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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광자 AI칩, 엔비디아 GPU보다 100배 빠르다…구형 공정으로 개발

이미지 생성·컴퓨터 비전서 압도적 속도·전력 효율…범용 칩 대체 불가
미국 반도체 제재 우회 전략…실험실→상용화 넘어야 할 과제 산적
중국 과학자들이 특정 인공지능(AI) 작업에서 엔비디아 최고급 그래픽처리장치(GPU)보다 100배 이상 빠른 성능을 낸다는 광자 기반 AI 칩 개발에 성공했다고 주장했다. 이미지=빙 이미지 크리에이터이미지 확대보기
중국 과학자들이 특정 인공지능(AI) 작업에서 엔비디아 최고급 그래픽처리장치(GPU)보다 100배 이상 빠른 성능을 낸다는 광자 기반 AI 칩 개발에 성공했다고 주장했다. 이미지=빙 이미지 크리에이터
중국 과학자들이 특정 인공지능(AI) 작업에서 엔비디아 최고급 그래픽처리장치(GPU)보다 100배 이상 빠른 성능을 낸다는 광자 기반 AI 칩 개발에 성공했다고 주장했다.
인터레스팅엔지니어링은 20(현지시각) 중국 연구진이 개발한 광자 칩 'ACCEL(액셀)''라이트젠(LightGen)'이 이미지 생성과 컴퓨터 비전 같은 제한된 작업에서 엔비디아 GPU를 크게 앞선다고 보도했다. 전문가들은 이들 칩이 범용 GPU를 대체할 수 없는 특수 목적 아날로그 기계에 불과하다고 지적한다.

전자 대신 빛으로 연산…20년 전 공정 기술로 제작


칭화대가 개발한 ACCEL은 광자 부품과 아날로그 전자 칩을 결합한 하이브리드 칩이다.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는 지난 202311ACCEL이 엔비디아 A100보다 처리 속도가 3000배 빠르고 에너지 소모는 400만 배 적다고 보도했다. 국제 학술지 네이처(Nature)에 발표된 논문에 따르면 ACCEL은 실험실 테스트에서 초당 4.6페타플롭스(PFLOPS)를 기록했다. 1페타플롭스는 초당 1000조 번 연산을 의미한다.

상하이교통대와 칭화대 공동 연구팀이 개발한 라이트젠은 200만 개 이상의 광자 '뉴런'을 가진 완전 광학 칩이다. 연구를 이끈 천이퉁 상하이교통대 교수는 SCMP"라이트젠은 성능 저하 없이 확장 가능한 새로운 칩 아키텍처를 제시한다"고 말했다. 과학 저널 사이언스(Science)에 실린 논문에 따르면 라이트젠은 초당 35700테라연산(TOPS)의 처리 속도와 664TOPS/와트의 에너지 효율을 기록했다.

두 칩 모두 전자 대신 광자를 사용해 작동한다. 광학 간섭을 이용한 계산을 수행할 수 있어 매우 빠르고 효율이 높다. ACCEL은 중국 파운드리 업체 SMIC180나노미터(nm) 구형 공정으로 제작했다. 이는 엔비디아 A1007nm, H1004nm 공정과 비교하면 20년 전 기술이다. 연구진들은 미국의 첨단 반도체 장비 수출 제한 속에서도 구형 공정으로 고성능 칩을 만들 수 있다는 점을 강조했다.

범용성 결여…생성 AI·대형언어모델과는 무관


하지만 기술 한계도 분명하다. 엔비디아 GPU는 트랜지스터를 통과하는 전자를 이용해 작동하며 명령어를 단계별로 실행할 수 있어 매우 유연하다. 여러 프로그램을 동시에 실행할 수 있다는 의미다. 반면 광자 칩은 유연성이 상대적으로 제한된다. 엔비디아 GPU를 프로그래머블 계산기로 비유한다면, 광자 칩은 목적에 맞게 설계된 아날로그 기계에 가깝다.

ACCEL과 라이트젠은 미리 설정된 아날로그 수학 연산만 수행한다. 이미지 인식, 저조도 시야, 이미지 생성, 스타일 전송, 노이즈 제거, 3D 이미지 조작 같은 작업에는 문제가 없다. 하지만 프로그램 실행, 모델 훈련, 전자 장치의 GPU나 중앙처리장치(CPU) 대체 같은 작업은 절대 할 수 없다. 특히 현재 AI 산업의 핵심인 생성 AI와 대형언어모델(LLM) 구축과는 관계가 없다.
SCMP 기사 댓글에서 한 구독자는 "일반 목적 GPU와 비교하는 것 자체가 오해를 낳는다""이 칩은 특정 AI 작업에 특화된 것으로, 범용 컴퓨팅이나 프로그램 실행을 대체할 수 없다"고 지적했다. 또 다른 독자는 "A1002020년 제품"이라며 "최신 블랙웰 시리즈와의 비교가 필요하다"고 꼬집었다. 엔비디아 H100A100 대비 AI 추론 성능이 30%, 데이터 분석 처리 시간이 40% 향상됐다.

미 제재 우회 전략…실험실서 산업 현장까지는 시간 필요


SCMP"라이트젠은 중국이 전통 실리콘 기반 반도체 경쟁에서 우회로를 찾으려는 시도의 일환으로 볼 수 있다"고 분석했다. 실제로 중국은 최근 몇 년간 광자 칩, 아날로그 컴퓨팅, 뉴로모픽 칩 등 비전통 반도체 기술에 연구 자원을 집중하고 있다. 미국은 2022년 이후 엔비디아 A100, H100 같은 첨단 AI 칩은 물론 이를 제조하는 극자외선(EUV) 노광 장비의 대중국 수출을 막았다.

다이 치옹하이 ACCEL 연구진 공동 리더는 "AI 시대를 위한 새로운 컴퓨팅 아키텍처를 개발하는 것은 최고의 성과"라며 "더 중요한 과제는 이 새로운 아키텍처를 실용 애플리케이션에 적용해 국가와 공공의 주요 문제를 해결하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전문가들은 광자 컴퓨팅이 장기적으로 AI 하드웨어의 한 축으로 자리 잡을 가능성은 인정하면서도, 당장 엔비디아 중심의 생태계를 흔들기에는 넘어야 할 산이 많다고 본다. 범용성 부족, 소프트웨어 생태계 미성숙, 기존 데이터센터 인프라와의 호환성 문제 등이 대표적이다. SCMP"라이트젠은 광자 컴퓨팅을 복잡한 창의 작업으로 확장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면서도 "실험실을 넘어 산업 현장으로 옮겨가기까지는 시간이 필요하다"고 평가했다.

미국 파이낸셜타임스(FT)는 지난 8월 중국이 2026년까지 AI 칩 생산량을 3배로 늘려 엔비디아 의존도에서 벗어나려 한다고 보도했다. 중국 AI 칩 시장에서 중국산 제품의 시장점유율이 202429%에서 202542%로 상승하며 매출액도 60억 달러(88800억 원)에서 160억 달러(236900억 원)로 급증했다는 분석도 나왔다.


박정한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park@g-e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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