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日 산토리, 도리이 사장 취임 반년 만에 먹구름...“사장 역량 의심”에 실적 부진까지

일본 도쿄의 슈퍼마켓 진열대에 산토리 맥주를 포함한 다양한 무알콜 맥주 캔이 진열되어 있다. 사진=로이터이미지 확대보기
일본 도쿄의 슈퍼마켓 진열대에 산토리 맥주를 포함한 다양한 무알콜 맥주 캔이 진열되어 있다. 사진=로이터

일본 최대 주류회사 산토리홀딩스(HD)에 먹구름이 끼고 있다.

블룸버그는 12일 산토리의 도리이 노부히로 사장이 취임한 지 불과 반년 만에 적지 않은 시련에 직면하고 있는 상황을 보도했다. 그동안 회사 성장의 견인차 역할을 했던 신나미 타케시 전 회장이 불법 건강기능식품 구매 의혹으로 경찰 수사를 받아 사임하면서 해외전략을 포함한 사업의 지속·확대 및 신뢰 회복이 시급한 과제가 되었다는 분석이다.

그간 신나미 타케시 전 회장은 대표이사직을 도리이 사장에게 넘기고 회장으로서 주로 해외 전략을 지원하는 역할을 맡아왔다. 양 측이 돈독한 관계로 합동경영을 강조해온 만큼 신나미 회장의 사임은 산토리에게 적지 않은 타격이 되었다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특히 신나미 전 회장이 국내 외 정재계의 네트워크가 적지 않고 미디어 마케팅에 능했기 때문에 회사 입장에서는 많은 타격을 입게 됐다.

미즈호증권 사지 히로시 수석 애널리스트는 산토리 식품 인터내셔널(산토리 BF)의 상장 유지 여부, 국내 맥주 시장 점유율 확대, 해외에서의 RTD(개봉 후 바로 마실 수 있는 주류) 사업 전개 등 과제가 산적해 있다며 “도리이 사장이 단기필두로 이를 잘 관리할 수 있을지 불안하다”고 말했다.

그만큼 신나미 회장의 영향력은 막대했다는 의견이 많다. 신나미 회장이 역임한 약 10년간 산토리 HD는 매출액을 1조 엔 가까이 증가시켰다. 특히 아시아·오세아니아의 성장률은 2.2배로 일본에 이어 두 번째로 큰 시장으로 성장했으며, 미국도 90% 증가로 두드러졌다. 매출액의 해외 비중은 2022년 50%를 넘어섰다.

일본 내에서 계속해서 줄어드는 맥주 시장에 대응해 저알코올 및 무알코올 제품을 강화하는 전략을 펴는 한편 글로벌에서는 RTD(즉시 음용 가능 음료)로 세계 1위 점유율을 위협하는 상황이었다. 산토리 BF의 호주 공장에서는 올해부터 주력 제품인 ‘-196(이치큐로쿠)’ 등의 생산을 시작했으며, 미국에서도 신브랜드 '마루하이'를 출시했다. 인도에서도 지난해 거점을 마련하고 전략을 구상 중인 상황이었다.

그러나 신나미 회장이 스캔들로 인해 퇴임한 지금 산토리의 상황은 매우 어려운 것으로 나타났다. 2025년 1~6월 영업이익은 전년 동기 대비 30% 감소한 1296억 엔을 기록했다. 지난 분기에 계상한 관계사 매각 이익 반작용과 미국 트럼프 행정부의 관세 정책에 따른 불확실성, 엔화 약세 등으로 주류 부문이 크게 부진한 것으로 집계됐다.

또한 식품·음료 부문에서도 베트남과 태국의 소비 의욕 감소가 영향을 미쳐 해외 시장 악화가 부담이 되고 있다는 분석이다.

이런 가운데 도리이 사장은 4월 블룸버그와의 인터뷰에서 관세 영향에 따라 일본산 위스키의 수출처나 배분량을 변경할 가능성을 시사하기도 했다.

도리이 사장은 지난 2일 긴급 기자회견에서 “경영 전략에는 변함이 없으며, 신나미 회장이 추진해 온 방침을 유지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이용수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piscrait@g-e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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