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도-EU, 전 세계 GDP 25% 아우르는 역사적 FTA 체결... '차이나 엑시트' 가속화
미국 보호무역주의가 부른 역설... 관세 장벽 피해 인도로 몰리는 글로벌 자본
타밀나두 '메가 조선 클러스터'가 한-인도 공급망 결속의 핵심 분수령 될 것
미국 보호무역주의가 부른 역설... 관세 장벽 피해 인도로 몰리는 글로벌 자본
타밀나두 '메가 조선 클러스터'가 한-인도 공급망 결속의 핵심 분수령 될 것
이미지 확대보기트럼프 행정부의 강력한 관세 위협과 중국의 과잉 생산 공세가 글로벌 경제 질서를 뒤흔드는 가운데, 인도가 유럽연합(EU)과 전격적으로 자유무역협정(FTA)을 타결하며 '포스트 차이나' 시대를 향한 거침없는 행보를 보이고 있다.
미국 경제 전문지 배런스(Barron's)는 지난 18일(현지시각) 브라이언 P. 클라인(Brian P. Klein) 리지포인트 글로벌 창립자의 분석을 통해, 인도가 이번 FTA를 기점으로 글로벌 가치사슬(GVC)의 새로운 중심축으로 우뚝 섰다고 보도했다.
나렌드라 모디 인도 총리와 우르줄라 폰데어라이엔 EU 집행위원장은 지난 1월 27일, 20년간 표류하던 협상을 마무리 짓고 2027년 발효를 목표로 한 '무관세 동맹'에 합의했다. 이는 미국발 관세 압박이라는 공통의 위기감이 인도와 유럽을 강력하게 결속시킨 결과로 분석된다.
미국 관세 우회하는 '인도 루트'... 2030년 세계 3대 경제국 도약 가시화
특히 주목할 대목은 관세 장벽의 붕괴다. 미국이 인도산 제품에 18%에서 최대 50%의 관세를 예고한 것과 달리, EU와의 협정은 대부분의 공산품에 대해 '무관세(Zero Tariff)'를 보장한다.
실제로 인도는 이번 협정을 통해 인도산 자동차 수입 관세를 110%에서 단계적으로 10%까지 낮추는 파격적인 시장 개방안을 제시했다. 이러한 환경 변화는 즉각적인 투자 확대로 이어져 BMW의 전기차 생산 가속화, 에릭슨의 R&D 허브 구축, 한국 HD현대의 초대형 조선소 건설 추진 등 글로벌 기업들의 인도행(行)을 재촉하고 있다.
타밀나두 '메가 클러스터'의 부상... 한국 제조업의 새로운 '지경학적 승부수’
인도 내에서도 가장 역동적인 변화가 일어나는 곳은 남부 타밀나두(Tamil Nadu)주다. 인도는 최근 약 32조 원 규모의 예산을 투입해 투투쿠디 지역에 인도 최초의 ‘메가 조선 클러스터’를 조성하고 있으며, 이는 이미 현지에 진출한 현대차·기아의 자동차 클러스터와 시너지를 내며 거대한 제조 허브로 진화하고 있다.
특히 인도-EU FTA는 한국기업들에 새로운 수출 방정식을 제시한다. 한국기업이 타밀나두 등 인도 현지 시설에서 최종 생산을 진행할 경우, 인도-EU FTA의 무관세 혜택을 업고 유럽 시장에 직접 진입할 수 있기 때문이다.
이는 트럼프 행정부의 보호무역주의로 인한 대미 수출 리스크를 분산하고, 고령화로 쇠퇴하는 중국 시장을 대체할 '지경학적 우회로'가 될 전망이다.
리스크와 기회의 공존: '골든 에이지'를 위한 마지막 퍼즐
물론 낙관론만 있는 것은 아니다. 인도는 여전히 낙후된 물류 인프라, 뿌리 깊은 관료주의, 세계 최악 수준의 환경 오염이라는 고질적 숙제를 안고 있다. R&D 투자 규모 역시 중국의 3분의 1 수준에 머물러 있어 고부가가치 산업으로의 전환이 시급하다.
그러나 전문가들은 인도의 '인구 보너스'에 주목한다. 15~29세 사이의 젊은 층만 3억7000만 명에 달하며, 2030년 1인당 GDP가 4000달러를 돌파할 것으로 예상되는 인도는 거대한 잠재력을 지닌 역동적인 소비 시장이다.
인도가 정치적 불확실성과 인프라 한계를 한국의 스마트 제조 기술과 결합해 극복한다면, 향후 10년은 명실상부한 '인도의 시대'가 될 가능성이 농후하다.
인도는 미국과 중국의 패권 다툼 사이에서 실리 외교를 통해 독자적인 경제 영토를 확장하고 있다. 우리 기업들에 인도는 이제 단순한 생산 기지가 아닌, 유럽과 중동을 잇는 공급망의 '중간 허브'이자 미래 성장을 담보할 전략적 요충지로 재정의되고 있다.
서진욱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jinwook@g-enews.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