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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 “외국산 반도체에 100% 관세”…사실상 강제 이전 압박

애플은 1000억달러 美 투자로 면제…삼성·TSMC·엔비디아도 압박
6일(현지시각) 팀 쿡 애플 CEO(오른쪽)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발언을 듣고 있는 가운데 백악관 집무실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애플의 1000억달러 규모 미국 투자 계획이 발표되고 있다. 사진=로이터이미지 확대보기
6일(현지시각) 팀 쿡 애플 CEO(오른쪽)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발언을 듣고 있는 가운데 백악관 집무실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애플의 1000억달러 규모 미국 투자 계획이 발표되고 있다. 사진=로이터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외국에서 제조된 반도체에 100% 관세를 부과하겠다고 밝히면서 미국 내 생산을 조건으로 관세를 면제하는 방침을 공개했다.

애플은 이날 추가로 1000억 달러(약 136조 원)를 미국에 투자하겠다고 발표하면서 사실상 관세 면제 대상에 포함됐다.

6일(이하 현지시각) CNBC와 야후파이낸스 등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백악관에서 팀 쿡 애플 최고경영자(CEO)와 기자회견을 열고 “미국에서 반도체를 만들거나 확실하게 만들기로 약속한 기업은 ‘어떠한 과금도 없다’”고 밝혔다.

그는 “만약 미국에서 생산한다고 해놓고 실제로 이행하지 않으면 관세는 물론 ‘소급 관세’까지 부과될 것”이라며 이같이 발표했다.

◇ “미국서 만들면 0%, 아니면 100%”…사실상 강제 이전 요구


이번 조치는 트럼프 행정부가 국가안보 조항인 무역확장법 232조에 따라 반도체 산업을 직접 지정한 데 따른 것이다. 트럼프는 “애플 같은 회사에게는 좋은 소식”이라며 미국 내 생산을 선언한 기업에는 관세를 부과하지 않겠다고 거듭 강조했다.

다만 관세 면제 기준이 되는 미국 내 생산 비중이나 공장 완공 시점 등은 구체적으로 제시되지 않았다. 트럼프 대통령은 “우리는 반도체와 칩에 매우 큰 관세를 부과할 것”이라며 “미국에서 제조한다면 부과하지 않겠다”고 반복했다.

◇ 애플 “향후 4년간 1000억 달러 추가 투자”…총 6000억 달러 美 투자 계획


이날 기자회견에서 쿡 애플 CEO는 향후 4년간 1000억 달러를 미국의 연구개발 및 제조에 추가 투자하겠다고 밝혔다. 이는 지난 2월 발표한 5000억 달러(약 680조 원) 규모의 투자 계획에 더한 것이다. 애플은 이미 미국 내 유리 커버 공장과 데이터센터를 운영하고 있으며 약 2만명의 신규 고용도 창출하겠다는 방침이다.

쿡 CEO는 “아이폰을 완전히 미국산으로 만드는 것은 어렵지만 핵심 부품과 설계는 미국에서 이뤄질 수 있다”고 말했다.

◇ 소비자 물가 상승 우려…삼성·TSMC·엔비디아도 압박


트럼프 대통령의 100% 관세 방침은 단기적으로 스마트폰·노트북·가전제품 가격 상승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크다는 전망이다. 구체적으로 이 조치가 개별 반도체에만 적용되는지 완성품에 포함된 칩까지 포함되는지는 아직 명확하지 않다.

미국 반도체산업협회(SIA)에 따르면 지난 2020년 이후 미국에서 추진 중인 반도체 생산 프로젝트는 130건 이상, 총 6000억 달러(약 816조 원) 규모다. 이 중에는 TSMC의 1650억 달러(약 224조4000억 원), 엔비디아의 5000억 달러, 글로벌파운드리의 160억 달러(약 2조1760억 원), 텍사스인스트루먼트의 600억 달러(약 8조1600억 원) 투자 계획이 포함돼 있다.
이번 발표는 2022년 바이든 행정부가 추진한 반도체지원법의 보조금 정책에서 한걸음 더 나아가 ‘채찍’ 중심의 정책으로 선회한 것이란 평가도 나온다.


김현철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rock@g-e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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