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준 FOMC "금리인하 전면수정"

비트코인· 이더리움· 리플 등이 돌연 급락하고 있다. 암호화폐 버블 붕괴의 우려가 나오고 있다. 뉴욕증시도 PPI 물가 충격에 휩싸였다.
15일 뉴욕증시와 암호화폐 거래소에 따르면 가상화폐 대장주 비트코인이 역대 최고가를 경신한 이후 큰 폭으로 하락하고 있다. 코인베이스에 비트코인 가격은 PPI물가 발표 이후 5% 이상 떨어졌다. 앞서 비트코인은 사상 처음 12만4천 달러선을 돌파하며 역대 최고가를 갈아치우기도 했다. 미국 7월 도매 물가가 급등한 것으로 나타나 금리 인하 기대에 찬물을 끼얹었다. 미국 미 노동부가 이날 발표한 7월 미국의 생산자물가지수(PPI)는 전월 대비 0.9% 올라 0.2% 상승을 예상한 다우존스 집계 전문가 전망을 큰 폭으로 웃돌았다. PPI물가 전년 동기 대비 상승률은 3.3%로 지난 2월(3.4%) 이후 5개월 만에 가장 높았다. 에너지와 식품 등을 제외한 근원 생산자물가지수도 전월 대비 0.6% 올라 상승률이 역시 전망(0.3%)을 크게 웃돌았다. 전년 동기 대비로는 2.8% 상승했다. 생산자물가는 일정 시차를 두고 최종 소비재 가격에 반영된다는 점에서 소비자물가의 선행지표로 여겨진다.
비트코인 외에 다른 주요 알트코인도 일제히 큰 폭으로 약세를 보이고 있다. 이더리움과 엑스알피(리플) 그리고 솔라나와 도지코인도 급락이다. 도널드 트럼프 미 행정부의 관세 폭탄으로 7월 들어 미국에서 도매 물가가 급등한 것으로 나타났다. 뉴욕증시의 3대 주가지수도 혼조로 마감했다. 미국 생산자물가지수(PPI)가 예상치를 크게 웃돌며 급등했으나 저가 매수세가 유입되면서 주가지수는 보합권을 지켜냈다. 금리인하 기대감이 후퇴하면서 중·소형주 위주로 매도세가 강해졌고 대형주 또한 오름폭을 확대하진 못했다.
뉴욕증권거래소(NYSE)에서 다우존스30산업평균지수는 전장보다 11.01포인트(0.02%) 내린 44,911.26에 거래를 마감했다.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지수는 전장보다 1.96포인트(0.03%) 오른 6,468.54, 나스닥종합지수는 2.47포인트(0.01%) 밀린 21,710.67에 장을 마쳤다. 미국 노동부에 따르면 7월 PPI는 계절 조정 기준으로 전달 대비 0.9% 급등했다. 2022년 6월의 0.9% 이후 가장 가파른 상승폭이다. 시장 전망치 0.2% 상승 또한 크게 웃돌았다. 식품과 에너지를 제외한 근원 PPI도 0.9% 올라 마찬가지로 시장 전망치(0.2%)를 상회했다. 전년 동기 대비 기준으로는 전품목 PPI가 3.3%, 근원 PPI는 3.7% 각각 올랐다. 헤드라인 수치는 시장을 긴장시키기에 충분했다. 하지만 이번 수치에 포트폴리오 관리 수수료의 급등과 항공료 상승 등이 상당 부분 기여했다는 점이 부각되면서 뉴욕증시는 보합권에서 선방했다. 포트폴리오 관리는 5.8%, 항공료는 1.0% 상승했다. 포트폴리오 관리 물가는 금융시장 전반이 호조를 보인 데 따른 것이다. 두 항목의 급등이 없었다면 예상치와 크게 차이 나지 않았을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PPI에서는 도·소매업자들의 마진인 '유통 서비스 마진'에서 예상 밖 상승세가 나타났다. 이는 공급업체가 관세 충격을 아직은 흡수하고 있다는 의미다.공급업체가 한계에 부딪혔을 때 소비자로 물가가 전가될 수 있다는 의미이기도 하다. 7월 PPI로 금리인하 기대감도 후퇴했다. 9월에 연준인 '빅컷(50bp 금리인하)'에 나설 것이라는 기대감은 시장에서 소멸됐다. 시카고상품거래소(CME) 페드워치툴에 따르면 연방기금금리 선물시장은 9월에 기준금리가 25bp 인하될 확률을 92.6%로 반영했다. 50bp 인하 확률은 사라졌고 동결 확률은 7.4%로 반영됐다. 금리인하 기대감이 후퇴하면서 중·소형주 위주의 러셀2000 지수는 1.24% 급락했다. 중·소형주는 금리인하로 더 큰 수혜가 기대되는 종목들이다. 시가총액 1조달러 이상의 거대 기술기업들은 애플과 테슬라를 제외하고 모두 올랐다. 아마존은 2.86% 상승했다. 인텔은 트럼프 행정부가 지분 보유를 고려하고 있다는 보도가 나오면서 주가가 7% 넘게 뛰었다.
미국에서 한 주간 신규로 실업보험을 청구한 건수는 전주 대비 감소하며 예상치도 밑돌았다. 노동부에 따르면 지난 9일로 끝난 한 주 동안 신규 고용 실업보험 청구 건수는 계절 조정 기준 22만4천건으로 집계됐다. 이는 직전주 대비 3천건 감소한 수치다. 시장 예상치는 22만8천건이었다. 시카고옵션거래소(CBOE) 변동성 지수(VIX)는 0.34포인트(2.35%) 오른 14.83을 기록했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관세 정책 속에서 가장 큰 수혜를 입은 주요 암호화폐는 비트코인(BTC)이 아닌 이더리움(ETH)인 것으로 나타났다. 4월 이후 이더리움은 144% 급등하며 시장 내 뚜렷한 우위를 보였다. 관세 발표 직후 많은 투자자가 안전자산처럼 비트코인에 몰렸지만, 시간이 지나면서 알트코인이 비트코인을 앞서는 흐름이 나타났다. 특히 이더리움의 강세는 ‘관세가 암호화폐에 반드시 부정적인 영향을 주지 않는다’는 인식을 강화했다. 이더리움 급등의 또 다른 배경에는 ‘이더리움 트레저리 기업’의 증가가 있다. 이들 기업은 투자자 자금을 모아 전량을 이더리움 매수에 투입하며, 최근 샤프링크 게이밍(SharpLink Gaming)과 비트마인 이미션 테크놀로지스(Bitmine Immersion Technologies)가 해당 모델로 전환했다. 특히 비트마인은 비트코인 채굴업에서 손을 떼고 이더리움 중심 전략으로 선회해 시장 심리 변화 가능성을 시사했다. 이더리움은 역사적으로 비트코인과 높은 상관관계를 보여왔기 때문에 이런 초과 수익률이 장기적으로 유지될 가능성은 낮다는 분석도 있다. 올해 남은 기간에는 양대 자산의 수익률이 다시 수렴할 가능성이 크다.
김대호 글로벌이코노믹 연구소장 tiger8280@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