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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 사면 불장난"… 버핏 지표 231% 역대 최고

버크셔, 1분기 현금 546조 원 역대 최대… 주식은 되레 팔았다
S&P500 PER 21배·시총/GDP 비율 사상 최고… 경고 기준 두 배 넘어
후임 에이블은 알파벳에 36조 원 집중 투자… AI 배팅 본격화
워런 버핏(95) 버크셔해서웨이 이사회 의장. 사진=연합뉴스 이미지 확대보기
워런 버핏(95) 버크셔해서웨이 이사회 의장. 사진=연합뉴스
미국 증시가 역사적 고평가 국면에 진입한 가운데, 워런 버핏(Warren Buffett)이 설계한 버크셔 해서웨이(Berkshire Hathaway)의 현금 보유액이 사상 최대치를 갈아치우며 투자자들에게 날카로운 경고음을 울리고 있다.
더스트리트(TheStreet)의 10일(현지시각) 보도에 따르면, 버크셔는 올 1분기 말 기준 약 3970억 달러(약 602조 원)의 현금과 단기 미 국채를 쌓아두고 있으며, 버핏이 가장 중시하는 시장 가치 평가 지표가 231%로 치솟아 경고 기준선을 크게 웃돌고 있다.

현금 3970억 달러… 애플·아마존·알파벳·MS 합산 유동성 초과


버크셔는 2026년 1분기 말 기준 약 3970억 달러(약 602조 원)의 현금성 자산과 단기 미 국채를 보유 중이라고 분기 보고서에 공시했다.

이는 2025년 말의 3730억 달러(약 566조 원)보다 석 달 만에 약 240억 달러(약 36조 원) 불어난 수치다.

블룸버그(Bloomberg) 보도에 따르면 버크셔는 해당 분기에 주식 매수보다 81억 달러(약 12조 원) 더 많은 주식을 팔아치워 순매도 기조를 이어갔다. 이 현금 규모는 애플·아마존·알파벳·마이크로소프트 네 곳의 유동성 합산치를 웃도는 수준이다.

버핏은 CNBC와의 인터뷰에서 "내가 버크셔를 맡은 뒤 세 차례 주가가 50% 넘게 빠진 적이 있다"며 "이 정도(최근 9% 조정)로 흥분할 이유가 없다"고 선을 그었다.

올 1월 고점 대비 S&P500이 약 9% 하락하는 과정에서 "버핏이 드디어 매수에 나설 것"이라는 기대가 시장에 팽배했지만, 버크셔는 오히려 현금을 더 쌓았다.

현금 더미의 내역을 들여다보면 단순 예금은 515억 달러(약 78조 원) 수준이고, 나머지 3393억 달러(약 515조 원)가 단기 미 국채에 묶여 있다.

버크셔는 3개월물 국채 수익률 3.72%(6월 5일 기준)를 활용해 연간 약 200억 달러(약 30조 원)에 달하는 이자 수익을 거두고 있는 셈이다.

버핏 지표 231%… "불장난" 경고선 200% 이미 돌파


버핏은 주식 가치 판단 때 S&P500의 선행 주가수익비율(PER)보다 '버핏 지표'를 더 중시한다. 이 지표는 미국 상장 주식의 시가총액 총합을 국내총생산(GDP)으로 나눈 비율로, 시장 전체의 과열 여부를 가늠하는 잣대로 쓰인다.

구루포커스(GuruFocus) 데이터에 따르면 이 지표는 현재 약 231%로 사상 최고치를 기록하고 있다. 어드바이저 퍼스펙티브스(Advisor Perspectives)는 가장 최근 GDP 추정치를 반영한 수치를 229.7%로 산출했으며, 이는 장기 추세 대비 약 2 표준편차 웃도는 수준이다.
버핏은 지표가 70~80% 수준일 때를 "주식 매수가 잘 통하는 환경"으로 규정했고, 200%에 근접하면 "불장난을 하는 것"이라고 경고한 바 있다.

팩트셋(FactSet)에 따르면 S&P500의 선행 PER는 현재 약 21배로, 장기 역사적 평균인 16배를 크게 웃돈다. 증권가에서는 이 두 지표의 동반 과열이 버크셔의 역대 최대 현금 보유와 맞물려 "추가 조정이 오면 그때 움직이겠다"는 버핏 식 사고의 연장선상으로 읽힌다는 분석이 나온다.

에이블 체제 개막… 알파벳에 266억 달러 집중 투자


버핏의 뒤를 이어 올 1월 최고경영자(CEO) 자리에 오른 그렉 에이블(Greg Abel)은 전임자와 다른 행보로 시장의 눈길을 끌고 있다.

버크셔는 최근 알파벳(Alphabet)이 인공지능(AI) 인프라 투자 재원 마련을 위해 실시한 847억 달러(약 128조 원) 규모의 주식 발행에 참여해 A주 50억 달러(약 7조 6000억 원)어치를 주당 약 352달러에, C주 50억 달러어치를 주당 약 348달러에 각각 사들였다.

에이블이 1분기에 이미 집행한 약 110억 달러(약 16조 7200억 원)까지 합산하면 알파벳 투자 누계액은 266억 달러(약 40조 4240억 원)에 달한다. 시가 기준 평가액은 약 320억 달러(약 48조 원)로 불어났다.

모틀리풀(Motley Fool)에 따르면 알파벳 보유 지분 규모는 현재 버크셔 전체 주식 포트폴리오에서 애플·아메리칸 익스프레스·코카콜라와 나란히 4대 보유 종목 중 하나로 올라섰다. 불과 몇 달 전만 해도 한 주도 없던 종목이 단숨에 최상위 보유 목록에 진입한 것이다.

에이블의 첫 분기 운영 실적도 돋보인다. 영업이익은 113억 5000만 달러(약 17조 2463억 원)로 1년 전보다 약 18% 늘었고, 순이익은 101억 달러(약 15조 3469억 원)로 2025년 1분기(46억 달러)의 두 배 이상으로 뛰었다.

CNN은 이를 근거로 에이블 체제 출범 첫 분기를 "실적 면에서 강력한 출발"로 평가했다. 에이블은 또 지난 3월 2억 3400만 달러(약 3555억 원) 규모의 자사주 매입도 승인했다. 버크셔가 자사주를 매입한 것은 2024년 5월 이후 처음이다.

월가에서는 "에이블이 현금 더미를 유지하면서도 알파벳에 공격적으로 베팅하는 이중 전략을 택한 것은, 버핏의 가치 투자 원칙과 AI 시대 기술 성장에 동시에 응답하는 행보"라는 시각이 지배적이다.

다만 3970억 달러라는 사상 최대 현금 더미가 시장에 내보내는 신호 자체는, 에이블이 어떤 개별 투자를 택하든 간에 지금의 전체 시장 가격 수준을 버크셔가 여전히 매력적이지 않다고 보고 있음을 뚜렷하게 드러낸다는 분석이 나온다.


진형근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jinwook@g-e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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