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인공지능(AI) 반도체 대장주 엔비디아가 파죽지세다.
엔비디아는 하루 전 약세를 딛고 12일(현지시각) 다시 사상 최고 주가 기록을 경신했다.
이날 엔비디아는1.04달러(0.57%) 상승한 183.11달러로 마감했다.
지난 7일 이후 4거래일 동안 11일 하루만 빼고 매번 사상 최고 주가 기록을 새로 썼다.
젠슨 황 엔비디아 최고경영자(CEO)가 8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을 만나 중국 매출의 15%를 정부에 수수료로 내는 대신 H20 반도체 대중 수출 허가를 따낸 것이 새로운 상승세 동력이 됐다.
그러나 중국이 H20 반도체를 사실상 보이콧하는 등 걸림돌이 모두 가신 것은 아니다.
S&P500 지수 비중 8.2%
엔비디아는 올 들어서도 주가가 36% 급등하며 시가총액이 이제 4조5000억 달러에 육박한다.
역대 그 어떤 기업보다 스탠더드 앤드 푸어스(S&P) 500 지수 안에서 비중이 높다.
아폴로 글로벌 매니지먼트의 수석 이코노미스트 토스텐 슬록에 따르면 엔비디아 시총이 S&P500 지수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8.2%로 높아졌다. 1981년 이후 개별 종목 비중이 이렇게 높았던 적은 없다.
2020~2024년 이전 기록은 애플이 갖고 있다 애플은 그러나 가장 비중이 높았던 때가 지난해로 7.6%에 머물며 엔비디아 비중에 못 미친다.
엔비디아의 가파른 주가 상승세가 그 바탕이 됐다. 엔비디아는 올해 36% 급등하기 전 2023년 239%, 지난해 171% 폭등했다.
올 들어 고전하던 엔비디아는 트럼프 대통령이 4월 대대적인 상호관세를 발표한 충격으로 추락하며 저점을 찍었지만 이후 석 달 사이 주가가 56% 폭등했다.
월스트리트 애널리스트들도 낙관적이다.
엔비디아를 분석 대상에 포함하는 애널리스트들 약 90%가 매수를 추천하고 있다.
엔비디아 주가는 1년 뒤 예상 주당순익(EPS)에 비해 59배 높은 가격에 거래되고 있다. 엔비디아 주가수익배율(PER) 59배는 그러나 과거 흐름을 감안할 때 지나치게 높다고 보기는 어려운 수준이다.
엔비디아는 2023년에는 PER이 284배를 웃돌기도 했고, 지난해에도 112배를 넘나들었다. 하반기에는 70배 수준을 보였다.
먹구름
엔비디아 비관론자인 DA 데이비슨의 길 루리아 애널리스트는 그러나 엔비디아가 계속 승승장구할 수만은 없다면서 먹구름이 몰려 오고 있다고 경고했다.
루리아는 우선 중국을 위험 변수로 꼽았다.
그는 미국과 중국 정부가 줄다리기 속에 엔비디아 주요 시장인 중국 시장이 늘 변수가 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루리아는 미 정부의 견제 속에 엔비디아 중국 매출 증가율은 낮은 두 자리 수에 머물고 있다면서 향후 전망도 불투명하다고강조했다.
엔비디아가 미 정부에 15% 수수료를 내고 중국 수출 면허를 갱신했지만 외신에 따르면 이번에는 중국 정부가 견제에 나섰다.
중국은 엔비디아나 AMD 반도체를 정부나 국가 안보와 관련된 곳에서는 사용하지 못하도록 한 것으로 알려졌다.
AI가 ‘전기 먹는 하마’라는 점도 엔비디아 상승세에 제동을 걸 요인으로 지목된다.
루리아는 대규모 전력을 소모하는 AI의 특성이 엔비디아의 가파른 상승세 발목을 잡을 것으로 비관했다.
그는 엔비디아 고객사들이 현재 병목 현상으로 지목하는 것은 엔비디아 반도체가 아니라 전력이라면서 이같이 지적했다.
과거에는 엔비디아 반도체가 부족해 AI를 확장하는 것이 어려웠지만 지금은 가장 큰 문제가 반도체 공급 부족이 아니라 필요한 전력을 확보하는 것이 어렵다는 점이라고 엔비디아 고객사들이 입을 모으고 있다는 것이다.
루리아는 AI 데이터센터 확장을 가로막는 최대 걸림돌은 이제 반도체 공급 부족이 아니라 전력 공급 능력 제약이라면서 엔비디아가 스스로 통제할 수 없는 전력 부족이라는 외부 변수로 인해 성장에 제동이 걸릴 수 있다고 전망했다.
김미혜 글로벌이코노믹 해외통신원 LONGVIEW@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