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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잠자던 고래’ 깨어났다...4년 만에 비트코인 1.7조원 전격 이동에 시장 '술렁'

비트코인 고래 연이은 활동 재개...단기 변동성 커질까 '긴장'
7월 11일 홍콩의 암호화폐 거래소에서 비트코인 표지판이 보인다. 사진=AFP/연합뉴스이미지 확대보기
7월 11일 홍콩의 암호화폐 거래소에서 비트코인 표지판이 보인다. 사진=AFP/연합뉴스

수년간 활동이 없던 이른바 '비트코인 고래'의 지갑 세 개에서 총 1만603개의 비트코인(약 12억6000만 달러·약 1조7400억 원 상당)이 일제히 이동한 사실이 확인됐다고 블록체인 전문업체 더블록(The Block)이 23일(현지시각) 보도했다.

매체에 따르면 이들은 모두 동일 인물 또는 단체에 속한 것으로 추정되는 가운데 4년 넘게 잠자고 있던 대규모 자금이 하루에 움직이면서 시장의 이목이 쏠리고 있다.

블록체인 분석 플랫폼 룩온체인(Lookonchain)에 따르면 해당 지갑들은 지난 2020년 12월13일 비트코인 가격이 개당 약 1만8000달러일 당시 각각 비트코인 3000~4000개 씩을 수령했으며, 이후 최소 두 개 지갑은 완전히 비활성 상태를 유지한 것으로 전해졌다. 나머지 하나의 지갑은 약 3년 전 두 건의 소규모 거래를 통해 비트코인 7개만을 이동시켰다.

그렇지만 지난 22일, 이들 세 개의 지갑이 보유 중이던 비트코인을 동시에 모두 익명의 신규 주소로 옮기며 장기간의 침묵을 깼다. 새롭게 비트코인을 받은 지갑들은 지금까지 추가적인 움직임 없이 자산을 그대로 보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해당 지갑들이 실제로 동일 소유자인지는 확인되지 않았지만, 온체인 데이터 분석 기업 아캄 인텔리전스(Arkham Intelligence)는 이들 지갑이 과거 유사한 주소들과 반복적으로 상호작용을 한 정황이 포착돼, 단일 주체가 관리하는 것으로 해석했다.

이와 같은 대규모 이동은 이번이 처음은 아니다. 이달 초에는 '사토시 시대'로 불리는 초기 비트코인 보유자의 지갑에서 약 8만 개(약 95억 달러·약 13조 원 상당)가 2011년 4월 이후 처음으로 움직였다. 해당 물량은 디지털 자산 금융사 갤럭시 디지털(Galaxy Digital)로 이전된 것으로 나타난 가운데 룩온체인은 이를 장외거래(OTC)를 통한 매각 준비의 신호로 해석했다.

이번 움직임은 최근 몇 주간 이어진 비트코인의 강세 흐름 속에서 이루어졌다는 점에서도 주목된다. 비트코인은 이달 초 12만3000달러를 넘기며 사상 최고치를 경신했고, 이후에도 12만 달러 부근에서 안정적인 흐름을 이어가고 있다.

시장에서는 비트코인 고래들의 연이은 활동 재개가 단기적인 가격 변동성과 투자 심리에 적지 않은 영향을 줄 수 있다고 보고 있다.

일각에서는 수년간 잠자던 대규모 비트코인이 이동했다는 점에서 매도 가능성을 우려하는 시각도 있지만, 이번 거래가 거래소가 아닌 익명의 신규 지갑으로 이동했다는 점에서 단순한 자산 재배치일 수 있다는 반론도 나온다.

전문가들은 비트코인 고래의 지갑 이동이 투자자 심리에 일정 부분 영향을 줄 수 있지만, 실제 매도로 이어지지 않는 이상 시장에 미치는 실질적 영향은 제한적일 수 있다고 진단했다. 특히, 장외거래를 통한 매각이 이뤄질 경우 시장 유동성에는 큰 영향을 주지 않을 것이란 관측이 우세하다.


이수정 기자 soojunglee@g-enews.com


[알림] 본 기사는 투자판단의 참고용이며, 이를 근거로 한 투자손실에 대한 책임은 없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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