론이 종결된 2024년 4월 16일부터 지난달까지 SK 주가가 5배 넘게 상승했기 때문이다. 어느 시점을 기준으로 삼느냐에 따라 전체 분할재산 규모가 크게 달라질 수 있었다.
재판부는 2024년 4월 16일을 기준일로 택했다. 이혼이 이미 확정된 상태에서 재산분할만 다시 판단하는 경우 재산의 범위와 가액은 이혼소송의 사실심 변론종결일을 기준으로 정한다는 대법원 판례를 적용했다.

최근 급등한 SK 주가를 그대로 재산가액에 넣지 않은 이유다.

재판부는 상장주식은 가격 변동성이 크고 언제든 현금화할 수 있다는 점도 짚었다. 이혼이 확정된 뒤 발생한 주가 상승이나 하락까지 과거 혼인관계에서 형성된 공동재산의 가치로 다시 산정하는 것은 재산분할 제도의 취지에 반드시 부합한다고 보기 어렵다는 판단이다.

다만 최근 SK 주가 상승을 판결에서 완전히 배제하지는 않았다.
재판부는 항소심 변론 종결 이후 SK 주가가 크게 오른 데 최 회장의 경영 활동이 영향을 미친 측면이 있다고 봤다. 동시에 부부 공동재산을 공평하게 나눈다는 원칙을 고려해 주가 상승을 재산분할 비율 산정에 반영했다고 밝혔다.

SK 주식 역시 분할 대상에서 제외되지 않았다. 최 회장 측은 해당 주식이 상속·증여를 토대로 형성된 특유재산이라고 주장했지만 재판부는 받아들이지 않았다.

재판부는 혼인 기간 최 회장의 경영 활동으로 주식 가치가 크게 높아지는 과정에서 노 관장의 가사·양육과 SK그룹 관련 대외 활동도 일정 부분 기여했다고 판단했다.

다만 고 노태우 전 대통령의 비자금 300억원이 SK 측에 전달됐다는 주장은 노 관장의 기여도로 인정하지 않았다. 불법적으로 조성된 자금을 재산 형성 기여로 볼 수 없다는 지난해 대법원 판결 취지를 따른 것이다.
재산분할은 SK 주식을 직접 넘기는 방식이 아닌 현금 지급으로 결정됐다. 재판부는 최 회장이 보유한 SK 주식이 그룹 경영권과 지배력의 기반이라는 점 등을 고려했다고 설명했다.

9440억원을 제때 지급하지 않을 경우 이자 부담도 상당하다.

판결이 최종 확정된 다음 날부터 최 회장이 지급을 완료할 때까지 연 5%의 지연이자가 붙는다. 9440억원을 기준으로 연간 약 472억원, 하루 약 1억3000만원이다.

다만 선고 직후부터 이자가 발생하는 것은 아니다. 양측의 재상고 여부가 정리돼 판결이 확정된 뒤에도 최 회장이 재산분할금을 지급하지 않을 경우에만 지연이자가 발생한다.

최 회장 측은 이날 선고 직후 판결문을 면밀히 검토한 뒤 재상고 여부를 결정하겠다고 밝혔다.


이다현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dh2@g-e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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