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미지 확대보기최근 10년간 미국의 최상위 억만장자들이 선거에 막대한 자금을 쏟아부으며 전례 없는 정치적 영향력을 행사한 것으로 나타났다.
미국 일간 워싱턴포스트(WP)가 포브스 억만장자 리스트에서 상위 20명의 기부 내역을 분석한 결과 이들은 지난 2015년부터 2024년까지 총 50억 달러(약 7조3250억 원)를 각종 선거에 지출한 것으로 파악됐다.
이는 주(州) 단위 주민 발의안부터 의회 및 대통령 선거까지 전 분야에 걸친 금액이었다. 미국 대중의 시선은 싸늘해 조사 결과 미국인 중 단 12%만이 억만장자가 사회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친다고 답했다.
가장 많은 기부금을 낸 인물은 카지노 거물 고 셸던 아델슨과 미리엄 아델슨 부부였다. 이들은 지난 10년간 6억5800만 달러(약 9634억 원)를 기부했다. 이는 미리엄 아델슨의 현재 순자산인 321억 달러(약 47조68억5000만 원) 와 비교하면 약 2%에 해당한다.
WP는 이를 일반 미국 가정이 연간 약 390달러(약 57만원)을 기부하는 것과 비슷한 수준이라고 비교했다.
특히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의 행보가 두드러졌다. 세계 최고 부호인 머스크는 이전에는 기부를 거의 하지 않았으나 지난해 한 해에만 2억9500만 달러(약 4310억 원)라는 기록적인 금액을 공화당 후보 지원에 쏟아부었다. 이로 인해 그는 잠시 백악관에서 신설된 정부효율부를 이끌기도 했다.
이들 상위 기부자들은 정치 성향에 따라 극명하게 갈리는 '일방적인 기부' 패턴을 보였다.
민주당 성향의 링크드인 공동 창업자인 리드 호프만은 총 기부액의 90% 가까이를 민주당 및 진보 성향 위원회에 기부했다. 반면 나머지 상위 기부자들은 대부분 공화당에 편향된 기부를 했으며 공화당과 민주당 양쪽에 500만 달러(약 73억2500만 원) 이상을 기부한 억만장자는 단 한 명도 없었다.
총 기부액 기준 상위 5인에는 아델슨 부부와 머스크 외에도 뉴욕 시장을 지낸 마이클 블룸버그(민주당, 5억7300만 달러·약 8393억 원), 선박 거물인 리처드 울라인과 부인 엘리자베스 울라인(공화당, 5억700만 달러·약 7427억 원), 헤지펀드 매니저인 켄 그리핀(공화당, 5억 달러·약 7325억 원), 헤지펀드 설립자인 조지 소로스(민주당, 3억2100만 달러·약 4699억 원) 등이 포함됐다.
WP는 “소수의 억만장자들이 막대한 자금력으로 미국 정치의 방향을 결정하는 핵심 주체로 떠올랐다”고 전했다. 이들은 단순한 선거 지원을 넘어 헤지펀드업계이 거물 제프 야스처럼 자신이 중시하는 특정 정책(교육 바우처 확대)에 맞춰 전국 단위로 정치 지형을 바꾸는 영향력을 행사하고 있다는 지적이다.
김현철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rock@g-enews.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