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이낸셜타임스 “통계에 드러나지 않는 세대 단절 확대”
이미지 확대보기젊은 성인층의 경제적 고립이 주요 선진국에서 빠르게 심화되고 있으며 기존의 NEET(교육·취업·직업훈련 비참여) 통계로는 이같은 변화를 제대로 반영하지 못하고 있다고 파이낸셜타임스(FT)가 14일(현지시각) 보도했다.
FT는 “젊은 세대가 노동시장과 사회활동에서 동시에 멀어지는 현상이 구조적 단절로 이어지고 있다”면서 “이를 뒷받침하는 지표들이 여러 국가에서 상승세를 보이고 있다”고 전했다.
FT에 따르면 NEET라는 개념은 지난 1990년대 도입돼 기존에는 교육 중이거나 일을 하지 않는 청년층을 포괄해왔으나 청년층의 사회·경제 참여 양상이 달라지면서 실제 문제를 가리는 한계가 커졌다는 지적이 제기돼 왔다.
특히 기존 NEET 통계에는 영유아를 돌보는 젊은 부모들도 포함되는데 이 집단이 지속적으로 줄어들면서 정작 노동시장과 사회활동 모두에서 이탈한 청년층의 급증이 통계에 제대로 드러나지 않는다고 FT는 전했다.
단적인 예로 영국에서는 이 같은 ‘경제적·사회적 고립층’에 해당하는 20대 초반 청년 비중이 10여년 만에 두 배로 늘어 4.5%에서 9%로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미국, 캐나다, 독일에서도 최근 수년 동안 유사한 증가세가 확인됐고 캐나다와 독일은 사실상 두 배 수준으로 늘어난 것으로 조사됐다. FT는 “이들 수치는 지난 수십년간의 기록을 넘어선다”고 설명했다.
FT는 청년층 고립 심화의 배경으로 주거비 부담과 정신건강 문제를 꼽았다.
여러 국가에서 주거비 상승으로 부모와 함께 사는 청년층이 늘어나면서 노동시장 진입 유인이 약해졌고 영국에서는 정신건강 문제로 인해 일하거나 구직하기 어렵다고 답한 청년 비중이 확대됐다. 영국 복지제도의 구조적 요인도 고립 증가를 부추긴다는 분석이 나왔다. 실업급여에서 장애·건강 관련 급여로 이동하는 사례가 늘고 있어 재취업 시 급여 상실을 우려하는 경우가 많다는 것이다.
영국의 청년 최저임금 인상과 저임금 고용 부담 증가도 고용률을 끌어내리는 요인으로 지목됐다. FT는 여기에다 스마트폰과 디지털 기술 확산으로 대면 사회활동이 줄어든 점도 문제를 악화시키고 있다고 분석했다. 미국에서는 일하지 않고 교육에도 참여하지 않으며 자녀 양육도 하지 않는 청년층이 하루 평균 7시간을 혼자 보내는 것으로 조사됐는데 10년 전보다 2시간 증가한 수치다.
연구자들은 장기 실직 상태에서 노동시장으로 돌아오는 어려움이 과거보다 더 커지고 있으며 특히 불안감을 겪거나 사회적 고립이 심한 청년층의 경우 단순히 일자리를 제공하는 것만으로는 문제를 해결하기 어렵다고 지적했다고 FT는 보도했다.
김현철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rock@g-enews.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