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브라질, 중국 희토류 대체지로 급부상…매장량 세계 2위에도 '기술 장벽' 넘어야

희토류 공급망 대변화 시대 오나?...브라질 매장량 2위 vs 중국 90% 정제 독점
美 의존도 80%…첨단 산업 '탈(脫)중국' 핵심 광물 확보전에 브라질 가치 상승
세계 2위의 희토류 매장량을 보유한 브라질이 미국을 비롯한 세계 시장의 새로운 대안으로 떠오르고 있다. 이미지=GPT-4o이미지 확대보기
세계 2위의 희토류 매장량을 보유한 브라질이 미국을 비롯한 세계 시장의 새로운 대안으로 떠오르고 있다. 이미지=GPT-4o
중국이 희토류 수출 통제를 강화하는 가운데 세계 2위의 희토류 매장량을 보유한 브라질이 미국을 비롯한 세계 시장의 새로운 대안으로 떠오르고 있지만, 낮은 개발 기술 수준과 투자 부족이라는 핵심 과제를 안고 있다고 레스트오브월드가 최근 분석해 보도했다.

중국의 '희토류 무기화'에 글로벌 공급망 긴장 고조


희토류는 반도체·스마트폰·전기차 등 첨단 산업의 핵심 광물인 17가지 금속 원소를 통틀어 이르는 말이다. 지난달 초 중국이 새로운 수출 통제 조치를 발표하자 미국은 광범위한 산업 분야의 혼란을 막고자 다른 나라에서 희토류를 확보하려는 움직임을 서두르고 있다.

현재 중국은 전 세계 희토류 생산량의 약 70%를 차지하고, 나아가 정제 과정은 거의 90%를 도맡아 독점적 지위를 누리고 있다. 이에 미국은 중국의 규제 완화를 위한 협상과 별개로 이미 호주 및 일부 동남아 국가들과 공급망 다변화를 위한 협정을 맺었다.

이런 가운데 브라질이 세계에서 둘째로 많은 희토류 매장량을 보유하고 있어 중국을 대체할 잠재적 공급처로 큰 기대를 받고 있다. 미국 데이터에 따르면 세계 희토류 광물 매장량 가운데 중국이 약 절반을, 브라질이 거의 4분의 1을 차지한다. 호주·러시아·인도·베트남도 상당한 매장량을 가진 것으로 파악된다.

하지만 브라질의 희토류 산업은 개발·정제 기술이 아직 걸음마 단계라는 점이 걸림돌로 지목된다. 델라웨어대학교 지리학·공간과학과 부교수인 줄리 미셸 클링거는 최근 레스트오브월드와 한 인터뷰에서 “매장량을 이야기할 때 땅에 묻혀 있는 것만 뜻하지는 않는다”면서 “실제로는 경제적·정치적으로 채굴할 수 있는 것을 의미하며, 이는 지질학뿐 아니라 투자·기술·규제에 달린 문제”라고 지적했다.

현재 미국은 필요한 희토류의 약 80%를 중국·말레이시아 등 외국에 의존하고 있어 공급망 다변화의 필요성은 더욱 절실한 상황이다.

브라질의 기회, 매장량 우위와 기술 장벽 극복 노력


브라질이 중국을 대체하는 희토류 공급 국가가 되려면 몇 가지 근본적인 문제를 해결해야 한다. 브라질의 광산업 비영리단체인 브라질광업연구소(IBRAM)의 라울 융만 소장은 이번 희토류 통제가 브라질·아르헨티나·볼리비아·칠레·멕시코 등 대규모 매장량을 가진 남미 나라들에 탐사·생산·상업화와 관련한 새로운 기회가 될 수 있다고 평가했다.
융만 소장은 특히 브라질이 성장하는 국제적 관심에 응답하려면 광업 전반에 걸친 종합적인 정책 시행, 산업화부터 물류까지 아우르는 대책 마련 그리고 지질학적 지식 부족과 낮은 금융 같은 광업 확장 걸림돌의 해결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또한 생산 최적화를 위한 다른 나라와의 투자·기술과 지식 이전 파트너십도 필수라고 덧붙였다.

브라질 공공-민간 파트너십 기관인 브라질 지질조사국의 프란시스코 발디르 실베이라 지질·광물자원 국장은 "오늘날의 큰 어려움은 광석 부족이 아니라 관련 기술 부족이다"라고 진단했다. 브라질은 연구 투자가 이루어진다면 매장량 개발을 크게 늘릴 잠재력을 가지고 있다. 그는 "공장·일자리·대학교·기술센터 그리고 잘 훈련된 인력을 유치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브라질은 1990년대에 희토류 정제 사슬에서 선진국이었으나 현재는 기술이 퇴보해 첨단 가공·정제 분야에서 중국에 크게 의존하는 상황이다.

긍정적인 부분은, 브라질이 가진 희토류 매장량 중 일부가 이온 점토층에 자리하고 있다는 사실이다. 이는 단단한 암반층 채굴보다 더 쉽고, 더 저렴하며, 환경 피해도 적다고 알려져 있다. 더욱이 이온 점토층은 희토류 농도가 더 높다는 장점을 가지고 있다.

남미의 역할, 원자재 수출 넘어 '기술 협력' 기반으로 재정립


전문가들은 남미 지역이 중국을 대체하는 희토류 공급망의 핵심적 역할을 수행할 수 있다고 본다. 다만, 단순히 다른 주요 소비국을 위한 '대체 공급자' 노릇에만 머무르지 말고, 자신들의 조건에 따라 역할을 정립해야 한다는 의견이 힘을 얻는다.

줄리 미셸 클링거 교수는 남미 나라들이 연구·정제·재활용 능력에 재투자를 하고, 현지에서 부가가치를 창출하는 것을 고집해야 한다고 말한다. 이는 단순한 원자재 추출이 아닌 기술 협력에 중점을 둔 파트너십을 구축해야 한다는 의미다.

클링거 교수는 "이는 희토류 개발을 재생에너지, 첨단 제조, 과학 혁신 등 더 넓은 국가 개발 목표와 연결할 진정한 기회"라고 강조했다. 남미 국가들이 역내에서 공동 보조를 맞춘다면 국제적인 환경 기준, 원주민 인권 그리고 이익의 공정한 분배에 대한 규범을 새롭게 정립하는 데 크게 이바지할 수 있다는 분석도 나왔다.

한편 브라질 희토류 유한회사(Brazilian Rare Earths, ASX:BRE)는 지난 10월 프랑스의 희토류 정제 전문 엔지니어링 회사인 케어스터(Carester SAS)와 장기 계약을 맺었다. 이 협력은 브라질 바이아주에 통합 분리 정제소를 설립하고 10년간 중희토류 원료와 엔지니어링 서비스를 확보하는 내용을 담아 브라질의 부가가치 생산 능력을 강화할 중요한 단기적 촉매제로 평가받는다.

또한 브라질은 2025년 상반기 희토류 수출에서 큰 폭의 성장세를 보였다. 하지만 브라질은 여전히 전 세계 희토류 생산의 1% 미만을 차지하고 있으며, 상파울루대학교의 전문가는 브라질이 해외 기술 제휴를 통한 정제 능력의 조기 확보와 전략적 투자 유치를 통한 대규모 생산 시설 확장이 이뤄질 경우 잠재적으로 전 세계 생산의 5%인 연간 2만 톤 이상을 수출할 수 있을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브라질을 비롯한 남미 지역은 막대한 희토류 매장량이라는 지정학적 우위를 바탕으로 중국 중심의 공급망을 다변화하는 데 중요한 대안이 될 수 있다. 하지만 이를 위해 정제 기술 확보와 국제적 투자 유치라는 숙제를 먼저 해결해야 한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지배적인 견해다.


박정한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park@g-e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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