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국 외교관계 최저 수준 격하, 4만 명 대피령으로 위기 고조
지뢰 사고 이어 분쟁 중인 타모안톰 사원 일대서 무력 충돌
지뢰 사고 이어 분쟁 중인 타모안톰 사원 일대서 무력 충돌

24일(현지 시각) 로이터 통신에 따르면, 캄보디아의 포격으로 최소 2명의 태국 민간인이 사망하고 2명이 부상했으며, 86개 마을에서 4만 명의 민간인이 대피했다. 태국군도 최소 3명의 민간인이 부상했다고 발표했다.
태국군은 국경 근처에 배치된 F-16 전투기 6대 중 1대가 캄보디아를 향해 출격해 군사 목표물을 파괴했다고 밝혔다. 리차 수수와논 태국군 부대변인은 "우리는 계획대로 군사 목표물에 대해 공군력을 사용했다"고 말했다. 전투기가 없는 캄보디아는 이에 대해 반응하지 않았다.
충돌은 분쟁 중인 타모안톰 사원 인근에서 발생했다. 훈센 캄보디아 상원의장 겸 전 총리는 페이스북에 "태국군은 어제 타모안톰 사원을 폐쇄하라는 명령을 내리며 오늘 침공을 시작했다"고 비난했다. 그는 "캄보디아 군대는 반격할 수밖에 없다"면서 "오다르메안체이와 프레아비헤아 지방의 국경 지역을 제외한 모든 지역에서 정상 운영을 계속하라"고 국민들에게 당부했다.
태국군 성명에 따르면, 로켓 추진 수류탄 등으로 완전 무장한 캄보디아 군인 6명이 철조망 바리케이드에 접근해 태국 측의 회담 촉구에도 불구하고 오전 8시 20분쯤 총격을 가했다. 이후 오전 9시 20분 시사켓 지방 칸탈랄락 지역에서도 충돌이 발생했다.
나타폴 낙파니트 태국 국방부 장관 대행은 "태국군은 우리의 주권을 수호할 것이며, 그 누구도 우리 영토를 침범하는 것을 허용하지 않을 것"이라고 성명을 발표했다. 그는 "태국군은 최대한 견뎠지만 캄보디아 군부의 행동을 받아들일 수 없기 때문에 더 이상 견디지 않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양국은 외교관계도 최저 수준으로 격하했다. 캄보디아 정부는 24일 오전 태국과의 외교 지위를 '제2대리대사'라는 가장 낮은 수준으로 격하한다고 발표하고 대사를 소환했다. 태국도 23일 저녁 캄보디아 주재 대사에게 출국을 명령한 상태다.
양국 관계는 지난 5월 분쟁 중인 국경에서 캄보디아 군인이 충돌로 사망한 이후 크게 악화됐다. 최근에는 지뢰 사고가 연이어 발생해 긴장이 고조됐다. 23일 밤 프레아비헤아주 국경에서 태국 군인 5명이 지뢰로 부상한 사건이 직접적인 도화선이 됐다.
캄보디아 국방부 대변인 말리 소체아타 중장은 지뢰가 20세기 후반 과거 전시 시대의 것이라고 주장하며 태국의 주장을 "근거 없는 비난"이라고 반박했다. 반면 태국 정부는 지뢰가 최근에 매설된 것으로 믿는다고 밝혔다.
분쟁은 소셜미디어로도 번져 태국 주재 캄보디아 대사가 23일 밤늦게 자신의 페이스북 페이지를 삭제했으며, 훈 마네 캄보디아 총리도 가짜 계정의 표적이 되어 이를 해명해야 했다.
신민철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shincm@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