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년째 역성장 '수소차 혹한기'…중국 제외 한국·유럽도 두 자릿수 감소
8조 원대 투자로 수소 생태계 구축…'엑시언트' 앞세워 미래 시장 선점
8조 원대 투자로 수소 생태계 구축…'엑시언트' 앞세워 미래 시장 선점

14일(현지시각) 시장조사업체 SNE리서치에 따르면 2025년 상반기(1~6월) 전 세계 수소차 판매량은 4,102대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27.2% 급감했다. 시장은 2023년 20.7%, 2024년 21.6% 판매가 줄어든 데 이어 3년째 마이너스 성장을 기록했다.
전반적인 수요 부진 속에서도 현대차는 같은 기간 1252대를 팔아 점유율 30.5%로 1위를 지켰다. 현대차 판매량도 지난해보다 31.9% 줄었지만, 수소 상용차 부문의 강력한 실적이 전체 점유율을 이끌어 다른 경쟁사들을 앞섰다는 평가다. 시장별로 보면 중국이 전체 판매의 절반 가까이를 차지하며 최대 시장 자리를 지켰고, 한국(29.7%)과 유럽(11.8%)이 뒤를 이었다. 하지만 한국과 유럽 시장 역시 두 자릿수 하락세를 기록하며 부진을 면치 못했다.
◇ 엑시언트 앞세운 투자…'난관'을 '기회'로
현대차가 이처럼 선전하는 배경에는 수소 상용차 부문에 대한 한발 앞선 꾸준한 투자가 자리하고 있다. 현대차는 지난 3월 사업 목표에 '수소 사업 및 관련 활동'을 공식화하고, 2030년까지 8조1700억 원을 들여 생산부터 기반 시설까지 아우르는 완전한 수소 생태계를 만들겠다는 청사진을 내놨다.
이 전략의 맨 앞에는 '엑시언트 수소전기트럭'이 있다. 엑시언트는 무거운 짐을 싣고 먼 거리를 달리기에 알맞게 만들어졌으며, 현재 세계 도로에서 실제로 운행 중인 몇 안 되는 수소 트럭으로 상용 시장의 신뢰를 쌓아가고 있다.
다만, 수소 산업이 본격 성장하려면 넘어야 할 산이 많다. 현대차는 ▲부족한 충전 기반 시설 ▲공급망 병목 현상 ▲숙련 인력 부족을 3대 핵심 장애물로 꼽았다. 이를 풀기 위해 현대차 전주공장은 완주군, 한국수소산업협회, 전북대학교 등과 손잡고 '완주 수소 특화 국가산업단지'를 만들고 있다. 이 사업은 국내 수소 상용 이동 수단 산업을 키우고 기술 도입을 앞당기는 것을 목표로 한다.
현대자동차 호세 무뇨스 사장은 오토모티브 뉴스를 통해 "전기차뿐 아니라 하이브리드, 수소연료전지차까지 아우르는 전동화 전략으로 지속 가능한 이동 수단 분야의 선도 기업으로 거듭날 것"이라며 "지속 가능한 스마트 이동 수단을 향한 현대차의 목표는 뚜렷하다"고 강조했다. 회사는 이 목표를 달성하고자 수소 생태계 전반을 강화하기 위한 혁신과 투자를 이어간다는 방침이다.
◇ 단기 침체에도 장기 전망은 '쾌청'
현대차는 엑시언트 수소전기트럭을 중심으로 위축된 시장 환경에서도 세계 시장을 이끄는 자리를 다지고 있다. 충전 기반 시설, 공급망, 전문 인력 확보와 같은 산업의 난제를 풀기 위해 정부 및 지역사회와 협력하며 수소 생태계 구축에 앞장서고 있다. 큰 성장이 기대되는 세계 수소 상용차 시장에서 현대차의 향후 행보가 주목되는 이유다.
박정한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park@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