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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국인 자금 506억 달러, 中 주식시장으로 몰려...4년 만에 최대

AI 딥시크 혁신에 기술주 재평가 바람...본토 투자자도 홍콩에 243조 원 투입
외국인 투자자들이 중국 주식시장으로 대거 회귀하면서 올해 유입 자금이 4년 만에 최대 규모를 기록했다. 이미지=GPT4o이미지 확대보기
외국인 투자자들이 중국 주식시장으로 대거 회귀하면서 올해 유입 자금이 4년 만에 최대 규모를 기록했다. 이미지=GPT4o
외국인 투자자들이 중국 주식시장으로 대거 회귀하면서 올해 유입 자금이 4년 만에 최대 규모를 기록했다. 파이낸셜타임스(FT)16(현지시각) 보도한 내용에 따르면 올해 1월부터 10월까지 해외 투자자들이 중국 주식시장에 투입한 자금은 506억 달러(736400억 원)로 집계됐다.
국제금융협회(IIF)가 집계한 이 수치는 지난해 같은 기간 114억 달러(165900억 원)에 비해 4배 이상 급증한 것이다. 중국 AI 스타트업 DeepSeek(딥시크)가 개발한 혁신 모델이 글로벌 AI 시장에 충격파를 던진 데다 홍콩에서 대형 기업공개(IPO)가 잇따르면서 투자 심리가 살아난 것으로 풀이된다.

"2년 전엔 투자 불가 시장"서 반전


외국인 자금 유입 규모는 2021736억 달러(1071200억 원)를 기록한 이후 최고 수준이다. 당시 중국 CSI 300 지수는 코로나19 충격에서 벗어나 사상 최고치를 경신했다. 이후 중국 주식시장은 부동산 침체와 민간 기업 규제 강화, 미중 갈등 심화로 정점 대비 절반 가까이 폭락하면서 외국인 자금이 대거 이탈했다.

알파인 매크로의 얀 왕 이머징마켓 전략가는 "2년 전만 해도 많은 투자자에게 중국은 투자가 불가능한 시장으로 여겨졌다"고 말했다. 그러나 올해 들어 상황이 역전됐다. 페더레이티드 허미스의 조너선 파인스 아시아(일본 제외) 주식 책임자는 "중국은 여전히 전 세계 증시 대비 최저 수준 밸류에이션을 받고 있지만, 기술 분야에서 최고 수준 기업들을 보유하고 있다""일부 영역에서 미국과 경쟁할 수 있는 유일한 상대"라고 평가했다.

씨티그룹 집계에 따르면 미국이 지난 4"해방의 날" 관세를 발동한 이후에도 중국 주식에 대한 매수세가 매도세를 압도했다. 고객 유형별로 보면 매수 비중이 55%, 매도 비중이 45%를 기록했다. 액티브 펀드 운용사들은 순매도 기조를 보였지만 패시브 펀드로 유입되는 자금이 이를 상쇄하고도 남았다는 게 EPFR 글로벌 분석이다.

본토 투자자들도 홍콩에 243조 원 투입


올해 중국 본토 투자자들의 홍콩 주식시장 투자 열기도 뜨거웠다. 본토 투자자들은 홍콩 시장에 13000억 홍콩달러(2434300억 원)를 쏟아부어 역대 최고치를 경신했다. 이들은 현재 홍콩거래소 거래대금의 20%를 차지하고 있다.

피델리티 인터내셔널의 스튜어트 럼블 아시아태평양 투자이사는 "올해 중국 주식의 강세는 주로 본토 개인투자자들의 자금이 견인했다"고 분석했다. BNP 파리바 자산운용의 대니얼 모리스 수석 시장전략가는 "한때는 중국에 대해 이야기하는 것조차 꺼리는 분위기였다""지금은 상황이 완전히 달라졌다"고 말했다.
베이징의 민간 기업 규제는 알리바바 창업자 마윈의 몰락으로 상징되면서 투자 심리를 크게 위축시켰다. 그러나 이후 중국 당국이 자본시장 활성화를 위한 일련의 개혁을 추진하면서 분위기가 반전됐다. 파인스는 "중국 당국이 자본시장 부양 의지를 분명히 했다"고 평가했다.

미국 기록적 고점에 분산 투자 수요


일부 투자자들은 혁신적인 중국 기술 기업에 대한 투자 기회를 모색하고 있다. 이는 미국 증시가 사상 최고치 부근에서 거래되는 상황에서 포트폴리오 분산 차원의 선택이다. 알리바바 같은 중국 기술주는 여전히 정점 대비 낮은 밸류에이션을 받으며 미국 경쟁사 대비 할인된 가격에 거래되고 있다.

모리스는 "포트폴리오를 나스닥에 100% 집중할 수는 없다"며 중국 기술주의 매력을 강조했다. 딥시크가 지난 1월 개발 비용 5576000달러(81억 원)로 미국 빅테크 기업 모델과 맞먹는 성능의 AI 모델을 선보이면서 중국 기술력에 대한 재평가가 이뤄지고 있다. 이는 메타의 최신 AI 모델 개발 비용의 10분의 1에 불과한 수준이다.

아시아 증시, 11월 이전 강세서 최근 조정 국면

한편 외국인 자금은 아시아 시장 내에서도 변동성을 보이고 있다. 올해 들어 중국을 포함한 아시아 증시로 자금이 유입되면서 강세를 보였지만, 11월 들어 조정 국면에 접어들었다.

국제금융센터에 따르면 지난달 말부터 이달 초까지 한국·대만 등 주요 신흥국 증시에서 매도세가 이어지면서 아시아 주요국에서 63억 달러(91600억원)가 순유출됐다. 한국의 경우 4주 누적 22억 달러(32000억 원), 8주 누적 35억 달러(5조 원)에 달했던 순유입 자금의 상당 부분을 반납했다. 미국 증시에서 AI 반도체 기업의 거품론이 대두된 데다 금리 불안과 환율 변동성이 겹치면서 반도체 종목에서 대규모 차익 실현이 나타난 결과다.

그러나 아시아·태평양 지역 전체로는 24억 달러(34900억 원)가 순유입됐다. 일본으로의 자금 유입이 순유출 흐름을 상쇄했다는 분석이다. 일본은 다카이치 사나에 내각의 경기부양책 추진 기대와 기업 구조개혁 전망이 맞물리며 외국인 자금을 끌어모으고 있다. 노무라증권은 TOPIX 전망치를 3500포인트에서 3600포인트로, 닛케이22552000포인트에서 55000포인트로 각각 상향 조정했다.

다만 미국 텍사스와 인디애나 등 일부 주 연기금은 미중 관계 악화를 이유로 중국 기업 투자를 철회하는 움직임도 나타나고 있다. 베이징은 홍콩을 통한 중국 본토 주식 투자 관련 일일 데이터 발표를 지난해 중단해 외국인 자금 흐름 파악이 어려워진 상태다. IIF는 외부 포트폴리오 부채 변동을 추적하며 미국 상장 중국 기업은 제외한 수치를 제공하고 있다.


박정한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park@g-e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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