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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I로 불어난 최태원 재산…재산분할 소송, 24일 선고

WSJ, 최 회장 순자산 50억달러 추산
대법원 파기환송 따라 분할 대상·평가 시점 재심리
최태원 SK그룹 회장. 사진=로이터이미지 확대보기
최태원 SK그룹 회장. 사진=로이터

최태원 SK그룹 회장과 노소영 아트센터 나비 관장의 이혼 재산분할 소송이 24일(이하 현지시각) 파기환송심 선고를 앞둔 가운데 인공지능(AI) 반도체 호황으로 급등한 SK 계열사 지분가치가 판결의 주요 변수로 떠올랐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SK하이닉스의 주가 급등으로 최 회장의 순자산이 두 배 이상 늘어난 시점에 한국에서 이른바 ‘세기의 이혼’으로 불리는 재산분할 소송이 결론을 앞두고 있다고 22일 보도했다.

서울고법 가사1부는 24일 오후 2시 최 회장과 노 관장의 재산분할 소송 파기환송심 판결을 선고할 예정이다. 지난해 대법원이 두 사람의 이혼과 위자료 20억원을 확정하고 재산분할 부분을 다시 심리하라며 사건을 서울고법으로 돌려보낸 데 따른 것이다.

◇ 최태원 순자산 7조7500억원 추산

WSJ는 최 회장의 현재 순자산을 약 50억달러(약 7조7500억원)로 추산했다.

최 회장의 재산은 대부분 SK그룹 지주회사인 SK㈜ 주식 등으로 구성돼 있다. SK하이닉스를 중심으로 SK그룹의 기업가치가 급등하면서 최 회장이 보유한 자산가치도 크게 늘었다.

SK하이닉스 주가는 2025년 초 이후 약 10배 뛰었고 이에 따라 최 회장의 순자산도 두 배 이상 증가한 것으로 분석됐다.

SK하이닉스는 고대역폭메모리(HBM)를 공급하며 엔비디아를 비롯한 글로벌 AI 기업의 데이터센터 투자 확대에 따른 수혜를 입었다.
SK하이닉스 시가총액은 지난 5월 처음으로 1조달러(약 1550조원)를 넘어섰다. AI 반도체 수요 확대와 메모리 가격 상승이 주가를 끌어올린 결과다.

최 회장은 지난 10일 미국 뉴욕 나스닥에서 SK하이닉스의 미국 주식시장 거래 개시를 기념하는 개장 행사에도 참석했다.

◇ 재산가치, 어느 시점 기준으로 계산하나


파기환송심의 핵심 쟁점 가운데 하나는 재산분할 대상 자산의 가치를 어느 시점을 기준으로 평가할지다.

노 관장 측은 AI 반도체 호황에 따라 상승한 최근 자산가치를 반영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반면 최 회장 측은 노 관장이 SK그룹의 최근 성장에 기여하지 않았다며 주가가 급등하기 전 시점을 기준으로 재산을 평가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재산가치 산정 시점에 따라 최 회장이 노 관장에게 지급할 금액이 크게 달라질 수 있다.

WSJ가 인용한 이혼 전문 변호사들은 노 관장의 재산분할액이 최대 10억달러(약 1조5500억원)에 이를 가능성이 있다고 전망했다. 다만 이들은 이번 사건에 직접 관여하지 않은 변호사들이며 최 회장 측은 실제 금액이 이보다 훨씬 낮아질 수 있다는 입장이다.

노 관장은 당초 최 회장 보유 재산의 절반을 요구했다. 재산의 상당 부분을 차지하는 SK㈜ 지분가치도 최근 SK하이닉스와 AI 산업의 성장에 힘입어 크게 높아졌다.

◇ 대법원, 1조3808억원 판결 파기


1심 재판부는 2022년 최 회장이 노 관장에게 재산분할로 665억원을 지급하라고 판결했다. 위자료는 1억원으로 정했다.

노 관장은 1심 판결이 혼인 기간 가사와 자녀 양육에 대한 여성의 기여를 제대로 인정하지 않았다며 항소했다.

서울고법은 2024년 최 회장이 노 관장에게 재산분할로 1조3808억원을 지급하고 위자료 20억원을 별도로 지급하라고 판결했다.

항소심 재판부는 노태우 전 대통령의 자금 300억원이 과거 SK그룹 성장에 기여했다는 노 관장 측 주장을 일부 받아들였다.

그러나 대법원은 지난해 10월 노태우 전 대통령의 300억원이 실제로 SK 측에 전달됐는지는 판단하지 않았다. 다만 해당 자금이 전달됐다고 하더라도 대통령 재직 중 받은 뇌물에서 비롯된 불법원인급여에 해당해 노 관장의 재산 형성 기여로 인정할 수 없다고 판단했다. 최 회장이 이미 증여하거나 처분해 보유하지 않은 재산을 분할 대상에 포함한 항소심 판단에도 오류가 있다고 봤다.

◇ 거액 지급 때 SK 지배력도 관심


파기환송심에서 거액의 재산분할이 결정될 경우 최 회장의 SK그룹 지배력에 미칠 영향도 관심사다.

최 회장이 현금 지급을 위해 보유 중인 SK㈜ 주식 일부를 매각하거나 담보로 제공할 경우 지주회사에 대한 지배력이 약화할 가능성이 있기 때문이다.

WSJ는 재산분할 규모가 커지면 행동주의 투자자나 외부 주주들의 압력에 노출될 위험도 높아질 수 있다고 분석했다.

다만 재산분할 판결이 나오더라도 최 회장이 실제로 어떤 자산을 활용해 지급 재원을 마련할지는 정해지지 않았다. 재산분할액이 곧바로 SK㈜ 지분 매각으로 이어진다고 단정하기도 어렵다.

1988년 결혼한 두 사람은 2015년 최 회장이 혼외 자녀의 존재와 이혼 의사를 공개한 뒤 장기간 법적 다툼을 벌여왔다.

지난해 대법원 판결로 법률상 혼인관계는 종료됐지만 재산분할액은 확정되지 않았다. 24일 파기환송심 판결은 소송이 시작된 지 약 9년 만에 재산분할 규모를 다시 결정하는 절차다.


김현철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rock@g-e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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