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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 우크라에 '28개항 종전안' 수용 시한 27일 통보…젤렌스키 “가장 심각한 압박” 반발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왼쪽)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사진=로이터이미지 확대보기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왼쪽)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사진=로이터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러시아와 비공개 협의를 거쳐 마련한 우크라이나 전쟁 종전안 초안을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에게 전달하고 오는 27일(이하 현지시각)까지 수용할 것을 통보했다.

트럼프의 제안은 우크라이나에 불리한 영토 양보 조항 등을 포함하고 있어 젤렌스키 대통령이 “역사상 가장 심각한 압박”이라며 강하게 반발했지만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은 환영 입장을 밝혔다.

◇ 우크라 동부 돈바스 전체 양보, 병력 40만명 축소 등 담겨


22일 로이터통신 등 주요 외신에 따르면 트럼프 행정부는 우크라이나 전쟁을 종식하기 위해 러시아와 협의를 거쳐 마련한 '28개항 평화 계획' 초안을 우크라이나 측에 지난 20일 전달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21일 폭스뉴스와 인터뷰에서 27일을 합의 시한으로 제시했다고 밝혔다.
이 초안에는 사실상 러시아의 요구가 대거 반영된 일방적인 조항들이 포함된 것으로 전해졌다. 핵심 내용은 우크라이나가 지난 2014년 러시아에 강제 합병된 크림반도는 물론, 전쟁의 격전지인 돈바스(도네츠크·루한스크) 전역의 영유권을 포기해야 한다는 것이다. 이와 함께 남부 헤르손, 자포리자 지역에 대해서도 현재 전선에 따라 러시아의 지배를 사실상 인정하는 내용이 포함된 것으로 알려졌다.

또 우크라이나는 현재 약 100만명에 달하는 병력을 40만명으로 절반 넘게 축소하고 장거리 미사일 등 핵심 무기류를 포기하며 미국의 군사 지원 역시 줄여야 한다는 조항이 담겼다. 러시아어를 우크라이나의 공식 언어로 인정하는 내용 등 푸틴 정권의 오랜 정치적 목표를 반영한 조항들도 포함됐다

◇ 트럼프, 나토식 안전보장 약속으로 우크라 설득 시도


우크라이나의 대규모 영토 포기 및 군축 요구에 대한 대가로 트럼프 행정부는 종전 후 우크라이나에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의 '집단 방위' 원칙과 유사한 방식의 안전 보장을 약속하는 방안을 별도로 제시한 것으로 전해졌다.

트럼프의 종전안에는 러시아가 추가 침공을 감행할 경우 미국이 즉각 협의 후 안보 회복에 필요한 조치를 결정한다는 내용이 담겨있지만 미군 주둔이나 나토 가입 보장은 명시되지 않아 우크라이나가 이 제안을 수용할지는 미지수란 지적이다.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은 트럼프 대통령이 27일을 시한으로 통보한 것에 대해 "우크라이나가 역사상 가장 어려운 순간 중 하나에 직면했다"며 "지금 가해지는 압박은 가장 심각한 수준"이라고 21일 반발했다.

반면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은 21일 주재한 국가안보회의에서 트럼프 대통령의 종전안에 대해 "이 계획은 최종적인 평화적 해결의 기반이 될 수 있다고 믿는다"며 공식적으로 환영 의사를 밝혔다. 푸틴 대통령은 우크라이나가 이를 거부한다면 "쿠퍈스크에서 벌어진 일이 다른 전선에서도 반복된다는 것을 이해하게 될 것"이라며 군사적 압박을 가했다.


김현철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rock@g-e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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