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뉴 글로벌이코노믹 로고 검색
검색버튼

[김대호 인물] 머스크 슈퍼리치 재산 반토막 "조만장자 탈락"

슈퍼리치의 굴욕 스페이스X 테슬라 주가 폭락 이유는
일론 머스크 테슬라 CEO/ 사진=로이터 이미지 확대보기
일론 머스크 테슬라 CEO/ 사진=로이터
세계 최고 부자인 일론 머스크의 재산이 크게 줄어들고 있다. 개인 자산이 불과 한 달여 만에 반토막이 났다. 경제전문지 포브스의 집계에 의하면 머스크의 자산 규모는 6957억 달러로 줄었다. 지난 6월 16일 스페이스X 상장 직후 주가 고공 행진에 힘입어 세웠던 역사적 최고치 1조 4500억 달러 대비 절반 수준으로 전락한 수치이다. 머스크의 자산이 7천억 달러선 밑으로 추락한 것은 지난해 12월 18일 이후 7개월 만의 일이다.
인류 역사상 최초로 꿈의 영역으로 불리던 '조만장자(Trillionaire) 타이틀을 거머쥐었던 일론 머스크는 최근 소셜미디어 엑스(X, 옛 트위터)에 "전직(Former) 조만장자"라는 자조적인 문구를 남겼다. 기술 혁신과 우주 개척의 깃발을 들고 거침없이 질주하던 머스크 제국이 불과 한 달 만에 흔들리게 된 배경에는, 그의 핵심 양대 축인 우주항공 기업 '스페이스X'와 전기차 선도 기업 '테슬라'의 주가 연쇄 폭락이 자리 잡고 있다.

머스크 자산 증발의 가장 결정적이고 치명적인 원인은 스페이스X의 주가 급락이다. 스페이스X 주가는 공모가였던 주당 135달러 이하로 떨어져 있다. IPO직후 장중 최고가였던 225.64달러와 비교하면 무려 52% 폭락한 수치이다. 성공적인 상장 이후 우주 산업의 밸류에이션 프리미엄을 독식하던 스페이스X가 폭락세로 돌아선 원인은 크게 세 가지로 요약된다. 7월 24일 수행된 초대형 우주선 스타십(Starship)의 제13차 시험비행 과정에서 치명적인 기술적 결함이 발생하였다. 1단 추진체인 슈퍼 헤비(Super Heavy) 부스터가 해상 회수 과정에서 엔진 재점화에 난조를 보이며 바다에 격렬하게 추락하였다. 스타십은 머스크가 주장하는 화성 이주 및 우주 데이터센터 구축의 핵심 기체로서, 완벽한 재사용성을 입증해야만 상업적 타당성을 확보할 수 있다. 핵심 기술 단계인 부스터 재점화 실패는 시장에 기술 완성도에 대한 근본적인 의구심을 심어주었다.

금융 시장은 수급 측면에서의 거대한 악재에 직면해 있다. 8월 4일은 스페이스X가 기업공개(IPO)를 단행한 이후 처음으로 공식 실적을 발표하는 날이다. 비상장 시절 베일에 싸여 있던 구체적인 재무제표가 공개될 예정이다. 시장은 그동안 누적되어 온 막대한 연구개발(R&D) 비용과 손실 폭에 주목하고 있다. 8월 6일에는 내부자 보유 주식의 보호예수(Lock-up)가 해제된다. 대규모 물량 폭탄이 시장에 쏟아질 수 있다는 우려가 투자 심리를 완전히 위축시켰다.투자자들이 재무제표의 내면을 검토하기 시작하면서 스페이스X의 펀더멘털에 대한 냉정한 평가가 내려지고 있다. 머스크는 화성 식민지 건설과 우주 데이터센터 구축 등 화려한 미래비전을 제시해왔으나, 현재 실제로 안정적인 수익을 창출하는 사업은 위성 인터넷 서비스인 '스타링크(Starlink)'가 유일하다. 수십조 원이 소요되는 스타십 개발 비용을 스타링크 단일 수익으로 충당하기에는 재무적 부담이 극에 달했다는 진단이다.
머스크 제국의 또 다른 기둥인 테슬라 역시 시장 기대치를 밑도는 2분기 실적을 발표하면서 주가 하락세를 부채질하였다. 테슬라 주가는 7월 23일 2분기 실적 발표 직후 하루 만에 15% 폭락하였으며, 27일 오전에는 주당 307.92달러까지 떨어졌다. 이로써 테슬라는 올해 들어서만 주가가 30% 급락하며 지난 1년간 거두었던 상승분을 모두 반납하는 불상사를 맞이하였다.테슬라 실적의 핵심 문제점은 '외형 성장과 수익성의 디커플링(Incoupling)'이다. 2분기 동안 인도량과 차량 판매량은 늘어났으나, 글로벌 전기차 시장의 수요 둔화와 중국 업체들과의 치열한 가격 경쟁 속에서 지속한 가격 인하 정책이 발목을 잡았다. 여기에 신규 라인 증설 및 기술 개발에 따른 영업비용 증가가 가산되면서, 2분기 순이익은 전년 동기 대비 5% 감소한 11억 1천400만 달러에 그쳤다. 이는 증권가 전망치였던 13억 달러를 현저히 밑도는 수치이다.

실적 발표 직후 도이치뱅크는 테슬라의 목표 주가를 기존 465달러에서 420달러로 하향 조정하였으며, 투자은행들은 테슬라가 단순 전기차 제조사를 넘어 AI 및 자율주행 선도 기업으로 인정받기 위해서는 로보택시 등 신사업의 실질적인 수익화가 시급하다고 지적하고 있다.일론 머스크가 처한 위기는 단순한 주가 변동이나 일시적 자산 감소에 그치지 않는다. 이는 기술적 비전과 현실적 재무 성과 사이의 격차가 벌어지면서 발생하는 '시장의 냉정한 이성 되찾기' 과정으로 해석해야 한다.

첫째, 스페이스X의 상장 후 펀더멘털 검증이다. 비상장 시절에는 미래 비전과 머스크라는 인물의 카리스마만으로 높은 밸류에이션을 정당화할 수 있었으나, 공개 시장에 진입한 이상 분기별 실적과 재무 건전성 증명이 필수적이다. 오는 8월 4일 예정된 첫 실적 발표에서 적자 폭과 매출 구조가 어떻게 나타나는가에 따라 주가의 추가 하락 여부가 결정될 것이다. 둘째, 테슬라의 본업 경쟁력 회복과 신사업 성과이다. 캐즘(Chasm) 국면에 진입한 전기차 시장에서 가격 경합만으로 생존하기는 어렵다. Full Self-Driving(FSD) 기술의 완벽한 상용화와 로보택시 서비스의 실질적 매출 전환이 이루어지지 않는다면, 테슬라에 부여되었던 고평가 멀티플은 지속해서 축소될 위험이 있다.일론 머스크의 '조만장자' 타이틀 박탈은 거품이 걷히고 개별 기업의 본질가치(Intrinsic Value)가 본격적으로 시험받는 무대에 올랐음을 의미한다. 8월 초 스페이스X의 락업 해제와 첫 실적 발표, 그리고 테슬라의 마진율 회복 여부가 향후 머스크 제국의 향방을 가르는 핵심 분수령이 될 것이다.


김대호 글로벌이코노믹 연구소장 tiger8280@g-enews.com
맨위로 스크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