센트러스, 글로벌 EPC 거두 '플루오르'와 계약… 13년 만의 미 본토 농축 시설 대확장
2.3조 원 규모 수주 잔고 확보 및 차세대 SMR 연료(HALEU) 양산 체제 가동
2029년 가동 목표, 테네시-오하이오 잇는 '핵연료 벨트' 구축으로 국가 안보 강화
2.3조 원 규모 수주 잔고 확보 및 차세대 SMR 연료(HALEU) 양산 체제 가동
2029년 가동 목표, 테네시-오하이오 잇는 '핵연료 벨트' 구축으로 국가 안보 강화
이미지 확대보기미국이 지난 10년 넘게 지속된 외산 핵연료 의존의 사슬을 끊고 본토 내 '핵연료 자립'을 위한 대규모 산업 기지 건설에 착수했다.
World Nuclear News (WNN)는 지난 18일(현지시각) 미국 유일의 농축 기술 보유사인 센트러스 에너지(Centrus Energy)의 공식 발표 내용을 인용하여 센트러스 에너지가 세계적인 엔지니어링 거두 플루오르(Fluor)를 EPC(설계·조달·시공) 파트너로 선정하고 오하이오주 파이크턴(Piketon) 우라늄 농축 시설의 대대적인 확장에 돌입했다고 보도했다
이는 2013년 이후 중단된 미국의 산업용 농축 역량을 복원하여 러시아산 우라늄 점유율을 대체하고, 차세대 원전(SMR) 및 핵잠수함용 연료 등 국가 안보 핵심 자산을 직접 통제하겠다는 강력한 의지로 풀이된다.
3단계 성장 전략, 23억 달러 수주 잔고에서 HALEU(고순도 저농축 우라늄) 양산까지
첫째, 상업용 저농축 우라늄(LEU)의 안정적 공급이다. 센트러스는 현재 약 23억 달러(약 3조3200억 원)에 달하는 LEU 수주 잔고를 확보한 상태다. 이번 확장은 기존 원전 노심에 들어갈 연료의 체증을 해소하는 급선무를 해결하기 위함이다.
둘째, 차세대 원전 시장의 게임 체인저 'HALEU' 확보다. 미래형 원자로에 필수적인 고순도 저농축 우라늄(HALEU)은 그간 러시아가 사실상 독점해 왔다. 센트러스는 지난 1월 미 에너지부(DOE)로부터 9억 달러 규모의 과업을 수주했으며, 이번 확장을 통해 연간 12톤 규모의 HALEU 생산 역량을 갖출 계획이다.
셋째, 수직 계열화를 통한 제조 혁신이다. 센트러스는 테네시주 오크리지의 원심분리기 공장에 5억6000만 달러 이상을 투입, 독자 모델인 AC100 원심분리기를 대량 생산하여 오하이오 농축 시설에 공급하는 체계를 완성했다. 이는 외부 기술 유출 우려가 없는 순수 미국 기술의 집약체다.
에너지 안보를 넘어 '핵 억제력'의 핵심 열쇠
이번 발표에서 특히 주목해야 할 지점은 '국가 안보 미션'과의 연계성이다. 센트러스 측은 이번 시설이 "미 해군 핵잠수함 연료 공급과 더불어 전략 무기의 핵심인 트리튬(삼중수소) 생산을 지원하게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즉, 에너지 정책을 넘어 미국의 군사적 핵 억제력을 유지하기 위한 필수 인프라라는 분석이다.
다만, 현실적인 제약도 존재한다. 핵연료 사이클은 고도의 정밀함과 긴 리드타임을 요구한다. 플루오르의 EPC 역량이 투입되더라도 원심분리기 뱅크의 실제 양산 안정성 확보에는 상당한 시간이 소요될 수 있다.
또한, 2029년 가동 시점까지 국제 우라늄 시세 변동과 정책적 지원의 지속 여부가 프로젝트의 최종 수익성을 결정지을 변수로 꼽힌다.
2029년 '메이드 인 USA' 핵연료 시대의 개막
한국 원전 산업계에도 시사하는 바가 크다. 미국의 공급망 요새화는 글로벌 원전 시장에서 러시아·중국 세력을 밀어내고 한미 동맹 중심의 새로운 질서를 형성하는 신호탄이 될 수 있다.
우리 기업들은 미국의 HALEU 공급망 형성에 따른 기자재 협력 기회를 모색하는 한편, 핵연료 수급의 대미 의존도 변화 가능성에도 면밀히 대비해야 한다.
2029년, 미국이 다시 우라늄 농축의 종주국 자리를 되찾는 순간, 세계 원자력 지형도는 완전히 다시 그려질 전망이다.
서진욱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jinwook@g-enews.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