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테슬라 주가가 11일(현지시각) 큰 폭으로 뛰었다. 테슬라는 이날 장중 전일비 5.7% 급등한 367.64달러까지 올랐다.
테슬라가 미국은 물론이고, 유럽과 중국 시장에서 계속해서 매출이 감소하고, 시장점유율이 하락하고 있다는 보도고 잇따랐지만 주가는 뛰었다.
악재가 중첩됐지만 주가는 사흘 내리 뛰었다.
M7 빅테크 가운데 가장 높은 주가수익배율(PER) 속에 가장 많이 공매도 된 주식이라는 점이 테슬라 주가 급등의 배경이라는 지적이 나온다.
이날 테슬라는 21.02달러(6.04%) 급등한 368.81달러로 뛰어올랐다.
전기차 판매 급감
테슬라는 적어도 단기적으로 호재보다 악재가 더 많다.
최대 악재는 매출이다.
테슬라 매출의 80~90%를 차지하는 전기차 판매가 일론 머스크 최고경영자(CEO)의 정치 행보 이후 계속해서 고전하고 있다.
테슬라는 모델Y 새 버전을 출시했지만 중국 시장 매출이 올해 전년동기비 7% 감소했다.
지난달에는 중국 판매 감소율이 10%에 이르렀다.
이달 판매는 지난해 9월 판매가 매우 강했다는 점을 감안할 때 기저효과로 인해 더 큰 폭으로 줄어들 것으로 보인다.
테슬라가 그렇다고 미국 시장에서 선전하는 것도 아니다.
테슬라의 미 시장점유율은 지난달 8년 만에 최저 수준으로 추락한 것으로 알려졌다. 한때 미 전기차 시장 점유율이 80%가 넘었지만 8월에는 고작 38%를 기록했다. 40% 점유율이 무너진 것은 2017년 10월 이후 약 8년 만이다.
특히 이달 미국의 전기차 세금 환급이 끝나기 때문에 테슬라의 4분기 판매 전망은 더 어둡다.
공매도 압박
베어드의 벤 칼로 애널리스트는 10일 분석노트에서 최근 테슬라 주가 상승 배경으로 공매도 압박 가능성을 제시했다.
테슬라는 12개월 뒤 예상 주당순익(EPS) 대비 주가가 190~200배에 이른다. M7 빅테크 나머지 6개 종목들의 주가수익배율(PER)이 높으면 40~50배(엔비디아, 아마존), 낮으면 20~25배(알파벳, 메타플랫폼스)인 것에 비해 터무니없이 높다.
이런 고평가는 주가가 결국 떨어질 것이란 전망을 낳고, 이에 따라 투자자들 일부가 공매도에 나서도록 하는 유인으로 작용한다.
공매도는 주가 하락을 예상해 주식을 빌려 먼저 내다판 뒤 주가가 예상대로 하락하면 떨어진 가격으로 주식을 사서 갚는 투자 방식이다.
문제는 예상과 달리 주가가 오를 경우다. 주가 상승에는 이론적으로 제한이 없기 때문에 주가가 오르는 주식을 공매도한 투자자들은 애가 탈 수밖에 없다.
칼로에 따르면 현재 테슬라 주식 약 8000만주가 공매도 됐다. 시장에서 거래 가능한 주식 물량의 약 3% 수준이다. M7의 나머지 6개 빅테크 공매도 비율 평균인 1%의 3배 수준이다.
다만 이렇게 공매도 비중이 높기는 하지만 테슬라 공매도가 최근 수개월 급격히 증가하거나 감소한 것은 아니다. 테슬라는 대개 이 수준의 공매도 비율을 보였다.
테슬라 주가가 오르자 부담을 느낀 공매도 투자자들이 서둘러 테슬라 공매도 계약을 끝내기 위해 테슬라 주식 매수에 나선 것이 테슬라 주가를 더 큰 폭으로 끌어올리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이른바 공매도 압박이다.
AI, 로보택시, 휴머노이드
다만 이런 단기 요인 외에도 테슬라가 장기적으로는 상승세를 지속할 것이란 낙관적 전망은 많다.
인공지능(AI)을 바탕으로 테슬라의 자율주행 택시인 로보택시, 휴머노이드 로봇이 테슬라의 새 먹거리가 될 것으로 기대를 모은다.
머스크 CEO도 테슬라의 미래는 개인이 소유하는 전기차 판매가 아니라 AI에 기반한 자율주행 기술, 로보택시, 휴머노이드가 될 것이라고 강조하고 있다.
김미혜 글로벌이코노믹 해외통신원 LONGVIEW@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