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미지 확대보기전 세계 투자 시장에서 방위 관련 기업들이 주목을 받고 있다. 지정학적 이슈 등으로 인해 전쟁 구도에 변화가 생기면서 그동안 보수적이었던 방위주가 성장주로 자리매김하고 있다는 분석이다.
21일(현지시각) 블룸버그는 기존과 다르게 방위주들이 확실한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고 분석했다.
그동안 글로벌 투자자들의 포트폴리오에 방위 관련 기업들은 안정적인 종목으로 평가를 받아 왔다. 예측 가능한 수익과 안정적 이익률, 확실한 배당금 등이 강점으로 부각되었기 때문이다. 여전히 전투기 제조사 록히드 마틴, 미사일 대기업 RTX 등 거대 방위산업체들은 안정적 수익을 보장하는 종목으로 분류되고 있다.
하지만 최근 들어 이 투자 포트폴리오에 변화의 바람이 불고 있다. 새로운 기술을 앞세운 군수산업 스타트업들이 급속한 이익 성장이 기대되며 높은 기업 가치를 인정받고 있다는 것이다.
블룸버그 인텔리전스의 주가 상승률에 따르면, 드론 제조사 크라토스 디펜스 앤드 시큐리티 솔루션즈나 위성 데이터 기업 플래닛 랩스, 데이터 분석 기업 팔란티어 테크놀로지스 등이 상위권을 차지하고 있으며 이들 모두 연초 대비 최소 2배 이상 상승한 것으로 나타났다.
소형 무인기 제조사 에어로바이런먼트나 지리공간 정보 기업 블랙스카이 테크놀로지도 높은 수익률을 보이고 있다.
이 기업들의 급부상은 기존 전쟁 양상이 변화했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대표적인 것이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에서 부각된 드론 활용법이다. 이로 인해 다수의 신생 군수 드론 제조업체들이 막대한 수혜를 입고 있다.
또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오랫동안 지속되어 온 동맹 관계를 흔들면서 유럽과 아시아 각국이 자국 군사력 및 방위산업 지출을 확대하고 있다. 이 자금 일부는 미국 방위 관련 기업으로 흘러갈 것으로 예상되고 있어 안정적이고 보수적이었던 군수산업 종목의 주식들이 성장주로 재평가되고 있는 모습이다.
오션 파크 자산운용 제임스 세인트 오빈 최고투자책임자(CIO)는 “2025년은 방위 관련 기업들에게 새로운 새벽이 되고 있다”라며 “방위 분야는 오랫동안 디펜시브(방어적) 포지션이었지만, 새로운 국면을 맞이하고 있다”고 말했다.
S&P1500 항공우주·방위 지수는 올해 민간 항공기 부문의 호조에도 힘입어 현재까지 41% 상승했다. 2013년 이후 가장 높은 상승률로, 이른바 '매그니피센트 세븐'이라 불리는 대형 하이테크주 상승률을 약 16% 상회하고 있다.
비단 신생 스타트업들만 수혜를 보는 것이 아니다. RTX와 노스롭 그루먼 같은 전통 기업들도 두 자릿수 상승률을 기록했다.
다만 군수스타트업 투자에 위험이 없는 것은 아니라는 분석도 제기된다. 소형 무인기 제조사 에어로바이로먼트는 이번 분기 실적에 대해 신중한 전망을 내놓으며 주가가 급락했다. 주식 시장에 전반적으로 높은 밸류에이션이 형성되고 있다는 경계심이 부각되고 있기 때문으로, 10월 고점 대비 약 40% 하락했다.
크라토스는 향후 12개월 예상 이익의 약 100배 수준에서 거래되고 있다. 팔란티어의 PER(주가수익비율)은 약 190배다. 이에 비해 RTX는 27배, 록히드는 16배에 그친다. 높은 밸류에이션에 따른 문제가 지적될 수밖에 없는 환경이다.
JP모건 체이스 애널리스트 세스 사이프만은 리포트를 통해 “방위 분야 투자자들이 익숙해져 온 방식과는 다른 접근법이 요구되고 있다. 기존 밸류에이션 지표에 대한 의존도는 약화되고 개별 프로그램을 이해하는 중요성이 커지고 있다”고 말했다.
이용수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piscrait@g-enews.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