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르누 방산단지 정비·부품 생산거점 제안…폴란드·핀란드·노르웨이 K9 운용국 집결
이미지 확대보기에스토니아 공영방송 ERR은 25일(현지시각) 한화에어로스페이스가 제작한 K9 자주포 6문이 추가로 에스토니아에 도착했다고 보도했다. 이번 인도분을 포함해 에스토니아는 총 1억2000만 유로(약 2020억 원) 규모로 K9 자주포 36문을 도입하게 된다.
폴란드·핀란드·노르웨이 겨냥 서비스 거점
한노 페브쿠르 에스토니아 국방장관은 ERR과 인터뷰에서 한화에 북유럽 정비·부품 중심지 설립을 제안했다고 밝혔다. 페브쿠르 장관은 "에스토니아는 강력한 항만망을 보유하고 있으며 폴란드, 핀란드, 노르웨이를 고려할 때 지리상 중심에 자리잡고 있다"며 "한화가 이곳에 서비스·부품센터를 세우는 방안을 검토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에스토니아 국방투자센터(RKIK)는 인근 국가들이 에스토니아보다 한화와 협상이 더 진행된 상태라고 인정하면서도 특정 부품 생산은 에스토니아에서 가능하다는 입장이다. 야나리 카세메츠 RKIK 전투플랫폼 부문장은 "생명주기 관리와 정비 차원에서 인근 국가들이 생산하지 않는 특정 부품들을 파악했다"며 "이런 부품들을 에스토니아에서 생산하는 것이 합리적이며 인근 국가들도 관심을 보이고 있다"고 설명했다.
실제로 폴란드는 한화와 7조 원 이상 규모로 천무 288대를, 핀란드는 K9 자주포 48문을, 노르웨이는 K9 자주포 28대와 K10 탄약운반장갑차 14대를 각각 도입했거나 운용 중이다. 에스토니아를 중심으로 반경 1000㎞ 안에 K9 자주포를 운용하는 북유럽 국가들이 밀집해 있는 셈이다.
파르누 방산단지에 탄약 생산 검토
에스토니아는 파르누 인근에 방산산업단지 조성을 추진하고 있으며, 탄약 생산 업체 유치를 모색 중이다. 카세메츠 부문장은 "K239 천무 로켓발사대 구매와 관련해 한화 측이 산업체 참여를 포함한 다양한 옵션을 제안했다"며 "여기에는 탄약 생산이 포함돼 있다"고 밝혔다. 천무는 한화가 개발한 다연장로켓으로 이 무기체계에 사용되는 로켓탄은 한화에서 제조한다.
에스토니아는 지난달 한국과 다연장로켓 체계 구매를 위한 방산협력 협정을 체결했다. 당초 미국 록히드마틴의 하이마스(HIMARS) 시스템을 도입하기로 했으나 납기가 지연되면서 한국산 천무가 대안으로 떠올랐다. 폴란드도 같은 상황에서 천무를 선택했다.
에스토니아는 이번에 도착한 K9 자주포 6문을 내년 배치 예정인 6문과 함께 포병대대에 배치할 계획이다. 에스토니아는 2018년 첫 계약 이후 K9 자주포를 단계적으로 도입해왔으며, 2021년에는 한화와 460만 유로(약 77억 원) 규모로 K9 자주포 24문의 성능 개량 계약도 맺었다.
업계에서는 러시아와 국경을 맞댄 에스토니아가 안보 불안을 해소하면서 한국 방산의 유럽 현지 생산 거점 역할까지 자처하는 것은 상호 이익이 맞아떨어진 결과로 풀이하고 있다. 한화에어로스페이스는 이미 폴란드에서 K9 자주포와 천무의 현지 생산을 진행하고 있으며, 에스토니아가 추가 거점으로 부상할 경우 북유럽 방산 시장 공략에 탄력을 받을 것으로 전망된다.
발트해 전략 요충지, 러시아 견제 최전선
에스토니아는 발트해 동안에 위치해 러시아와 294㎞ 국경을 맞대고 있다. 북유럽과 동유럽을 연결하는 전략 요충지로 탈린항을 비롯한 주요 항만을 통해 발트해 물류의 중심 역할을 한다. 러시아 상트페테르부르크에서 400㎞, 폴란드 바르샤바에서 900㎞ 거리에 있어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동방 방어선의 핵심 거점으로 꼽힌다.
업계에서는 러시아와 국경을 맞댄 에스토니아가 안보 불안을 해소하면서 한국 방산의 유럽 현지 생산 거점 역할까지 자처하는 것은 상호 이익이 맞아떨어진 결과로 풀이하고 있다. 한화에어로스페이스는 이미 폴란드에서 K9 자주포와 천무의 현지 생산을 진행하고 있으며, 에스토니아가 추가 거점으로 부상할 경우 북유럽 방산 시장 공략에 탄력을 받을 것으로 전망된다.
박정한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park@g-enews.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