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뉴 글로벌이코노믹 로고 검색
검색버튼

[초점] 트럼프의 일방적 G7 정상회의 조기 퇴장에 동맹국들 우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지난 15일(현지시각) 캐나다 앨버타주 캐내내스키스의 로키산맥 리조트에서 열리는 G7 정상회의장에 도착하고 있다. 사진=로이터이미지 확대보기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지난 15일(현지시각) 캐나다 앨버타주 캐내내스키스의 로키산맥 리조트에서 열리는 G7 정상회의장에 도착하고 있다. 사진=로이터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캐나다 로키산맥에서 열린 주요 7개국(G7) 정상회의에서 일정을 마치지 않고 일방적으로 귀국하면서 동맹국들 사이에 불안감이 커지고 있다고 파이낸셜타임스(FT)가 18일(이하 현지시각)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은 캐나다 로키산맥에서 열린 G7 정상회의 도중 중동 정세에 대한 긴급 대응을 이유로 일정을 하루 앞당겨 지난 16일 조기 귀국했다. 그는 영국 키어 스타머 총리와 함께 영국과의 무역협정에 서명한 뒤 “여길 떠나자마자 우리가 뭔가를 하게 될 것”이라며 “하지만 여길 떠나야 한다”고 말했다.

이에 따라 G7 회의는 ‘G6’로 축소됐고 이란과 이스라엘 간 전면전 가능성 속에서 미국의 역할에 전 세계 이목이 쏠렸다.

이번 회의는 캐나다 마크 카니 총리가 주최했으며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 나렌드라 모디 인도 총리, 클라우디아 셰인바움 멕시코 대통령 등도 참석한 가운데 진행됐다. 그러나 트럼프 대통령은 러시아의 G7 복귀 문제를 놓고 불만을 표출했고 러시아에 대한 추가 제재에는 동참하지 않겠다는 입장을 분명히 했다.

이란 문제로 논의의 무게 중심이 옮겨가자 트럼프는 소셜미디어에 올린 글에서 “이란 국민은 즉시 테헤란을 떠나야 한다”는 강경 메시지를 올려 G7 공동성명에서 강조된 “이란 위기의 해결”이라는 표현과도 온도차를 보였다.

그는 귀국 비행기 안에서 “나는 협상할 기분이 아니다”며 “이란이 완전히 항복해야 한다”고 밝혔고 미군과 시설에 대한 공격 시 “매우 강하게 반격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조기 귀국 이유에 대해 “이란 사태를 보다 안전한 환경에서 더 잘 챙기기 위함”이라며 “G7에서 해야 할 일은 다 마쳤다”고 말했다. 그러나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이 “중동에서의 휴전을 추진하겠다”고 발언한 것을 공개적으로 비판하며 “그는 내가 왜 워싱턴에 돌아가는지 전혀 모르고 있다”며 “그보다 훨씬 더 큰 일이 있다”고 주장했다.

FT는 트럼프 대통령이 G7 회의 전 그린란드를 경유한 마크롱 대통령의 일정에도 불쾌감을 느꼈다고 전했다. 트럼프는 과거에도 그린란드를 미국 영토로 편입하고 싶다는 입장을 밝힌 바 있다. 이번 일정이 불쾌감을 키우며 그의 조기 귀국 결정에 영향을 미쳤다는 게 복수의 G7 참석자들의 전언이다.

백악관은 마크롱 대통령과의 갈등설에 대해 별다른 입장을 내놓지 않았으나 한 영국 정부 관계자는 “트럼프 대통령은 이번 회의에 흥미를 잃었고 생산적인 일을 하러 가고 싶어했다”고 말했다.

한편, 다음달 네덜란드 헤이그에서 예정된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정상회의를 앞두고도 비슷한 일이 재현될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됐다.

스테파노 스테파니니 전 이탈리아 나토 대사는 “트럼프 대통령이 나토 회의에서도 이탈한다면 모스크바에 큰 메시지를 줄 것”이라고 말했다.

귀국 후 트럼프 대통령은 피트 헤그세스 국방부 장관을 중심으로 이란 핵문제에 대한 대응책을 논의하고 있으며 마코 루비오 국무부 장관과 국가안보보좌관은 카야 칼라스 유럽연합 외교수장, 장노엘 바로 프랑스 외교부 장관, 데이비드 래미 영국 외교부 장관 등과 통화해 미국이 여전히 ‘방어적 입장’에 있음을 강조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외교적 해결 가능성을 완전히 닫지는 않았으나 JD 밴스 부통령과 스티브 위트코프 중동 특사를 이란 고위 인사와의 회담에 보낼지에 대해선 여전히 고심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김현철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rock@g-enews.com
맨위로 스크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