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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핵추진 잠수함 건조, 미국 태평양 공격잠수함 공백 메운다"

트럼프, 한국 SSN 건조 전격 승인…한화오션 필라델피아 조선소 건조 유력
국내 건조 vs 미국 건조 논쟁…기술 이전 확보와 중국 경제 보복 리스크 맞서
2025년 10월 22일 대한민국 거제에서 진수된 장영실 잠수함. 사진= 대한민국 해군 이미지 확대보기
2025년 10월 22일 대한민국 거제에서 진수된 장영실 잠수함. 사진= 대한민국 해군
한국이 원자력 추진 잠수함(SSN) 보유국으로 도약하며 태평양에서 수적 열세에 놓인 미 해군 잠수함 전력을 보완하는 핵심 역할을 맡게 됐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지난 1030일 한국의 핵추진 잠수함 건조를 승인했으며, 1114일 공개된 한미 팩트시트에서 공격용 핵추진 잠수함 건조 지원을 공식화했다.
CNN은 지난 20(현지시각) 한국이 세계 7번째 원자력 잠수함 운용국이 되면 미국과 한국 양국 모두에 이익이 될 것이라고 보도했다.

미 태평양 잠수함 전력 공백, 한국이 메운다


미 해군은 태평양에서 심각한 잠수함 전력 부족에 시달리고 있다. 필립 데이비슨 당시 미 인도-태평양사령관은 2019년 하원 청문회에서 "전 세계 외국 잠수함 400척 가운데 75%가 인도-태평양 지역에 배치돼 있으며, 이 중 160척을 중국, 러시아, 북한이 보유하고 있다"고 증언했다. 데이비슨 제독은 "이들 3개국이 능력을 늘리는 동안 미국은 공격 잠수함을 대체 기간보다 빠르게 퇴역시킨다"고 경고했다.

202571일 기준 미 해군 전체가 보유한 공격 잠수함은 49척에 불과하다. 이 잠수함들은 태평양뿐 아니라 대서양, 인도양 등 전 세계 모든 해양에 분산 배치돼야 한다. 더욱이 해군 관계자는 이 가운데 3분의 2만 비상시 즉각 투입이 가능한 상태라고 밝혔다. 나머지는 정비나 훈련 중이다.

보도에 따르면, 국내 방산업계는 "이는 북한의 해저 위협 대응에서 판도를 바꿀 수 있는 사건"이며 "동맹 내에서 한국의 역할을 더 유능한 안보 제공자로 변화시켜 한미 동맹에 미치는 전략 함의가 더욱 크다"고 평가한다.

이재명 대통령은 1029일 트럼프 대통령과 정상회담에서 "디젤 추진 잠수함은 잠수 시간이 짧아 중국과 북한 잠수함 추적에 제한이 있다""한국이 핵추진 잠수함을 여러 척 건조해 한반도 해역을 방어하면 미군 부담을 크게 줄일 수 있다"고 설명했다.

필라델피아 vs 국내 건조 갈림길


트럼프 대통령은 승인 발표 당시 한화그룹이 인수한 필라델피아 조선소를 건조 장소로 지목했다. 하지만 한미 팩트시트에는 건조 장소가 명시되지 않았고, 위성락 국가안보보좌관은 "잠수함 논의가 한국에서 건조될 것이라는 전제에서 진행됐다"고 밝혀 논란이 일었다.
보도에 따르면, 방산업계는 "한국이 원한 것은 단순히 원자력 잠수함 보유가 아니라 관련 기술 확보와 국내 건설을 통한 산업 효과 달성"이며 "필라델피아 조선소에서 건조하면 기술 이전을 잃게 되고, 본질상 미국 무기 구매와 다를 것이 없다"고 본다.

한화오션은 성명을 통해 "최첨단 조선 기술로 지원을 제공할 준비가 돼 있다""필라델피아 조선소 같은 시설에 대한 투자와 파트너십이 양국 번영과 공동 안보에 기여할 것"이라고 밝혔다. 한화오션은 한국의 3000톤급 디젤 잠수함 장보고-III6척 가운데 5척을 설계하고 건조한 기술 역량을 보유하고 있다.

전문가들은 어떤 방식이든 최소 10년 이상이 걸릴 것으로 본다. 미국 해운 전문가 살 메르코글리아노 캠벨 대학 교수는 CNN"한국에서 대형 모듈과 부품이 미국으로 들어오고, 원자력 발전소와 관련 추진 시스템은 미국 내에서 이뤄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중국 반발과 지정학적 리스크


한국의 핵추진 잠수함 추진은 지역 군비 경쟁을 악화시킬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된다. 북한은 한국의 SSN 추진을 "핵무기 개발을 위한 전략 움직임"이라고 규정했으나, 한국은 잠수함에 핵무기를 탑재하지 않을 것임을 명확히 했다. 북한 조선중앙통신은 "이는 지역에서 핵 도미노 현상을 일으키고 뜨거운 군비 경쟁을 촉발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중국 외교부 궈자쿤 대변인은 "중국은 한국과 미국 양국이 핵확산 방지 의무를 진지하게 이행하고 지역 평화와 안정을 촉진하는 일을 하기를 희망한다"고 밝혔다.

방산업계는 "이는 본질상 한국이 미국 주도 중국 봉쇄 전략에서 최전선의 창과 방패로 참여할 것임을 선언하는 것과 같으며, 중국의 잠재 경제 보복을 견딜 수 있을지 분석돼야 한다"고 지적한다.

한국은 지난 10월 리튬 이온 배터리를 장착한 3600톤급 재래식 잠수함 장영실함을 진수했다. 방사청은 이를 "세계 최고의 디젤 잠수함"이라고 평가했다. 그럼에도 핵추진 잠수함 추진을 계속하는 이유에 대해 방산업계는 "한반도에 전쟁 시 북한을 지원하려 한국 해역에 들어올 중국 잠수함 차단을 위해 장거리 작전을 해야 하며, 재래식 잠수함만으로는 한계가 있다"고 말한다.


박정한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park@g-e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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