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도, '꿈의 원자로' PFBR 임계 달성… 2047년 100GW 목표 현실로
베트남, 닌투안 1·2호기 부지 정리 100% 완료… 10년 만에 건설 재개 초읽기
중동 공급망 불안에 원자력을 탄소중립·경제 성장의 핵심 동력으로 선택
베트남, 닌투안 1·2호기 부지 정리 100% 완료… 10년 만에 건설 재개 초읽기
중동 공급망 불안에 원자력을 탄소중립·경제 성장의 핵심 동력으로 선택
이미지 확대보기지난 7일(현지시각) AFP 통신과 베트남 경제매체 카페에프(Cafef) 등 복수의 현지 매체에 따르면, 나렌드라 모디 인도 총리는 6일 남부 타밀나두주 칼파캄에 위치한 시형 고속증식로(PFBR)가 '임계(Criticality)' 단계에 도달했다고 공식 발표했다. 임계는 원자로 내 핵분열 연쇄 반응이 일정하게 유지되는 상태로, 상업 발전 직전 단계다. 같은 날 베트남 닌투안성 정부도 닌투안 1·2호기 원전부지와 재정착 구역의 토지 수용 및 이주 대책을 100% 완료했다고 발표했다.
이미지 확대보기인도 "먹는 것보다 더 많이 만든다"… 토륨 기반 에너지 자립 승부수
인도가 임계 달성에 성공한 시형 고속증식로(PFBR)는 핵분열 과정에서 투입한 핵연료보다 더 많은 핵연료를 재생산하는 '증식로(Breeder Reactor)' 방식의 혁신 원자로다. 모디 총리는 이를 "인도 민간 원자력 여정의 역사적 이정표이자 제2단계 원자력 프로그램으로 나아가는 결정적 진전"이라고 평가했다.
이번 성공은 단순한 발전 능력 확대를 넘어 '에너지 주권' 확보라는 전략적 의미를 띤다. 인도는 세계 최대 수준의 토륨 매장량을 보유하고 있음에도 기술적 한계 때문에 우라늄 수입에 의존해 왔다. PFBR은 우라늄으로 플루토늄을 생산하고, 이를 다시 토륨 연소에 활용하는 3단계 원자력 사이클의 핵심 가교 기술이다. 인도는 이 기술을 발판으로 현재 8GW(기가와트) 수준인 원전 설비 용량을 2047년 독립 100주년까지 100GW로 12배 이상 확대한다는 국가 목표를 추진 중이다.
베트남 "성장 멈출 수 없다"… 2030년 전력 대란 막기 위한 현실적 선택
베트남은 2016년 안전성 우려와 재정 부담을 이유로 전면 중단했던 닌투안 원전 프로젝트를 10년 만에 재가동했다. 지난 6일 응우옌 비엣 훙 칸호아성 인민위원회 위원장 주재로 열린 회의 보고에 따르면, 닌투안 1호기 발전소 부지(449.37헥타르)와 인근 재정착 구역 전체에 대한 토지 수용과 주민 이주 절차가 모두 마무리됐다.
베트남의 원전 정책 전환은 수급 불균형이라는 현실적 압박에서 비롯됐다. 전력 계획 VIII에 따르면 베트남은 2030년까지 약 15만MW(메가와트)의 전력을 확보해야 한다. 연평균 10%에 육박하는 경제 성장 속도를 떠받치기에 태양광·풍력 등 재생에너지는 간헐성 문제가 크고, 석탄 화력은 국제사회의 탄소중립 압박이 발목을 잡는다. 원자력이 24시간 안정적으로 공급 가능한 '기저 부하(Base Load)' 전원으로 낙점된 배경이다. 베트남 정부는 지원 특별법인 '결의안 121/2026/UBTVQH15'를 제정해 제도적 기반 마련도 서두르고 있다.
한국 원전 수출, 기회와 과제 동시에 직면
한국·일본·중국·러시아·프랑스 등 원전 수출 경쟁국들의 수주 각축전도 다시 가열될 전망이다. 업계 관계자는 "베트남 정부가 부지정리를 마무리한 것은 사실상 건설 공정 단계로 진입할 준비가 됐다는 신호"라며 "안전성 우려를 불식시킬 수 있는 차세대 소형모듈원자로(SMR)가 유력한 대안으로 부상할 가능성이 크다"고 전망했다. 한국수력원자력이 개발 중인 혁신형 SMR(i-SMR)과 APR1400 노형이 경쟁 후보군에 포함될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한편, 아시아 원전 시장의 향방을 가늠할 세 가지 지표가 주목받는다.
첫째, 인도 PFBR의 상업 운전 안정성이다. 임계 달성은 시작일 뿐, 실제 전력망에 연결해 안정적인 출력을 오랜 기간 유지할 수 있어야 기술적 완성도를 인정받는다. 고속증식로의 상업화 사례가 전 세계적으로도 극히 드물다는 점에서 국제 원자력 업계의 시선이 집중되고 있다.
둘째, 베트남 원전 특별법의 실질적 시행 여부다. 결의안 121호가 착공 일정과 재원 조달 방식, 기술 파트너 선정 절차를 얼마나 명확히 뒷받침하느냐에 따라 프로젝트 속도가 달라진다.
셋째, 글로벌 우라늄·토륨 원자재 가격 변동이다. 원전 자립도가 낮은 국가들이 잇달아 대규모 건설 계획을 발표하면 핵연료 시장의 수급 불균형이 심화될 수 있다. 이는 원전 경제성 계산을 근본적으로 바꿀 변수다.
인도와 베트남의 동시 행보는 탈탄소·에너지 안보라는 두 마리 토끼를 원자력으로 동시에 잡으려는 아시아 신흥 경제권의 전략적 수렴이다. 이 흐름이 얼마나 빠르게 현실화되느냐가 향후 10년 아시아 에너지 지형의 핵심 변수가 될 것으로 보인다.
김주원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park@g-enews.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