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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켓몬 고 데이터, 군용 드론 AI로… 민간 정보 ‘이중용도’ 논란

AR 게임의 공간 스캔 자산, 위성항법장치(GPS) 먹통 된 분쟁 지역 내비게이션 기술로 응용
범용 공간 AI의 군사 영역 전용 확산… 미국·사우디 아우르는 복잡한 안보 이해관계 부각
글로벌 인기 증강현실(AR) 모바일 게임 ‘포켓몬 고’의 이용자들이 수집한 3차원 공간 스캔 데이터가 군용 드론의 인공지능(AI) 내비게이션 모델 학습에 간접 활용되고 있다. 이미지=제미나이3이미지 확대보기
글로벌 인기 증강현실(AR) 모바일 게임 ‘포켓몬 고’의 이용자들이 수집한 3차원 공간 스캔 데이터가 군용 드론의 인공지능(AI) 내비게이션 모델 학습에 간접 활용되고 있다. 이미지=제미나이3

영국 일간지 가디언은 지난 12(현지시각) 글로벌 인기 증강현실(AR) 모바일 게임 포켓몬 고의 이용자들이 수집한 3차원 공간 스캔 데이터가 군용 드론의 인공지능(AI) 내비게이션 모델 학습에 간접 활용된 것으로 나타났다고 밝혔다.

민간 게임 데이터가 고도의 방산 소프트웨어 기술에 기여하는 구조가 드러나면서, 상업 정보가 이중용도(Dual-use) 안보 자산으로 전환되는 흐름에 대한 글로벌 통제와 규제 논란이 확산되는 양상이다.

범용 공간 AI 모델, GPS 불능 전장의 눈으로 응용


포켓몬 고 개발사인 나이언틱은 게임 내 특정 구역을 촬영하면 보상을 주는 방식으로 전 세계 이용자들로부터 수십억 건의 공간 스캔 데이터를 축적했다. 이 데이터 자산은 나이언틱에서 인공지능 부문으로 분사한 나이언틱 스페셜(Niantic Spatial)’의 범용 공간 인공지능 모델을 구축하는 핵심 학습 자료로 사용됐다. 나이언틱 스페셜은 지난해 12월 군용 드론의 공간 인식 소프트웨어를 개발하는 기업인 반토(Vantor)’와 전략적 공동 사업 계약을 체결했다.
이번 협력은 전파 방해(Jamming)나 기만(Spoofing)으로 인해 위성항법장치(GPS) 신호가 완전히 끊긴 교전 지역에서 드론이 지형을 스스로 인식해 정밀 비행할 수 있도록 돕는 기술을 고도화하는 데 목적이 있다.

피터 윌친스키 반토 최고제품책임자(CPO)는 외신 인터뷰에서 "현대 전장 환경에서는 새로운 하드웨어보다 소프트웨어를 빠르게 업그레이드하는 능력이 핵심"이라고 밝혔다. 나이언틱과 반토 측은 포켓몬 고의 원본 지상 스캔 데이터가 반토에 직접 제공되지는 않았으나, 기초가 되는 인공지능 파운데이션 모델을 고도화하는 과정에 해당 데이터가 사용된 사실은 인정했다.

자산 매각과 방산 계약… 다층화되는 지정학적 경로


정보기술(IT) 및 안보 전문가들은 민간 상업용 데이터가 인공지능 기술을 매개로 군사 영역에 응용되는 현상에 대해 신중한 접근을 요구하고 있다.

호주 디지털권리감시단(DRW)의 톰 설스턴 정책 책임자는 이용자가 방대한 약관을 확인하기 어렵다는 점을 지적하며 규제 당국의 공정성 평가 도입을 촉구했다. 시드니대학교 인공지능·신뢰·거버넌스 센터의 롭 니콜스 선임연구원은 과거 운동 기록 앱 스트라바의 위치 정보가 군사 기지 노출로 이어진 사례를 언급하며 민간 데이터의 안보 리스크가 지속해서 구체화하고 있다고 진단했다.

데이터의 사업화 과정 이면에는 글로벌 방산 시장의 복잡한 이해관계가 얽혀 있다. 나이언틱은 지난 2025년 비디오게임 부문을 사우디아라비아 국부펀드 소유의 글로벌 게임사 스코플리(Scopely)’35억 달러(53100억 원)에 매각했다. 반면 3차원 공간 데이터 자산은 나이언틱 스페셜로 이관되어 미국의 신흥 방산 공급망과 연결됐다.

반토는 올해 2월 미국 육군과 최대 21700만 달러(3296억 원) 규모의 인공지능 기반 훈련 소프트웨어 공급 계약을 체결했다. 사우디 자본 유입과 미국 국방부의 기술 채택이 동시에 맞물리면서, 민간 데이터 자산의 지정학적 경로가 다층화되고 있다.

이중용도 기술 시대, 투자자가 주목할 3대 지표


3차원 공간 데이터 확보 능력이 차세대 방산 소프트웨어 경쟁력의 핵심 지표로 부상함에 따라, 국내외 정보기술 및 방산 투자자들이 중장기적으로 주시해야 할 기준선은 다음과 같다.
첫째, 정보기술 기업의 방산 소프트웨어 매출 다각화 지표다. 팔런티어(Palantir)나 앤듀릴(Anduril)처럼 민간 인공지능 및 빅데이터 기술을 국방 분야 매출로 연결하는 기업들의 밸류에이션 재평가 추이를 추적해야 한다.

둘째, 글로벌 데이터 블록화 및 국외 반출 규제 강화 수위다. 유럽연합(EU)의 데이터법(Data Act)이나 미국 외국인투자심의위원회(CFIUS)의 안보 심사처럼, 국가 안보 자산으로 격상된 공간 데이터의 해외 이전을 제한하는 법적 흐름을 확인해야 한다.

셋째, 상장 플랫폼 기업들의 개인정보 보호약관 개정 동향이다. 서비스 이용 조건에 '인공지능 모델 학습을 위한 제3자 데이터 제공 및 응용' 조항의 포함 여부와 관련 키워드를 모니터링하여 법적·윤리적 리스크를 선제적으로 평가해야 한다.

일상의 편의와 오락을 위해 수집된 국경 없는 민간 데이터가 기술 융합을 통해 언제든 전장의 핵심 인프라로 응용될 수 있는 시대다. 이는 데이터 확보 능력 자체가 안보 자산이자 기업 가치의 핵심 변수로 재평가되는 흐름을 의미한다.


김주원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park@g-e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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