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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우디, 2030년 석유발전 제로 전망"…태양광 100GW 투자로 세계 5대 시장 도약

ACWA파워 주도 158조 원 청정에너지 전환…전력 50% 재생에너지 목표 "현실화"
사우디아라비아 제다 인근의 태양광 발전소. 사진=EDF 파워 솔루션이미지 확대보기
사우디아라비아 제다 인근의 태양광 발전소. 사진=EDF 파워 솔루션
세계 최대 석유 수출국 사우디아라비아가 태양광 발전을 중심으로 한 청정에너지 전환에 본격 나서면서 2030년까지 전력의 50%를 재생에너지로 충당한다는 야심찬 목표를 향해 질주하고 있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이 지난 10(현지시각) 보도한 내용에 따르면, 사우디는 중국산 태양광 패널과 배터리 가격 급락을 발판 삼아 석유 연소 발전에서 태양광 발전으로의 급속한 전환을 추진 중이다.

석유 발전 비중 2030년 제로 수준으로


라이스타드 에너지 분석에 따르면, 사우디 전력 생산 구성은 향후 10년간 극적으로 변화할 전망이다. 2020년 약 150테라와트시(TWh)를 차지했던 석유 발전은 2030년 거의 제로 수준으로 줄어들고, 대신 태양광 발전이 약 150TWh로 급증해 전체 전력의 30%를 담당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분석했다.

천연가스는 2030년에도 여전히 주요 전력원으로 약 350TWh를 유지하지만, 전체 전력 믹스에서 재생에너지 비중이 크게 확대될 것으로 전망된다. 라이스타드의 니샨트 쿠마르 분석가는 "최근까지 사우디가 50% 목표에 근접할 수 없을 것으로 예상했지만, 새로운 프로젝트들이 계속 등장하고 있다""저탄소 에너지가 2030년까지 사우디 전력 구성의 3분의 1 이상을 차지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ACWA파워 주도로 100GW 규모 신규 설비 구축


사우디 국부펀드가 최대 주주인 ACWA파워는 이번 전력망 개편의 핵심 역할을 맡고 있다. 마르코 아르첼리 ACWA파워 최고경영자는 "현재 태양광은 설치할 수 있는 가장 저렴하고, 가장 빠르고, 가장 간단하고, 가장 안전한 에너지원"이라고 강조했다.

ACWA파워는 2030년 목표 달성에 필요한 신규 전력의 대부분인 약 100기가와트(GW) 용량을 공급할 책임을 맡고 있다. 지난해 약 4GW의 태양광 설비를 설치했던 사우디로서는 엄청난 규모 확장이다. 지난 7월에는 ACWA를 포함한 사우디 기업 3곳이 15GW 규모의 재생에너지 프로젝트에 83억 달러(115000억 원)를 투자한다고 발표했다.

프랑스 에너지 회사 EDF의 뤽 코에클린 중동 전력 솔루션 사업부 책임자는 "성장 속도가 너무 빠르고 엄청나서 팀원을 충원하고 그 속도를 따라가는 것이 쉽지 않다"고 전했다.

경제성과 석유 수출 여력 확보


사우디의 태양광 전환 배경에는 강력한 경제 동인이 작용하고 있다. 시티은행의 올리버 코너 분석가에 따르면, 사우디는 현재 전력의 약 3분의 1을 석유로 생산하고 있어 현재 가격 기준으로 해마다 약 200억 달러(278000억 원) 상당의 석유 수출을 포기하고 있다. 코너는 "엄청나게 비효율적"이라고 지적했다.

반면 태양광 발전 단가는 극도로 저렴하다. ACWA 등 업체들은 최근 태양광 발전을 킬로와트시당 1.3센트 미만에 판매했는데, 이는 유럽에서 가장 낮은 스페인 가격의 약 3분의 1 수준이다. 코너는 낮은 가격이 "정부 지원 자본과 저렴한 노동력을 반영한다"고 분석했다.

국제통화기금(IMF)은 사우디가 재정 균형을 맞추려면 유가가 배럴당 90달러(12만 원) 이상이어야 한다고 추산하지만, 현재 유가는 배럴당 70달러(9만 원)를 훨씬 밑돌고 있어 대체 수입원 확보가 절실한 상황이다.

글로벌 확장과 미래 에너지 수출 구상

사우디의 청정에너지 야망은 국내에 머물지 않는다. ACWA파워는 아프리카, 중동, 아시아 15개국에 걸쳐 1140억 달러(158조 원) 규모의 포트폴리오를 구축하고 있다. 특히 재생에너지를 활용한 수소 생산과 수출을 위한 세계 최대 규모 시설을 건설하고 있으며, 7월에는 송전 기술 공급업체와 유럽 에너지 기업들과 컨소시엄을 구성해 유럽으로 전력을 공급하는 방안을 검토한다고 밝혔다.

컬럼비아 대학교 글로벌 에너지 정책 센터의 캐런 영 중동 전문가는 "그들은 광범위한 에너지 스펙트럼을 장악하고 싶어한다"고 분석했다.

라이스타드는 이 같은 추세가 지속될 경우 사우디가 해당 기간 동안 신규 태양광 발전 용량에서 세계 5대 시장 중 하나가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박정한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park@g-e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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