벤츠·BMW 관세 27%→15% 뚝, 30% 대란 모면 총력전

이번 협정은 트럼프 대통령이 이번 주 일본과 맺은 무역협정과 비슷한 방식이다. EU와 미국 양쪽이 항공기, 증류주, 의료기기 등 일부 제품은 관세를 면제하기로 했다고 협상 사정을 아는 관계자 3명이 파이낸셜 타임스에 전했다.
◇ 독일 자동차업계에 희소식, 관세 대폭 내려
가장 중요한 점은 지금 27.5%인 자동차 관세를 15%로 대폭 낮추는 것이다. 유럽연합 집행위원회는 지난 23일 미국 쪽과 회담한 뒤 회원국 대사들에게 협상 상황을 보고했다고 관계자들이 밝혔다.
협상 관계자들은 15% 최저 관세에는 기존 관세가 들어간다고 말했다. 이 때문에 브뤼셀은 이 조건으로 합의하면 지금 상황을 그대로 유지하는 것으로 보고 있다. EU 수출업체들은 지난 4월부터 미국과 브뤼셀이 회담하는 동안 미국에 보내는 상품에 평균 4.8%인 기존 관세에 더해 10%를 추가로 내고 있다.
프리드리히 메르츠 독일 총리는 베를린에서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과 두 정상 회담을 하면서 "우리는 지금 이 순간에 무역 결정이 나오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한 EU 외교관은 "일본 협정이 다시 협상할 조건을 분명히 했다"며 "대부분 회원국은 코를 막고 있지만 이 거래를 받아들일 만하다"고 파이낸셜 타임스에 전했다.
◇ EU, 930억 유로 보복관세 꾸러미 준비 계속
하지만 EU는 여전히 강력한 대응책을 준비하고 있다. EU는 8월 1일까지 합의하지 못할 경우를 대비해 최대 30%로 정한 930억 유로(약 150조6300억 원) 규모 보복 관세 꾸러미를 계속 준비할 것이라고 관계자들이 말했다.
트럼프 대통령이 8월부터 관세를 30%로 올리겠다는 위협을 더 강화하거나 실제로 하면 EU는 여전히 보복할 수 있다. 여기에는 이전에 쓴 적이 없는 이른바 '무역 바주카포'라고 부르는 강압 방지 도구(ACI) 활용도 들어간다. ACI는 브뤼셀이 미국 기업의 공개 입찰을 막고, 지적 재산권 보호를 취소하며, 수출입을 제한할 수 있는 권한을 준다.
트럼프 대통령은 올해 초 국가보안법을 써서 자동차와 자동차 부품에 더 높은 분야별 관세를 매겼다. EU 관리들은 유럽 자동차 제조업체가 받는 이런 관세를 나누어 받기를 강력히 추진했다.
미국과 일본이 협정을 맺어서 브뤼셀이 해로운 무역 전쟁을 피하려고 더 높은 관세율을 어쩔 수 없이 받아들였다고 관계자 중 두 사람이 말했다.
협정 소식에 유로화는 달러에 견줘 보합세를 보이며 떨어진 폭을 되찾았고, 미국 증시는 S&P 500 지수가 0.6% 오르는 등 더 크게 올랐다. 미국 관리는 상황이 계속 바뀔 수 있다고 말했다.
박정한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park@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