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과잉 생산으로 유럽 철강업계 압박 가중
중국 철강 수출 사상 최고치 예상, 추가 무역 장벽 확산 전망
중국 철강 수출 사상 최고치 예상, 추가 무역 장벽 확산 전망

우르줄라 폰데어라이엔 집행위원회 위원장은 9월 초 글로벌 과잉 생산으로 인해 마진이 압박되고 유럽 철강 산업이 탈탄소화에 투자하기 어렵게 됨에 따라 국내 생산업체를 보호하기 위해 철강 수입을 억제하는 새로운 방법을 제안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폰데어라이엔 위원장은 위원회가 만료되는 철강 보호 조치를 대체하기 위해 새로운 장기 무역 도구를 제안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글로벌 무역 규칙에 따라 EU는 기존 철강 보호 조치를 2026년 중반 이후로 연장할 수 없다.
애널리스트들의 예측에 따르면 중국의 철강 수출은 올해 4%에서 9% 증가해 약 1억1500만 톤에서 1억2000만 톤으로 사상 최고치를 기록할 것으로 예상된다. 전 세계 철강의 절반 이상이 중국에서 생산되며, 중국은 장기간의 부동산 부문 침체로 인해 국내 시장 소비가 위축된 후 새로운 시장이 필요한 상황이다.
중국 무역구제정보에 따르면 2024년부터 중국 철강에 대해 약 54개의 관세 및 기타 무역 장벽이 시작됐으며, 분석가들은 더 많은 수출이 추가 억제를 촉진할 것이라고 전망하고 있다.
유럽 철강 생산업체들도 50%의 미국 관세에 직면해 있어 이중고를 겪고 있다. 이는 글로벌 철강 시장에서 보호주의가 확산되고 있음을 보여주는 사례다.
EU는 7월 말 철강, 알루미늄, 구리를 포함한 고철의 수출입 모니터링을 시작했고, 업계에서는 부족과 제련소 폐쇄 위험에 대한 경고가 나오고 있다. EU 제련소는 탄소 배출을 줄이기 위한 EU의 주요 투입물이자 필수 부분인 고철 공급을 확보하기 위해 한동안 고군분투해 왔다.
이번 EU의 관세 부과 계획은 중국의 철강 덤핑에 대응하려는 조치로 해석된다. 중국이 국내 부동산 침체로 인한 수요 부족을 수출 확대로 해결하려 하면서 글로벌 철강 시장에 과잉 공급이 발생하고 있기 때문이다.
유럽 철강업계는 중국의 저가 철강 공세로 인해 수익성이 악화되고 있으며, 동시에 EU의 탈탄소화 정책에 따라 친환경 기술에 대한 투자 압박도 받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중국산 저가 철강의 유입은 유럽 업계의 생존을 위협하는 요소로 작용하고 있다.
중국은 세계 최대 철강 생산국으로 글로벌 생산량의 절반 이상을 차지한다. 중국의 철강 생산 능력은 국내 수요를 크게 초과하고 있어 해외 시장 진출이 불가피한 상황이다. 특히 부동산 부문의 장기 침체로 국내 철강 수요가 급감하면서 수출 의존도가 더욱 높아지고 있다.
EU의 이번 조치는 미국에 이어 주요 경제권이 중국 철강에 대해 강력한 무역 장벽을 설치하는 것으로, 향후 글로벌 철강 무역 질서에 상당한 변화를 가져올 것으로 예상된다.
전문가들은 EU의 관세 부과가 중국의 철강 수출 전략에 중대한 영향을 미칠 것이며, 이에 따라 중국이 다른 시장으로 수출을 전환하거나 WTO 제소 등의 대응 조치를 취할 가능성이 높다고 분석하고 있다.
이러한 무역 갈등은 글로벌 공급망 재편과 각국의 경제 안보 정책 강화라는 더 큰 맥락에서 이해될 수 있다. 특히 중국의 제조업 과잉 생산 능력이 글로벌 시장에 미치는 영향에 대한 우려가 커지면서 주요국들의 보호주의적 대응이 가속화되고 있다.
신민철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shincm@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