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미지 확대보기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금리 인하 압박 속에 연방준비제도 내부에서 30년 넘게 지속돼온 '합의 문화'가 붕괴될 위기에 직면했다고 월스트리트저널(WSJ)이 21일(현지시각) 보도했다.
WSJ은 제롬 파월 연준 의장이 임기 중 가장 심각한 내부 저항에 현재 직면했으며 지난 1994년 앨런 그린스펀 의장 시절 이후 연준이 고수해온 만장일치에 가까운 결정 과정이 무너질 수 있다고 분석했다.
이는 단순히 의장을 교체한다고 해결될 문제가 아니라 연준 정책 결정 과정의 근본적인 변화를 예고한다고 WSJ는 전했다.
◇ 30년 합의 관행 붕괴 위기…'순수 다수결 투표' 현실화 우려
WSJ에 따르면 1993년 이후 반대표가 3표 이상 나온 회의는 5번에 불과하며 4표의 반대가 나온 것은 1992년 이후 없었다.
투자은행 에버코어 ISI의 크리슈나 구하 전 뉴욕 연방준비은행 임원은 "이러한 합의 과정이 무너지고 있어 내년에는 심각하게 분열된 위원회 환경으로 진입할 위험이 있다"고 전망했다. 그는 정책 결정이 "생생한 기억 속에서는 결코 내려진 적 없는 순수한 다수결 투표"로 이뤄지는 전례 없는 환경이 될 수 있다고 경고했다.
◇ 12월 금리 인하 두고 3.75%에서 4% 기준 금리에도 분열 양상
미 연준은 지난 9월과 10월 두 차례 0.25%포인트씩 금리를 인하해 기준 금리 목표 범위를 3.75%에서 4%로 설정했다. 그러나 지역 연은 총재들을 중심으로 12월의 세 번째 인하에 대한 강력한 반대 목소리가 나왔다.
연준 내에서 금리를 결정하는 기구인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관계자들이 분열된 주된 이유는 트럼프 대통령의 무역 및 이민 정책이 고용 증가를 둔화시키고 물가를 밀어 올리는 이중 문제를 야기했기 때문이란 분석이다.
금리 인하를 지지하는 일부 관계자는 경제 활동이 내년에도 탄탄할 것으로 예상돼 인플레이션이 연준 목표인 2%보다 높은 3%에 근접할 것을 우려하고 있다. 크리스토퍼 월러 연준 이사는 "합의 없는 결정은 다음 회의에서 궤도를 통째로 바꿀 수 있다"며 분열의 위험성을 지적했다.
◇ 트럼프, 연은 총재 해고 등 '노골적 접근법' 우려
WSJ에 따르면 전직 연준 관료들은 만약 트럼프나 새 의장이 파월을 교체하는 것만으로는 저금리 요구를 충족시킬 수 없다고 결론 내리면 트럼프가 더욱 강경한 접근법을 취할 것을 우려한다.
트럼프 임명자들이 연준 이사회 다수를 확보하면 12개 연은 총재 중 누구든 해고할 수 있는 권한을 얻는다. 트럼프는 이미 리사 쿡 연준 이사를 해임하려 했으며 대법원은 내년 1월 쿡 이사의 유임 여부를 심리할 예정이다.
또 트럼프는 스콧 베선트 재무부 장관에게 금리 인하를 위해 파월 의장을 "압박하라"고 공개적으로 주문하는 등 연준 독립성에 대한 위협이 커지고 있다고 WSJ는 전했다.
김현철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rock@g-enews.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