티베트 순례 재개·비자 발급 복원…양자 무역 1277억달러 규모
992억 달러 무역적자 불균형 해소가 관계 심화의 관건
992억 달러 무역적자 불균형 해소가 관계 심화의 관건

올 여름 인도 순례자들이 다시 티베트에 발을 디딘 것은 두 아시아 거대국의 새로운 시작을 예고했다. 지난달 말 뉴델리가 여러 범주에 걸쳐 중국 시민에 대한 비자 발급을 재개한 것을 중국은 "긍정적인 움직임"으로 환영했다.
이는 중국이 인도 순례자들의 티베트 자치구 귀환을 허용하기 시작한 지 불과 몇 주 만에 나온 조치다. 코로나 시대 이후 중단된 양국 간 직항편도 곧 재개될 것으로 예상된다.
독립 정치 분석가이자 인도 여론조사 기관 C-Voter 설립자인 야슈완트 데슈무크는 "그들이 함께 행동할 수 있다면 더 공통된 일을 할 수 있다"며 "큰 잠재력이 있지만 신뢰 부족을 해결해야 한다"고 말했다.
양국은 히말라야를 가로지르는 광활하고 경계가 정해지지 않은 국경을 공유하고 있다. 1962년 짧지만 격렬한 전쟁 이후 비공식 실질통제선이 불안한 경계선 역할을 해왔다. 2020년 6월 갈완 계곡에서 최소 20명의 인도군과 4명의 중국군이 사망하면서 현대 관계가 최저점에 빠졌다.
작년 말 중국과 델리가 단계적 병력 철수와 새로운 순찰 프로토콜에 합의하면서 돌파구가 마련됐다. 지난해 12월 베이징에서 아지트 도발 인도 국가안보보좌관이 왕이 중국 외교부장과 회담한 것은 관계를 재설정하겠다는 의도를 나타냈다.
외교적 해빙은 경제적 희망을 불러일으키고 있다. 니르말라 시타라만 인도 재무장관은 지난 주말 비즈니스 관계 회복에 있어 "일종의 시작"을 언급했다. 나렌드라 모디 총리가 2018년 이후 처음으로 8월 31일 톈진에서 열리는 상하이협력기구 정상회담에 참석할 것으로 예상되면서 기대감이 높아지고 있다.
분석가들은 미국의 관세 압박이 역설적으로 인도와 중국을 더 가깝게 만들고 있다고 분석한다. 워싱턴은 수요일 "상당한 무역 장벽"과 인도의 지속적인 러시아 석유·무기 구매를 이유로 인도 제품에 25% 관세를 부과했다.
전 인도 대사 스리쿠마르 메논은 "인도와 중국 모두 미국의 보호주의 정책에서 비롯된 공통된 우려를 공유하고 있으며, 이는 국익에 영향을 미친다"고 말했다.
델리 사회개발위원회의 비스와짓 다르 경제학 교수는 "나는 트럼프가 인도와 중국을 더 가깝게 밀어붙였다고 생각한다"며 미국의 보호무역주의가 양국의 공통 관심사라고 주장했다.
두 아시아 거대 국가 간 무역 관계는 여전히 편향되어 있다. 인도와 중국의 양자 무역은 2024-25 회계연도에 1,277억 달러에 달해 중국은 미국에 이어 두 번째로 큰 무역 파트너가 됐다. 하지만 인도의 대중국 수출 감소와 수입 급증으로 무역 적자도 기록적인 992억 달러를 기록했다.
메논 전 대사는 "양국 무역이 중국에 유리하게 치우쳐 있지만, 인도 기업이 중국 수입 시장의 고유한 수요를 활용할 수 있는 잠재력이 있다"고 말했다.
인도 정부의 인도 브랜드 자산 재단에 따르면, 인도의 소비자 시장은 2030년까지 46% 성장하여 4조3천억 달러에 이를 것으로 예상된다. 중국은 전자제품, 전기차 배터리부터 산업 기계에 이르기까지 인도의 급성장하는 중산층을 위한 비용 효율적인 공급업체로 간주된다.
하지만 무역 전문가들은 관계가 심화되려면 인도의 급증하는 적자를 해결해야 한다고 경고한다. 또한, 분쟁 중인 히말라야 국경 문제와 중국의 티베트 메가 댐 건설로 인한 물 안보 우려 등이 여전히 장애물로 남아 있다.
신민철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shincm@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