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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크롱 佛 대통령, “그린란드는 미국 것 아냐”…트럼프 견제하며 15일 방문 계획

북극 그린란드의 누크시 전경. 사진=로이터이미지 확대보기
북극 그린란드의 누크시 전경. 사진=로이터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이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그린란드 합병’ 시도에 정면으로 맞서며 오는 15일(이하 현지시각) 북극 섬 그린란드를 방문할 예정이라고 뉴욕타임스(NYT)가 보도했다.
마크롱 대통령의 이번 행보는 유럽 주권을 강화하려는 외교적 의도와 함께, 트럼프의 영토 확장 주장에 제동을 걸겠다는 강한 메시지로 해석된다.

7일 NYT에 따르면 프랑스 대통령실은 이날 낸 성명을 통해 “마크롱 대통령이 옌스프레데릭 닐센 그린란드 총리와 메테 프레데릭센 덴마크 총리의 초청을 수락해 그린란드를 방문한다”고 밝혔다. 세 정상은 북대서양과 북극 지역의 안보를 비롯해 기후변화, 에너지 전환, 핵심 광물 공급망 문제 등을 논의할 예정이다.

그린란드는 덴마크령 준자치 지역으로 미국의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동맹국인 덴마크에 속해 있다.
최근 트럼프 대통령이 “군사력 없이도 그린란드를 확보할 수 있다고 본다”며 공개적으로 병합 의사를 밝히며 논란을 일으킨 가운데 마크롱 대통령은 트럼프의 행보를 견제하기 위한 상징적 방문에 나선 셈이다.

마크롱은 오는 15일부터 17일까지 열리는 캐나다 주요 7개국(G7) 정상회의 참석에 앞서 그린란드에 들를 예정이며 이번 방문은 트럼프가 올해 들어 병합 의사를 드러낸 이후 첫 외국 정상의 방문이라는 점에서도 주목된다고 NYT는 전했다.

프랑스 외교부 장관인 장노엘 바로는 앞서 “프랑스가 그린란드 방어를 위해 병력을 파견할 의향이 있다”고 밝힌 바 있으며 당시 덴마크는 이를 거절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최근 캐나다에 대해서도 미국의 51번째 주로 흡수해야 한다는 주장을 펼친 바 있어 마크롱 대통령의 여정은 미국의 영토 확장 주장에 대한 유럽의 전면적 반발로 해석되고 있다.
실제로 그린란드는 리튬, 티타늄 등 유럽연합(EU)이 ‘핵심 광물’로 지정한 34개 물질 중 31개가 매장된 자원 부국으로 중국과 미국이 경쟁적으로 영향력을 확대하려는 전략적 거점이다. 중국은 최근 미국에 대한 희토류 수출을 제한하면서 이 지역의 중요성이 더욱 부각되고 있다.

마크롱 대통령은 취임 이후 ‘유럽 전략적 자율성’을 줄곧 주장해 왔으며 트럼프 대통령의 반(反)EU 성향과 우익 포퓰리즘 지원 움직임에 맞서 유럽의 재무장을 강조해 왔다. NYT는 “트럼프와 마크롱은 겉으로는 친밀한 관계를 유지하고 있지만 세계관과 가치관에서 지속적인 긴장이 존재한다”고 전했다.

프랑스 내에서는 이번 그린란드 방문이 국내 의회 교착으로 국정 주도권을 상실한 마크롱 대통령에게 외교 무대에서의 존재감을 회복하려는 포석이라는 평가도 나온다.

그린란드 주민들은 대체로 트럼프 대통령의 병합 주장에 반대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최근 덴마크 현지 여론조사에 따르면 그린란드 주민의 85%는 미국 합병에 반대하고 있으며 장기적으로는 덴마크로부터의 독립을 지지하는 입장이 우세한 것으로 조사됐다.
지난 3월에는 미국과의 밀착에 회의적인 성향을 지닌 정당이 그린란드 총선에서 제1당에 올라 덴마크와의 관계를 강화하며 미국의 개입에 제동을 거는 모습을 보이기도 했다.


김현철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rock@g-e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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