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10일(현지시각) 블룸버그 통신 등 외신에 따르면 미국 노동부는 지난달 PPI가 전월 대비 0.1% 하락했다고 밝혔다. 이는 전월 대비 0.3% 상승을 예상한 다우존스 집계 전문가 전망치를 크게 밑도는 수치다. 미국의 PPI가 전월 대비 하락한 것은 지난 4월 이후 4개월 만에 처음이다.
PPI가 예상 밖으로 월간 기준 하락하면서 미국 증시의 벤치마크인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 지수는 이날 전일에 이어 이틀째 사상 최고치를 갈아치우는 랠리를 이어갔다. 특히 오라클이 클라우드 사업의 공격적인 성장 전망을 내놓으며 지수 상승의 일등 공신이 됐다.
채권시장에서는 미국 국채 기준물인 10년물 수익률이 2.8bp 하락했고, 30년물 국채 수익률도 1.9bp 하락한 4.698%에 거래됐다.
PPI가 예상보다 둔화하자 연준의 금리 인하 가능성이 한층 커졌다는 분석도 잇따라 나왔다. 다만 전문가들은 올해 첫 금리 인하가 예상되는 오는 16~17일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회의에서는 25bp 금리 인하에 그칠 가능성에 무게를 뒀다.
바이털 날리지의 애덤 크리사풀리 창립자는 이날 보고서에서 “이번 지표가 큰 안도감을 준다”면서 “연준이 금리를 내릴 명분이 이미 충분했지만, 이번 발표로 그 근거가 더욱 강력해졌다”고 평가했다.
모건스탠리의 세스 카펜터 글로벌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블룸버그TV 인터뷰에서 “75bp 인하가 시기상조일 뿐만 아니라, 50bp 인하조차도 성급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CME 그룹의 페드워치에 따르면 금리 선물 시장에서는 이달 50bp 금리 인하 가능성을 10%로 반영했다. 이는 하루 전 7%보다는 높아진 수치지만, 여전히 가능성이 크지는 않음을 시사한 것이다.
스코샤뱅크의 데릭 홀트 부대표는 “이번 PPI 발표는 내일로 예정된 소비자물가지수(CPI) 발표의 전초전 성격을 띤다”고 분석했다.
BMO의 이안 린겐 미국 금리 전략 책임자는 "전반적으로 인플레이션 지표가 부진했지만, 그 자체로는 연준의 50bp 인하에 대한 논의를 시작하기에는 충분하지 않았다“고 말했다.
연준은 최근 부진한 고용지표가 잇따라 발표되면서 트럼프 행정부의 금리 인하 압박에도 직면해 있다. 전날 스콧 베선트 재무장관도 연준에 정책 기조 전환을 촉구한 바 있다.
이수정 기자 soojunglee@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