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미지 확대보기포드가 전기차 전략을 대폭 수정한 직후 GM이 전기차 구동 기술을 소개하는 글을 공개해 업계 안팎에서 다양한 해석이 나오고 있다. 포드와 GM은 미국 완성차 업계의 양대 산맥이다.
미국 청정에너지 전문매체 클린테크니카는 직접적인 언급은 없지만 경쟁사 포드를 의식한 메시지로 읽힐 여지도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며 21일(현지시각) 이같이 보도했다.
클린테크니카에 따르면 최근 전기차 업계 최대 이슈는 포드가 전기차 투자 계획을 크게 축소하고 기존 전략을 수정하겠다고 밝힌 것이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전기차 회의론과 친화석연료 기조가 이어지는 상황에서 일정 수준의 조정은 예상됐지만 포드의 방향 전환 폭은 시장의 예상을 웃돌았다는 평가가 나왔다.
이같은 발표 직후 GM이 자사 공식 채널을 통해 전기차 구동 시스템의 구조와 작동 원리를 다룬 글을 공개한 점이 주목을 받았다. 해당 글은 전기차 구동 유닛이 어떻게 작동하는지를 비교적 쉽게 풀어 설명하는 내용이지만 공개 시점과 메시지로 인해 업계에서는 전략적 의도가 담긴 것 아니냐는 해석도 제기됐다.
◇ “전기차는 GM의 나침반”…첫 문장부터 드러난 방향성
클린테크니카는 GM이 공개한 글의 도입부 표현에 주목했다. 해당 글은 “전기차는 GM의 나침반”이라는 문장으로 시작한다. 이는 전기차를 미래 전략의 중심 축으로 삼고 있다는 점을 분명히 드러내는 표현으로 해석된다.
글에서는 GM 전기차에 적용되는 구동 유닛을 오케스트라에 비유해 인버터, 모터, 기어셋의 역할을 각각 지휘자, 연주자, 음향 시스템에 빗대 설명했다. 배터리에 저장된 직류 전력을 교류로 변환하는 인버터, 실제 회전력을 만들어내는 모터, 이를 바퀴로 전달하는 단일 기어 구조가 유기적으로 작동한다는 점을 강조했다.
GM은 전기차 구동 유닛 상당 부분을 자체 설계하고 있으며 100년 넘게 축적한 구동계 기술력이 전기차 시대에도 경쟁력으로 이어지고 있다고 설명했다. 구조는 비교적 단순하지만 전력 제어와 소프트웨어 기술이 결합돼 높은 완성도를 구현한다는 점도 함께 부각했다.
◇ 포드 전략 수정과 대비되는 메시지
클린테크니카는 이 같은 전기차 기술 소개가 단순한 정보 전달을 넘어 GM의 전략적 자신감을 드러내는 메시지로 읽힌다고 분석했다. 포드가 전기차 투자 속도를 늦추는 상황에서 GM은 전기차 기술과 실행 역량을 이미 확보하고 있다는 점을 간접적으로 보여준 셈이라는 것이다.
특히 글 공개 시점이 포드의 전략 수정 발표 직후였다는 점에서 업계 일각에서는 “GM이 전기차를 이해하고 실행할 준비가 돼 있다는 점을 보여주려는 의도 아니겠느냐”는 해석도 나온다. 클린테크니카는 해당 콘텐츠가 수주 전부터 준비됐을 가능성이 크다고 전하면서도 결과적으로는 경쟁사의 후퇴와 대비되는 인상을 남겼다고 짚었다.
◇ 전기차 주도권 경쟁 이어질 듯
클린테크니카에 따르면 GM의 이번 행보는 경쟁사에 대한 조롱이라기보다 전기차 중심 전략을 흔들림 없이 이어가겠다는 메시지로 해석됐다. 포드의 전략 수정이 중장기적으로 어떤 성과로 이어질지는 아직 불확실하지만 GM은 전기차를 미래 핵심 축으로 삼겠다는 점을 분명히 했다는 평가다.
전통 완성차 업체들이 전기차 전략을 놓고 서로 다른 길을 선택하는 가운데 기술력과 실행력을 둘러싼 경쟁은 당분간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 클린테크니카는 이번 사례가 전기차 전환 속도를 둘러싼 글로벌 자동차 업계의 긴장 관계를 상징적으로 보여주는 장면이라고 덧붙였다.
김현철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rock@g-enews.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