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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이란, 종전 MOU 서명 초읽기… 호르무즈 즉시 개방·핵 협상 60일 시한

파키스탄 "최종 합의문 완성"… 서명식 스위스 제네바·이번 주말 유력
트럼프 "이란, 핵무기 영구 포기 동의"… 최고지도자 하메네이 최종 승인만 남아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사진= 로이터연합뉴스이미지 확대보기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사진= 로이터연합뉴스
이란과 미국의 전쟁이 108일째를 맞은 13일(현지시각), 양국이 종전 양해각서(MOU) 서명을 목전에 두면서 호르무즈 해협 전면 재개방과 유가 하락 여부에 글로벌 시장의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파키스탄이 "최종 합의문이 완성됐다"고 공식 선언하고 미국 정부 고위 관계자도 서명 가능성을 "80~85%"로 제시한 가운데, 이란 최고지도자 모즈타바 하메네이의 최종 승인이 마지막 관문으로 남아 있다.

로이터·AP통신·CBS뉴스 등 주요 외신이 12일(현지시각) 일제히 보도한 내용을 종합하면, 파키스탄 샤바즈 샤리프 총리는 이날 소셜미디어를 통해 "미국과 이란 사이의 최종 합의 문안이 완성됐으며 파키스탄은 양측과 함께 다음 단계 절차를 마무리하고 있다"고 밝혔다. 그는 "평화가 지금처럼 가까웠던 적이 없다"고 덧붙였다.

MOU 핵심 내용… 호르무즈 즉시 개방, 핵 협상은 별도 60일


이번 MOU의 골격은 크게 세 축으로 구성된다. 첫째, MOU 서명과 동시에 호르무즈 해협이 무관세로 즉시 개방되고 미군의 대이란 해상봉쇄도 함께 해제된다. 트럼프 대통령은 취재진에게 "서명하는 즉시 호르무즈 해협이 열린다"며 "해상봉쇄 해제도 그렇다"고 직접 확인했다.

둘째, 이란은 핵무기를 영구적으로 개발·보유하지 않겠다는 선언적 의무를 부담한다. 셋째, 고농축 우라늄(HEU) 처리 방식과 핵시설 해체 방법 등 핵 협상의 세부 사항은 MOU 서명 뒤 60일간의 기술 협상을 통해 별도로 결정한다.

미국 행정부 고위 관계자는 로이터통신과의 통화에서 "이란은 동결 자산 해제를 비롯한 어떠한 경제적 혜택도 핵 의무를 이행한 이후에만 받는다"며 "돈은 그들이 실제로 이행할 때 지급된다"고 강조했다.

이란이 즉각적 자산 해제를 포함시켰다고 주장하는 자국 국영 매체 보도와 정면으로 엇갈리는 내용이다.

아락치 이란 외무장관은 12일 국영 TV에 출연해 "핵 협상은 MOU가 실제로 이행되기 전에는 시작되지 않는다"고 못 박았다. 그는 호르무즈 해협 관리권은 "이란과 오만이 함께 유지한다"며 전쟁 이전 체제로 되돌아가지 않겠다는 뜻도 분명히 했다.

아락치는 MOU 서명 방식에 대해서도 "양측이 원격으로 전자 서명하는 형태가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트럼프·하메네이 사이 '90%'의 간극… 서명 변수는 여전


미국 고위 관계자는 이번 MOU를 설명하면서 "합의문은 트럼프 대통령이 개인적으로 핵 물질 처리 관련 표현을 수정하면서 이란으로부터 더 구체적인 문구를 이끌어냈다"고 밝혔다.

하메네이 최고지도자가 협상 상태에 "편안함을 느끼고 있다"는 전언도 있지만, 공식 승인 여부는 아직 확인되지 않았다.
백악관은 제네바 서명식을 위해 미 공군 수송기 C-17 4대를 유럽으로 이동시킨 것으로 알려졌다. JD 밴스 부통령이 서명식에 참석할 가능성을 염두에 둔 사전 조치로 풀이된다.

CNN은 복수의 소식통을 인용해 서명식이 이르면 이번 주말, 늦어도 다음 주 초 제네바에서 열릴 가능성이 높다고 전했다.

다만 이란 강경파 일부는 합의 내용이 충분하지 않다며 내부 반대 의사를 표명한 상태다. 이스라엘도 변수다.

이스라엘 이스라엘 카츠 국방장관은 이날 "레바논·시리아·가자·서안지구 점령 지역에서 철수하지 않겠다"는 입장을 재확인했다. 이란은 레바논 포함 전 전선에서의 전쟁 종식을 MOU의 전제 조건으로 제시해 왔다.

브렌트유 2개월 만에 최저… 유가 정상화 시점에 시장 촉각


종전 기대감에 글로벌 금융시장은 일제히 환호했다. 12일 브렌트유는 3% 넘게 내리며 배럴당 87달러대(약 13만 원)에 거래됐다.

이는 약 2개월 만의 최저치다. 전쟁이 시작된 지난 2월 28일 이후 배럴당 70달러 안팎이었던 브렌트유는 전쟁 초반 호르무즈 봉쇄 우려가 최고조에 달했을 때 140달러대까지 치솟은 바 있다.

JP모건은 최근 보고서에서 "6월 말 이전에 호르무즈가 재개방되는 것을 기본 시나리오로 보고 있지만, 글로벌 원유 재고 소진 속도를 고려하면 브렌트유는 연말까지도 배럴당 100달러 안팎을 유지할 가능성이 있다"고 밝혔다.

사우디아라비아 아람코의 아민 나세르 최고경영자(CEO)도 지난달 "6월 중순을 넘겨 호르무즈가 봉쇄 상태를 이어간다면 글로벌 원유 시장은 2027년까지 정상화되지 않을 수 있다"고 경고한 바 있다.

서명이 성사되더라도 완전한 종전까지 갈 길은 멀다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이번 MOU는 어디까지나 핵 협상을 시작하기 위한 틀일 뿐이다.

이란이 HEU 저농축화를 자국 내에서만 허용하겠다는 입장을 고수하는 한편, 미국은 농축 우라늄의 국외 반출을 핵심 조건으로 고수하고 있어 후속 60일 협상 역시 험난한 과정이 예고된다.

이번 주 프랑스에서 열리는 주요 7개국(G7) 정상회의도 이란전 처리 방향을 놓고 트럼프 대통령과 유럽 정상들 간의 불협화음이 불거질 수 있는 자리여서 또 다른 변수로 꼽힌다.


진형근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jinwook@g-e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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