루마니아, 독일 라인메탈 ‘링스’ 298대 대규모 도입…현지 생산 협력 통한 전력 강화 전략
이미지 확대보기이 같은 동유럽 국가의 대규모 전력 증강 사업은 한국과 유럽의 주요 방산 기업들이 경쟁하면서도 현지생산 협력을 통해 시장을 분점하는 구도를 더욱 심화하고 있다고 14일(현지시각) 디펜스 인더스터리 유럽과 디펜스 블로그 등 주요 외신이 전했다.
현대로템, K2 180대 폴란드 납품 완료하고 '기술이전' 단계로
현대로템은 폴란드에 K2 '흑표(Black Panther)' 주력 전차 180대 인도를 마무리하고 기술이전 및 현지 생산 단계로 들어선다. 폴란드 국방부 장관 브와디스와프 코시니아크-카미슈(Władysław Kosiniak-Kamysz)는 14일, 2022년 여름 폴란드가 주문한 K2 전차의 마지막 배치가 도착했음을 알렸다. 이로써 현대로템은 총 180대의 K2 전차 초도 물량 인도를 끝냈다.
앞서 2022년 8월, 폴란드 군비청은 37억 달러(약 5조 원) 규모의 K2 전차 도입 첫 번째 집행 계약을 체결한 바 있다. 이어 지난해 8월에는 현대로템과 두 번째 계약을 맺고 2026년부터 2027년까지 K2GF 전차 116대(한국 표준형)와 K2PL 전차 64대(폴란드 현지 하위 체계를 장착한 폴란드형)를 추가로 받기로 했다. 이 가운데 최종 차량 배치는 폴란드 방위 산업 현장에서 부분적으로 생산된다.
K2PL 전차의 현지 생산 협력은 더욱 구체화되고 있다. 이번 달 초, 폴란드 국영 방산 기업 PGZ 그룹의 자회사인 부마르-와벤디(Bumar-Łabędy)는 현대로템과 기술이전 계약을 맺었다. 이 계약에 따라서 첫 번째 K2PL 전차는 2029년 폴란드에서 조립될 예정이다.
루마니아, 독일 라인메탈 선택해 자주국방 역량 높이기
루마니아는 독일의 방산 기업 라인메탈(Rheinmetall)로부터 ‘링스(Lynx)’ 보병 전투 차량 298대를 도입하며 대규모 재장비 계획을 시작한다. 이 사업에는 현지생산 조항이 포함된다. 라인메탈은 브라쇼브 카운티 빅토리아에 5억 유로(약 8458억 원) 이상을 투자하여 화약공장을 건설할 계획도 밝혔다.
루마니아는 라인메탈에서 약 300대의 링스 보병 전투 차량(IFV)을 구매하며, 이 가운데 일부 생산은 루마니아 영토에서 이루어질 계획이다. 이 거래는 라인메탈 아르민 파퍼거(Armin Papperger) 최고 경영자(CEO)와 루마니아의 라두 미루터(Radu Miruță) 경제부 장관, 이오누츠 모슈테아누(Ionuț Moșteanu) 국방부 장관 등 고위 관리들의 회담을 거쳐 타결되었다고 유로뉴스(Euronews)는 전했다.
이번 협정에는 현지 제조 조항이 담겨 루마니아-독일 국방 협력의 새로운 국면을 연 것으로 업계는 보고 있다. 루마니아 정부 관리는 이 협정이 최첨단 군사 플랫폼 확보와 국내 산업 이익 증대라는 루마니아의 목표를 반영한다고 말했다.
초기 도입 물량은 298대로, 이 가운데 46대는 동일한 차체를 바탕으로 만든 변형 차량으로 인도된다. 라인메탈은 링스 시스템이 KF31 및 KF41 모델을 포함하는 모듈형 차세대 장갑 전투차량 제품군이라고 설명한다. 라인메탈에 따르면 링스는 기동성이 뛰어나고, 보호 성능이 좋으며, 재구성 가능한 IFV로서 설치된 임무 모듈에 따라 지휘 차량, 정찰 플랫폼, 의무후송 장치 등으로 활용할 수 있는 다목적 모듈식 체계이다.
루마니아 당국은 의회 승인을 얻으면 조립의 일부가 국내에서 진행될 것이라고 확인했다. 이 계약은 라인메탈이 루마니아에서 진행하는 가장 큰 사업이며 구속력 있는 현지생산 약속을 포함한다. 라인메탈은 이미 특수 차량과 트럭을 생산하고 성능을 높이는 메디아슈(Mediaș) 시설을 통해 루마니아에서 일하고 있고, 이 공장도 링스 프로그램을 도울 것으로 예상된다.
동유럽 방산 시장, 기술 협력과 현지 투자로 경쟁 심화
이번 루마니아 계약에 맞춰 라인메탈은 이와 별도로 브라쇼프 카운티 빅토리아에 ‘세계에서 가장 현대적인 화약공장’을 건설할 계획을 알렸다. 회사 발표에 따르면 이 공장에 5억 유로가 넘는 투자가 이루어져 수백 개의 일자리를 만들고 국가 방위 산업을 강화할 것으로 보인다. 이는 유럽의 핵심 방산 기업들이 동유럽 시장에 대한 대규모 투자를 통해 NATO 동쪽 측면의 전력 강화에 적극적으로 나서는 모습을 보여준다.
루마니아가 링스 IFV를 사들이고 생산을 부분적으로 현지화하기로 한 결정은 유럽 연합군 지상군을 개선하려는 북대서양 조약 기구(NATO)의 더 넓은 노력과 일치한다. NATO의 동쪽 측면에서 더욱 활발하게 활동하는 라인메탈의 참여는 유럽 방위 산업이 미국 주도의 노력에 더해 큰 역할을 하고 있음을 반영한다는 해석이 업계에서 나온다.
이처럼 폴란드와 루마니아의 사례는 동유럽 방산 시장이 단순한 무기 수입을 넘어 기술 이전과 현지 생산을 통한 국방 자립 역량 강화를 핵심 전략으로 삼고 있음을 보여준다. 한국과 유럽의 주요 방산 기업들은 이러한 동유럽 국가들의 수요에 맞춰 경쟁하는 한편, 현지 파트너십을 구축하는 협력 구도를 형성하며 시장을 분점하는 모양새다.
박정한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park@g-enews.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