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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점] 美 대법원으로 간 트럼프 관세…관세 무효화, 환불 청구 봇물 가능성

피터슨 국제경제연구소 “트럼프 대통령 권한 제약될 것”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가운데)이 성인영화 배우 스토미 대니얼스에 대한 ‘입막음 사건’과 관련해 지난 2023년 4월 4일(현지시각) 뉴욕 맨해튼 형사법원 법정에 출석해 대기하고 있다. 사진=로이터이미지 확대보기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가운데)이 성인영화 배우 스토미 대니얼스에 대한 ‘입막음 사건’과 관련해 지난 2023년 4월 4일(현지시각) 뉴욕 맨해튼 형사법원 법정에 출석해 대기하고 있다. 사진=로이터

미국 연방항소법원이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광범위한 관세 부과를 불법으로 판단하면서 이 문제에 대한 최종 판단이 미국 연방대법원으로 넘어갔다.

연방대법원에서 같은 결론이 내려질 경우 트럼프 행정부는 대규모 환불 청구와 협상력 약화라는 이중 부담에 직면할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오고 있어 주목된다.

◇ 환불 청구, 현실화 가능성 크다


블룸버그통신 산하 법률 전문매체 블룸버그 로는 이번 사건에 대해 “법원이 전면 위법을 확인하면 기존 납부분 환불 가능성이 열리게 된다”면서 “이는 집단 소송으로 이어질 수 있다”고 31일(현지시각) 보도했다.
국제무역 전문 로펌 시들리 오스틴의 테드 머피 파트너도 “환불 청구는 전액이든 일부든 현실화할 공산이 크다”면서 “장기간 소송전으로 이어질 경우 트럼프 행정부의 정책 추진 동력이 약화될 수 있다”고 전망했다.

앞서 미 의회예산국(CBO)은 지난 6월 펴낸 보고서에서 트럼프 대통령의 관세로 “향후 10년간 미국 재정 적자가 2조8000억 달러(약 3800조 원) 줄어들 것”이라고 추정한 바 있다. 이는 관세 수입이 연방재정에 차지하는 비중이 매우 크다는 사실을 보여준다.

그러나 민간 경제연구소와 일부 무역 전문가들은 미국 대법원 판결로 트럼프표 관세 자체가 무효화될 경우 “최대 1590억 달러(약 215조 원)에 달하는 환불 청구”가 발생할 수 있다고 분석했다. 공공기관과 민간 연구기관 모두 대법원에서 항소심과 같은 판결이 나올 경우 미국 정부의 재정 충격이 클 가능성을 지적하고 있는 셈이다.

◇ 美 교역국들의 대응 가능성


미국의 교역국들과 이들 나라의 기업들은 최종 판결이 확정될 경우 법적 대응과 외교 협상을 병행할 가능성이 크다는 전망이 우세하다. 전미외국무역협의회(NFTC)는 항소심 판결 뒤 낸 성명에서 “이번 결정은 관세 권한은 헌법상 의회에 있다는 점을 분명히 한 것”이라면서 “기업 구제가 실제로 어떻게 이뤄질지는 불확실하지만 장기적으로는 미국 통상정책의 불확실성이 확대될 수 있다”고 지적했다.

특히 한국의 경우 철강·자동차·반도체 등 고관세의 직격탄을 맞을 산업이 상당수에 이른다. 관련업계에서는 미국 대법원에서 항소심 판결이 확정될 경우 한국 기업들도 미국 내에서 제기될 집단 소송에 참여하거나 개별 환불 청구를 검토할 가능성이 있다며 아울러 대미 수출 정상화 전략을 서둘러 조정할 필요가 있다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유럽연합(EU)과 일본 역시 세계무역기구(WTO) 분쟁 해결 절차 재개와 함께 미국과의 양자 협상을 통해 품목별 면제나 유예를 확보하려는 움직임을 보일 가능성이 큰 것으로 관측된다.

◇ 트럼프 행정부, 협상력 상실 우려


미국의 대표적인 국제무역 전문 싱크탱크인 국제경제연구소(PIIE)는 이번 판결을 두고 “대통령 권한과 의회 권한의 경계를 다시 그을 역사적 기회”라고 평가했다. 즉 대법원이 항소심 판결을 유지하면 트럼프 행정부가 주장해온 ‘무제한적 관세 권한’ 서사가 흔들릴 수 있다는 뜻이다.
월스트리트저널(WSJ) 역시 최근 사설에서 “트럼프 대통령이 지난 1977년 제정된 국제긴급경제권한법(IEEPA)을 근거로 부과한 관세가 무효화되더라도 대통령은 여전히 국가안보(통상법 232조)나 불공정 무역관행 대응(통상법 301조) 같은 대체 수단을 쓸 수 있다”면서도 “일괄적 고율 관세라는 충격요법은 더 이상 협상 카드로 작동하기 어려울 것”이라고 지적했다.

◇ 대법원 판결 시점은 언제?


미국 연방대법원은 사건을 접수한 뒤 통상 수개월에서 1년 이내에 최종 결정을 내린다. 브루킹스연구소는 “이번 사건은 대통령 권한과 의회 권한의 충돌이라는 중대한 헌법적 쟁점을 포함하고 있어 2026년 상반기 중 판결이 나올 가능성이 높다”고 내다봤다. 항소법원이 집행 유예 시한을 10월 중순으로 설정한 만큼 대법원은 연내 심리 개시 여부를 결정할 것으로 예상된다.

◇ 대법원 최종 판결 따라 교역 질서 요동 전망


대법원에서 항소심 판결이 유지될 경우 미국의 교역국들은 환불 청구, 세계무역기구(WTO) 제소, 양자 재협상 등을 동시에 가동할 것으로 보인다. 반면 트럼프 행정부는 재정 충격과 협상력 약화라는 타격을 피하기 어렵다는 관측이다.

반대로 판결이 뒤집히더라도 이미 시행된 ‘디미니미스’ 폐지, 통상법 232·301을 통한 선별적 관세 확대 등으로 글로벌 통상질서의 불확실성은 장기간 이어질 가능성이 크다는 전망이다.


김현철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rock@g-e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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