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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란 전쟁發 에너지 쇼크… 4000억 달러 AI 투자 구조 흔든다

전기값이 무너지면 AI도 무너진다”… 에너지 위기, 부채와 전력 소비 기반 인공지능(AI) 산업 투자 구조에 심각한 경고등
과도한 설비 투자와 복잡한 파생금융 기법(SPV) 의존 AI 생태계, 고금리·고비용 압박에 직면
수익성 악화하면 불투명한 사모펀드 대출로 얽힌 AI 투자 거품이 한순간에 붕괴 우려
이란과 미국 간의 갈등으로 호르무즈 해협 봉쇄 위기가 고조되는 가운데, 이번 전쟁발 에너지 가격 상승이 단순한 물가 문제를 넘어 글로벌 AI 산업의 존립을 위협한다는 분석이 나왔다. 이미지=제미나이3이미지 확대보기
이란과 미국 간의 갈등으로 호르무즈 해협 봉쇄 위기가 고조되는 가운데, 이번 전쟁발 에너지 가격 상승이 단순한 물가 문제를 넘어 글로벌 AI 산업의 존립을 위협한다는 분석이 나왔다. 이미지=제미나이3
이란과 미국 간의 갈등으로 호르무즈 해협 봉쇄 위기가 고조되는 가운데, 이번 전쟁발 에너지 가격 상승이 단순한 물가 문제를 넘어 글로벌 AI 산업의 존립을 위협한다는 분석이 나왔다. 영국 가디언(The Guardian)5(현지시각) 보도를 통해 "이란 전쟁으로 인한 에너지 비용 상승이 AI 붐의 취약한 경제 구조를 위협하고 있다", 특히 거대한 부채로 지탱되는 투자 모델이 붕괴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수입은 600억 달러, 투자는 4000억 달러”... 기형적 구조의 한계


AI 산업은 현재 벌어들이는 수익에 비해 들어가는 비용이 압도적으로 큰 기형적 구조를 띠고 있다. 미국 법무법인 퀸 에마누엘(Quinn Emanuel)이 최근 발표한 분석에 따르면, 지난해 글로벌 AI 부문의 매출은 약 600억 달러(906000억 원) 수준이었으나, 설비 투자액(CAPEX)은 그 7배에 달하는 4000억 달러(604억 원)에 육박했다.

이처럼 막대한 자금은 대부분 부채를 통해 조달되었다. 특히 핵심 인프라 제공업체들은 데이터센터 건설을 위해 천문학적인 금액을 빌리고 있다. 문제는 이 대출의 상당수가 규제당국의 감시망을 벗어난 사모펀드나 자산운용사의 '민간신용'에 의존하고 있다는 점이다.

영국은행(BoE) 금융정책위원회는 지난주 보고서에서 "전쟁 이전부터 이미 AI 관련 투자의 수익 실현 여부에 대한 의구심으로 판매 압력이 커지고 있었다""에너지 집약적인 데이터센터 운영 비용이 급증하면 이러한 우려는 더욱 증폭될 것"이라고 지적했다.

특수목적법인(SPV)과 부채 돌려막기... ‘2의 리먼우려


더 큰 문제는 금융 공학을 이용한 위험의 전이다. 데이터센터 운영사들은 자산과 부채를 장부에서 숨기기 위해 '특수목적법인(SPV)'을 설립하고, 미래 임대 수익을 담보로 돈을 빌리는 방식을 취하고 있다. 퀸 에마누엘 분석팀은 지난 2년간 약 1200억 달러(181조 원) 규모의 데이터센터 관련 부채가 이런 방식으로 대형 기술 기업 재무제표 밖으로 이동했다고 분석했다.

이러한 부채는 다시 자산유동화증권(ABS) 형태로 쪼개져 연기금과 일반 투자자들에게 판매되고 있다. 이는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를 촉발한 서브프라임 모기지 사태와 흡사한 구조다. 세계무역기구(WTO) 로버트 스테이거(Robert Staiger) 수석 경제학자는 "AI 붐은 극도로 에너지 집약적"이라며 "고유가가 지속될 경우 이 부문의 투자가 급격히 위축될 것"이라고 말했다.

실제로 이집트가 상점 통행금지를 시행하고 필리핀이 국가 에너지 비상사태를 선포하는 등 전 세계적인 에너지 부족 사태가 확산하는 상황에서, 데이터센터의 전기료 폭증은 수익성 악화의 직격탄이 된다. 전력 단가가 일정 수준을 넘어서면 GPU 클러스터의 가동 자체가 손실 구조로 전환된다.

단일 지점의 충격이 금융 시스템 전체로 확산


전문가들은 AI 생태계가 서로 촘촘하게 연결되어 있어, 어느 한 곳에서 발생한 부실이 도미노처럼 번질 수 있다고 우려한다. 퀸 에마누엘 분석가들은 "AI 생태계의 깊은 상호연결성 때문에 단일 지점(Node)에서 발생하는 결함이 여러 거래 상대방과 금융 계층으로 전파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AI 산업은 단일 구조가 아니다. 클라우드와 데이터센터를 운영하는 마이크로소프트·아마존 같은 하이퍼스케일러는 비교적 안정적인 현금흐름을 보유하고 있는 반면, GPU 공급에 의존하는 엔비디아 중심의 인프라 계층, 그리고 수익 모델이 불확실한 AI 스타트업은 에너지 비용 상승과 금리 압박에 훨씬 취약하다.

현재 미국 내 투자 성장의 70%AI 관련 상품에 집중되어 있다는 WTO의 통계는 이러한 위기감을 더한다. AI에 대한 신뢰가 흔들릴 경우 미국 증시와 글로벌 금융 시장 전체가 요동칠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AI 산업이 하늘 높은 줄 모르고 치솟은 기업가치를 증명할 만한 실제 수익을 낼 수 있느냐가 관건이다. 하지만 전쟁으로 인한 에너지 비용 상승과 고금리 기조는 AI 기업들의 '시간 벌기'를 허용하지 않는 모양새다. 영국은행 관계자는 "이란 전쟁이 성장을 누르고 인플레이션을 자극하며 금융 여건을 긴축시킬 가능성이 크다", 이것이 AI 업종의 주가 리스크와 직결될 것이라고 거듭 강조했다.

다만 모든 AI 투자가 붕괴로 이어질 것이라는 전망에는 신중론도 존재한다. AI는 기업 생산성을 구조적으로 끌어올릴 잠재력이 있으며, 일부 대형 기술 기업들은 막대한 현금흐름을 바탕으로 단기 충격을 흡수할 수 있다. 이 경우 현재의 위기는 거품 붕괴가 아니라 과잉 투자 정리국면에 그칠 가능성도 있다.


김주원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park@g-e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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