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룰라 브라질 대통령 "트럼프가 50% 관세 강행하면 우리도 맞대응할 것"

루이스 이나시우 룰라 다 시우바 브라질 대통령. 사진=로이터이미지 확대보기
루이스 이나시우 룰라 다 시우바 브라질 대통령. 사진=로이터

미국이 브라질 수입품에 50%의 고율 관세를 부과하겠다고 밝힌 가운데 브라질도 미국 상품에 같은 수준의 보복관세를 부과하겠다고 경고했다.

10일(이하 현지시각) 미국 공영방송 NPR에 따르면 루이스 이나시우 룰라 다 시우바 브라질 대통령은 전날 브라질 민영방송 헤코르지TV와 가진 인터뷰에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오는 8월 1일부터 브라질 수입품에 대해 50% 관세 부과를 강행할 경우 브라질 역시 동등한 수준의 보복 조치를 취할 것"이라고 말했다. 룰라 대통령은 같은 날 로이터통신과도 인터뷰를 갖고 동일한 입장을 재확인했다.

룰라는 이들 인터뷰에서 "트럼프 대통령이 브라질의 주권과 사법부를 존중하지 않고 있다"고 지적하면서 "브라질은 역사적으로 모든 국가와 외교를 중시하는 주권 국가이며, 국민과 기업을 보호하기 위한 모든 조치를 취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9일 브라질을 포함한 약 20개국에 관세 부과 경고 서한을 보내면서 브라질에 대해서는 특히 자이르 보우소나루 전 브라질 대통령에 대한 재판을 "정치적 마녀사냥"이라고 비판하며 압박을 가했다. 보우소나루 전 대통령은 지난해 브라질 대선 결과를 뒤집으려 한 혐의로 현재 재판을 받고 있다.

룰라 대통령은 특히 트럼프 대통령이 주장한 "불공정 무역 관계"를 정면으로 반박했다. 그는 "미국은 지난해 브라질과의 무역에서 흑자를 기록했다"면서 "불공정 무역 관계라는 주장은 사실과 다르다"고 지적했다. 실제로 미국 무역대표부(USTR)에 따르면 미국은 지난해 브라질과 상품 무역에서 74억달러(약 10조2046억원)의 흑자를 기록했다.

전문가들은 이번 조치가 브라질 주요 수출 품목인 커피뿐 아니라 철강, 석유, 항공기 등 다양한 산업에 큰 영향을 미칠 것으로 우려하고 있다.

미나스제라이스주의 커피농장주이자 주요 재배자협회 대표인 글라우시우 지 카스트루는 "나는 트럼프 대통령의 정치적 견해에는 동의하지만 이번 조치는 우리 경제를 심각하게 해칠 것"이라며 "미국 소비자에게도 커피 가격 상승과 같은 피해가 발생할 것"이라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트럼프 대통령의 이번 관세 위협이 정치적 목적으로 타국의 내부 사법 절차에 개입하려는 매우 이례적인 사례라고 평가했다. 마크 부시 조지타운대학교 무역정책 교수는 NPR과 인터뷰에서 "브라질이 이를 심각하게 받아들이고 있어 다른 국가들보다 갈등이 더 격화될 가능성이 있다"고 지적했다.


김현철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rock@g-e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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