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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점] 한국, 폴란드와 잠수함·KF-21·드론 방산협력 확대

한화·HD현대 '원팀', 3000톤급 잠수함 폴란드 현지생산 제안
K2전차·천무 기술이전 넘어 KF-21 공동개발…'윈윈' 모델 구축
조현기 국방부 차관. 사진=디펜스24이미지 확대보기
조현기 국방부 차관. 사진=디펜스24

한국과 폴란드의 방산 협력이 K2 전차와 K-9 자주포, 천무 다연장로켓 등 기존 대규모 계약을 넘어 잠수함, 차세대 전투기, 드론을 아우르는 포괄적 전략 협력 관계로 발전하고 있다. 양국은 단순한 무기 거래를 넘어 공동 연구개발과 현지 생산, 제3국 시장 공동 진출까지 모색하며 안보와 경제를 잇는 협력의 새 시대를 열고 있다고 디펜스24가 11일(현지시각) 보도했다.

국방부 조현기 차관은 폴란드 국방 매체 디펜스24와 인터뷰에서 "한국과 폴란드의 앞으로 협력은 잠수함, 차륜형 장갑차, 탄약을 포함한 새로운 분야로 확장될 것으로 기대한다"며 "또한 기술 협력, 공동 연구 개발, 현지 생산을 포함해 협력 형태도 다양해질 것"이라고 밝혔다. 이로써 양국 관계는 단순 판매·구매를 넘어 기술과 생산 역량을 공유하는 최고 수준의 협력 단계로 진입하고 있다.

잠수함에서 전투기까지…전방위 협력 시대


양국 협력의 차세대 상징으로 폴란드의 '오르카(Orka)' 잠수함 사업이 떠오르고 있다. 조 차관은 이 사업의 중요성을 강조하며 한국 제안이 갖는 경쟁력을 설명했다. 그는 "만약 한국이 폴란드 잠수함 사업을 따내면, 한화오션과 HD현대중공업 두 회사는 신속한 인도를 보장하기 위해 하나의 팀을 이룬 '원팀'으로 참여할 것"이라고 말했다. 세계 최고 수준의 조선 역량을 모아 사업 안정성과 효율성을 높이겠다는 전략이다.

한국이 제안하는 기종은 자체 기술로 개발한 KSS-III 기반의 3,000톤급 잠수함이다. 특히 잠수함발사탄도미사일(SLBM)과 수중발사 순항미사일(SLCM)을 모두 운용할 수 있어 폴란드의 전략 억제력을 크게 강화할 수 있다. 공기불요추진(AIP) 장치를 탑재해 3주 넘게 잠항 작전이 가능하다는 점도 큰 강점이다. 조 차관은 "이 잠수함은 이미 한국 해군이 운용하고 있어 실전에서 검증됐다"며 "한국이 잠수함을 전략 자산으로 가장 폭넓게 운용하는 나라라는 점을 생각하면, 실전 배치 자체가 그 성능을 증명한다"고 자신했다.

한국 정부는 잠수함 기술 이전을 넘어 폴란드 해군력 증강을 위한 포괄적 협력도 약속했다. 한화오션은 폴란드 국영방산그룹(PGZ) 산하 나우타(Nauta) 조선소와 손잡고 현지 정비·수리·창정비(MRO) 역량 강화를 위한 투자를 계획하고 있다. 이를 통해 폴란드는 잠수함 운용의 완전한 주권을 확보하고, 멀리 보면 조선 산업 경쟁력을 높이는 기반을 마련할 전망이다.

'단순 판매' 넘어 '공동 생산·개발' 파트너로


지상과 공중 분야 협력 역시 양적 성장을 넘어 질 또한 깊어지고 있다. 지난 8월 맺은 K2PL(폴란드형 K2 흑표) 2차 실행 협정은 단순한 무기 구매가 아닌 "한국과 폴란드가 방산 분야에서 전략적 동반자로서 큰 걸음을 내디뎠음을 의미한다"고 조 차관은 평가했다. 그는 이 계약이 "폴란드군의 전력 공백을 줄이고 억제력을 빠르게 강화하는 데 핵심 역할을 할 것"이라며 나토(NATO)의 집단 방위 체제 강화에도 이바지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계약에는 현지화와 기술 이전이 포함돼 폴란드가 유럽 방산 공급망의 중심지로 발전할 토대를 닦았다.
한화에어로스페이스와 폴란드 WB 그룹이 천무 유도탄 생산을 위해 세운 합작회사(JV)는 한층 나아간 협력 모델을 보여준다. 기존의 기술 이전을 넘어 합작결정·동시 생산·공동 수출 구조로, 조 차관은 이를 양국 모두에 이익이 되는 '상생 협력'의 대표 사례라고 강조했다. 폴란드는 일자리 창출과 함께 유럽 방산 중심지로 도약할 기회를, 한국은 안정적인 국외 생산 거점을 확보하게 된다.

앞으로 협력 분야로는 차세대 전투기도 꼽힌다. 조 차관은 "KF-21 '보라매'의 공동 개발이나 공동 생산이 현실화하면, 이는 최첨단 기술 발전을 크게 앞당기고 양국 항공우주 방산 성장에 이바지할 것으로 기대한다"고 밝혔다. 잠수함에 이어 전투기까지 협력이 넓어지면 양국은 육·해·공 전 분야를 아우르는 사실상의 '전략 동맹' 관계로 나아갈 수 있다.

나아가 양국 협력은 일방 수출에 그치지 않는다. 한국군은 이미 폴란드산 자폭 드론 '바르메이트-1(Warmate-1)' 도입을 마쳤다. 조 차관은 "폴란드 무기 체계의 뛰어난 성능뿐 아니라 폴란드 방산업계가 보여준 빠른 납품과 유연성에 깊은 인상을 받았다"며 "한국은 소형 대인·대전차 무인체계 개발 의지가 강하며, 드론 분야에서 폴란드와 언제든 추가 협력할 잠재력이 크다고 믿는다"고 말해, 상호 기술력을 인정하는 쌍방향 협력의 문을 열었다.

잠수함 사업 수주가 양국 협력의 단기 분수령이라면, 중장기적으로는 K2PL과 천무의 공동 생산을 늘리고 KF-21 공동개발과 유럽 수출 거점 공동 구축으로 나아갈 전망이다.

박정한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park@g-e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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