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월 집에서 먹는 식품 물가 0.6% 올라 한 달 만에 최대폭 상승, 육류·계란 5.6% 뛰어

8월 한 달 기준으로는 집에서 먹는 식품 가격이 7월보다 0.6% 올라 2022년 8월 이후 가장 큰 월간 상승폭을 나타냈다. 지난 11일(현지시각) 미국 노동통계청과 악시오스 보도를 종합하면, 이런 현상은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2024년 대선에서 공약했던 ‘식료품 가격 인하’와는 정반대 결과가 됐다.
미국 노동통계청에 따르면, 육류·생선·계란류는 1년 새 5.6% 올라 식품군 중 물가 상승폭이 가장 컸다. 특히 쇠고기 스테이크 가격은 전년 대비 16.6% 상승했고 8월 한 달만 해도 3.3% 뛰었다. 커피도 1년 새 20.9% 올랐고, 한 달 동안 3.1% 상승했다. 과일과 채소는 전체적으로 2.3% 올랐지만, 사과는 9.6%, 바나나는 6.6% 올랐다. 유제품은 1.3%, 곡물과 빵류는 1.1% 올랐다.
미국 식품 소매업체 크로거의 데이비드 케너리 최고재무책임자는 “가격 인상은 최후의 수단”이라면서도 “가능하면 소비자의 부담을 줄이려고 노력하고 있다”고 밝혔다. 사장 대행인 론 사전트는 매장에서 3500개가 넘는 제품 가격을 낮추어 경쟁 업체들과의 가격 차이를 줄이고 있다고 말했다.
트럼프 행정부가 중국산 제품과 철강, 알루미늄 등 수입품에 높은 관세를 부과한 정책은 미국 내 생산 비용과 운송비를 증가시켜 결국 식료품 가격 인상으로 이어지고 있다는 지적이 많다. 이 때문에 도매가격이 오른 상태에서 소매업체들이 가격 인상을 소비자에게 어느 정도 전가하지 않을 수 없다는 것이다.
백악관은 트럼프 대통령 취임 이후 식료품 인플레이션이 연평균 1.8%로 바이든 정부 말기보다 낮다고 설명하며, 8월 한 달 자료만으로 추세 판단은 어렵다고 했다. 그러나 소비자들은 계속 오르는 생활비에 고통을 느끼고 있다고 전해진다.
전문가들은 관세뿐 아니라 악천후, 농장 인력 부족 등이 식료품 물가 상승에 영향을 준 것으로 보고 있다. 경제 전문가는 “가격이 갑자기 오르지는 않지만 1~2년에 걸쳐 서서히 소비자 물가에 반영된다”며 “소비자는 나중에 ‘언제 이렇게 비싸졌나’라고 느낄 것”이라고 내다봤다.
관세가 본격적으로 소비자 물가에 영향을 미치기 시작할 경우, 향후 몇 달간 생활필수품과 수입 소비재 가격 상승이 이어질 것으로 예상된다. 백악관은 관세 인하 협상을 추진 중이나 구체적 합의와 이행에는 시간이 걸릴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이처럼 미국 내 식료품 물가가 오르는 상황은 단순히 소비자 물가 지수의 숫자 변화를 넘어, 가계 생활에 직접적인 영향을 끼치는 현실로 나타나고 있다. 트럼프 시기의 관세 정책이 물가를 누르기보다는 오히려 부담을 키우는 구조임을 보여주는 사례다. 미국 내외에서 진행되는 무역정책과 경제 상황 변화를 계속 주시할 필요가 있다.
박정한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park@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