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PO 규모 750억 달러, 사우디 아람코 기록의 2배 넘어… 나스닥100 편입은 7월 초 예정
S&P500은 수익성 기준 미충족으로 최소 1년 이상 편입 불가… 후속 변동성 불가피
S&P500은 수익성 기준 미충족으로 최소 1년 이상 편입 불가… 후속 변동성 불가피
이미지 확대보기미국 전기차·우주항공 분야 기업인 일론 머스크(Elon Musk)가 이끄는 스페이스엑스(SpaceX·나스닥 SPCX)가 12일(현지시각) 나스닥 시장에 상장해 사상 최대 기업공개(IPO) 기록을 썼다.
CNBC, 로이터, 블룸버그 등 주요 외신이 12일(현지시각) 일제히 보도한 내용을 종합하면, 스페이스X는 공모가 135달러(약 20만 5065원)보다 19% 오른 160.95달러로 거래를 마쳐 시가총액 2조 1000억 달러(약 3189조원)를 기록했다.
이로써 머스크는 보유 주식 가치만으로 세계 최초의 조(兆) 달러 자산가, 즉 '조만장자(兆萬長者)'에 올랐다.
750억 달러 공모, 아람코의 2배… 개인투자자가 매수 1위
이번 IPO에서 스페이스X가 조달한 금액은 750억 달러(약 113조원)로, 2019년 사우디 아람코가 세운 종전 기록(290억 달러)의 두 배를 훨씬 웃돌았다.
공모가 135달러 기준 IPO 평가액은 1조 7700억 달러이며, 상장 첫날 시총은 2조 1000억 달러를 넘어섰다. 거래량은 5억 주를 웃돌았고, 달러 기준 거래대금은 800억 달러에 달했다.
개인투자자의 참여 열기는 사상 유례가 없는 수준이었다. 미국 최대 소매 주문 처리 업체 시타델 시큐리티스(Citadel Securities)는 이번 IPO 경매가 역대 개인투자자 주문량 최고치를 기록했다고 밝혔다.
반다트랙(VandaTrack) 집계에서 스페이스X는 이날 개인투자자 순매수 1위를 기록했으며, 매수 규모는 엔비디아(Nvidia)의 3.5배를 넘었다.
한국 증권가도 들썩였다. 미래에셋증권은 최대 50억 달러 물량 확보를 추진했으나 국내 일반 투자자의 직접 청약은 법적으로 사실상 불가능했다.
스페이스X IPO를 앞두고 달러 수요가 약 15억 달러 급증하며 원화 환율에도 일시적 압박이 가해졌다가 해소됐다. 상장 이후 국내 투자자들은 미국 증권계좌를 통해 장 중에 SPCX 주식을 매매할 수 있게 됐다.
적자 기업에 110배 주가매출비율… 월가도 찬반 팽팽
화려한 데뷔 이면에는 밸류에이션 논란이 거세다. 스페이스X는 지난해 약 50억 달러의 순손실을 기록했고, 매출 187억 달러는 비슷한 시총을 가진 다른 빅테크 기업들과 비교했을 때 극히 낮은 수준이다.
모닝스타(Morningstar)는 이달 초 스페이스X의 적정 가치를 7800억 달러로 제시했고, CFRA는 12개월 목표주가 115달러의 매도 의견을 냈다.
뉴욕대(NYU) 재무학 교수 아스와트 다모다란(Aswath Damodaran)은 이날 CNBC 인터뷰에서 스페이스X가 제시한 총 시장 규모(TAM) 28조 5000억 달러를 "AI가 만들어낸 환각"이라고 직격했다.
그는 강세론을 최대한 반영해도 기업가치 1조 3000억 달러에 도달하기가 벅차다며, "지금까지 내가 다뤄본 사례 중 가장 큰 이야기이나 1조 8000억 달러를 넘기기엔 여지가 없다"고 말했다.
반면 알티미터 캐피털(Altimeter Capital) 최고경영자 브래드 게르스트너(Brad Gerstner)는 "몇 년 안에 스페이스X는 미국 최대 AI 하이퍼스케일러가 될 것"이라고 강조했고, 시퀴오아 캐피털(Sequoia Capital) 파트너 숀 매과이어(Shaun Maguire)는 "3년 전 엔비디아와 같다"며 보유 주식을 "영원히 팔지 않겠다"고 밝혔다.
나스닥100 7월 초 편입… 수십억 달러 강제 매수 예고
상장 이후 주가 향방을 결정할 핵심 변수는 지수 편입 일정이다. 나스닥은 올해 5월 1일 새 규정을 시행해 시총 상위 40위 이내 신규 상장사는 15거래일 만에 나스닥100에 편입될 수 있도록 빠른 진입 경로를 마련했다.
이 기준을 적용하면 스페이스X의 나스닥100 편입 시점은 7월 초가 될 것으로 보인다. 나스닥100을 추종하는 전 세계 자산이 약 1조 4000억 달러에 달해, 편입 시 대규모 강제 매수 수요가 발생할 것으로 예상된다.
블룸버그 인텔리전스(Bloomberg Intelligence)는 S&P500 편입 시 공개 유동 주식의 19%를 해당 지수 추종 자금이 흡수해야 한다고 추산했다.
반면 S&P다우존스지수(S&P Dow Jones Indices)는 지난 6월 초 12개월 상장 경과 및 회계기준(GAAP) 흑자 요건을 유지하겠다고 확인해, 스페이스X의 S&P500 편입은 이르면 2027년 중반 이전에는 불가능한 상황이다.
옵션 거래는 오는 16일(현지시각)부터 시작된다. 씨보에(Cboe) 글로벌 마켓은 SPCX 옵션이 16일부터 거래된다고 밝혔으며, 초기 거래량이 폭발적일 것으로 시장은 전망하고 있다.
향후 주목할 변수는 OpenAI·앤스로픽(Anthropic) 등 AI 대형 기업들의 후속 IPO다. 시장에서는 이번 스페이스X 데뷔를 "IPO 행진이 행렬로, 행렬이 이제 떼거리로 변했다"는 평가가 나온다.
그러나 피터 북바(Peter Boockvar) 원 포인트BFG 웰스 파트너스 최고투자책임자(CIO)는 "스페이스X에 이어 OpenAI와 앤스로픽까지 대형 IPO가 줄을 서면 시장 유동성이 소진될 수 있다"며 "풍부한 주식 공급과 하이퍼스케일러들의 자사주 매입 감소가 맞물리면 상승폭에 제동이 걸릴 것"이라고 경고했다.
진형근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jinwook@g-enews.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